![](http://photo-media.hanmail.net/200711/09/chosun/20071109031207.195.0.jpg)
▲ 정혜전·경제부
“가입할 펀드 종류를 선택하신 분은 이쪽~, 아직 선택하지 않으신 분은 저쪽입니다.”
8일 오후 잠실역 부근의 비좁은 증권사 지점. 펀드 가입을 위해 번호표를 뽑아 든 20~30여 명의 고객을 증권사 직원들이 줄을 세우고 있었다. 마치 붕어빵 찍듯이 펀드에 가입하는 현장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A사장은 최근 펀드 열풍을 보고 “8년 전 ‘바이코리아 펀드’ 악몽이 떠오른다”고 불안해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에 10여일 만에 3조원이 몰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펀드는 “최고의 수익이 나는 곳에 어디라도 투자하겠다”는 일종의 ‘묻지마 펀드’다. 지역이나 투자방식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A사장은 “적금을 깨고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고 전셋돈을 빼서 한꺼번에 돈을 집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바이코리아 광풍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바이코리아 펀드’는 1999년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 사장이 “3년 내 주가 3000”을 외치며 공격적으로 판매한 펀드였다. 출시 13일 만에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2000년 IT버블 붕괴로 주식시장이 고꾸라지면서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를 불렀다.
펀드 평가회사의 B사장은 “그동안 연 50% 이상씩 펀드 수익이 나다 보니 투자자들이 펀드는 위험이 없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펀드평가회사의 C과장은 “펀드 운용방식도 모르면서 회사 이름에 대한 맹신만 갖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0년 한 뮤추얼펀드 주주총회를 취재했던 일이 떠오른다. 투자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자에게 손실을 하소연하고, 한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에게 멱살이 잡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혜전·경제부 cooljjun@chosun.com ]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이디어 > 톡톡튀는 핫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렇게 생각한다―외환보유 규모와 활용] 적정성보다 안전성이 중요 (0) | 2008.02.08 |
---|---|
[특파원 칼럼] 홍콩 상륙 작전의 ‘성공 조건’ (0) | 2008.02.08 |
[테마진단] 금융ㆍ산업 같이가는 해외M (0) | 2008.02.08 |
[조선데스크] 지금 재테크 전선은 안개 속 (0) | 2008.02.08 |
[포커스 ] 밝히지 않는 화랑 매출액 (0) | 2008.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