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저마다‘정기예금 6% 시대’를 열었다고 애드벌룬을 띄운 최근, 회사원 A씨의 은행 예금 가입 도전 실패기가 새삼 월급쟁이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다.
A: “연 6% 이자를 받고 싶어요.”
은행 창구직원: “일단 카드결제(혹은 급여) 계좌를 옮기시고, 카드를 발급 받아 매달 30만원 이상 써야 하고, 저희 은행 첫 거래여야 하고, 최소 금액은 얼마가 돼야 하고, 다른 사람을 추천해야 하고… 안 그러면 5%대입니다.”
잡다한 조건이 붙는 우대금리와 추가금리 0.1%포인트가 셀 수 없이 붙어야 최고 금리 6%에 겨우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에 기가 찼다. 수많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4% 초반으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1%남짓…”
결국 최고금리(6%)를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 예금이자 6% 시대는‘빛 좋은 개살구’란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예금을 권유해야 할 창구직원도 대놓고 펀드 판매를 독려하는 상황이다. 숫자만 올리면 자연스레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마구잡이 은행 영업의 씁쓸한 단면이다.
그 사이 슬금슬금 대출 금리는 8%대에 올라섰다. 고객들이 ‘말로만 6% 예금’을 외면해 돈줄이 말라가자 은행들이 너도나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빚은 결과다.
CD 공급이 늘어나면 CD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치솟는 법. 최근 5영업일 연속 상승하며 올 들어 금리 상승폭이 0.56%포인트에 달한다. CD 금리가 뛰니 이와 연동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오를 수밖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고객은 하루 하루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선진 금융기법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을 외치는 국내 은행들이 언제쯤이면 서민을 봉으로 여기는 주판알 튕기기 영업, 전당포식 영업을 그만둘지 아쉽기만 하다.
고찬유 경제산업부 기자 jutdae@hk.co.kr
A: “연 6% 이자를 받고 싶어요.”
은행 창구직원: “일단 카드결제(혹은 급여) 계좌를 옮기시고, 카드를 발급 받아 매달 30만원 이상 써야 하고, 저희 은행 첫 거래여야 하고, 최소 금액은 얼마가 돼야 하고, 다른 사람을 추천해야 하고… 안 그러면 5%대입니다.”
잡다한 조건이 붙는 우대금리와 추가금리 0.1%포인트가 셀 수 없이 붙어야 최고 금리 6%에 겨우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에 기가 찼다. 수많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4% 초반으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1%남짓…”
결국 최고금리(6%)를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 예금이자 6% 시대는‘빛 좋은 개살구’란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예금을 권유해야 할 창구직원도 대놓고 펀드 판매를 독려하는 상황이다. 숫자만 올리면 자연스레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마구잡이 은행 영업의 씁쓸한 단면이다.
그 사이 슬금슬금 대출 금리는 8%대에 올라섰다. 고객들이 ‘말로만 6% 예금’을 외면해 돈줄이 말라가자 은행들이 너도나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빚은 결과다.
CD 공급이 늘어나면 CD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치솟는 법. 최근 5영업일 연속 상승하며 올 들어 금리 상승폭이 0.56%포인트에 달한다. CD 금리가 뛰니 이와 연동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오를 수밖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고객은 하루 하루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선진 금융기법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을 외치는 국내 은행들이 언제쯤이면 서민을 봉으로 여기는 주판알 튕기기 영업, 전당포식 영업을 그만둘지 아쉽기만 하다.
고찬유 경제산업부 기자 jutdae@h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아이디어 > 톡톡튀는 핫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탑]미래에셋과 ‘1등다움’ (0)
2008.02.08
[사설] 헤지펀드 조기 도입 필요하다 (0)
2008.02.08
<포럼>주택시장의 ‘미분양 대란’과 해법 (0)
2008.02.08
[편집국에서] 박현주 신드롬 (0)
2008.02.08
[데스크 칼럼] 돈은 소리없이 세상을 바꾼다 (0)
200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