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경기 위험 완화로 사흘째 강반등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미국발 한파가 몰아치던 주식시장에 서서히 봄기운이 싹트고 있다.

미국 경제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진단 속에 해외 증시가 완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1월 증시 폭락을 야기한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가 사흘 연속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발 경기위험 완화와 수급개선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1,750선까지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아직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코스피지수, 사흘째 반등..1,690대 회복 = 4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1일) 대비 55.60포인트(3.40%) 급등한 1,690.13으로, 코스닥지수도 25.81포인트(4.21%) 뛴 638.38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수가 0.7~1.2%대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이날 일본 닛케이종합지수가 2.69% 급등했으며 오후 3시5분 현재(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85%), 홍콩 항셍지수(3.12%), 싱가포르 ST지수(2.26%)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증시의 완연한 반등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진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는 200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만7천명 감소했지만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1월 제조업지수는 이전 달의 48.4보다 높은 50.7, 미시간대가 발표한 1월 소비자태도지수 역시 75.5에서 78.4로 높아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악화된 고용지표보다는 제조업지수 등 개선된 경제지표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의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라며 "이 지수가 기준선인 50을 상회하면서 최근의 경기침체 위험을 완화시켜주고 있는 점이 주식시장의 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악화에 시장 참여자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과 같은 정책효과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이틀째 순매수..꼬인 수급 풀린다 = 외국인이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수급측면에서 주식시장의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외국인은 직전 거래일인 1일 22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 776억원 순매수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은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 2천73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달 8조5천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며 폭락을 야기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기관의 매수세와 맞물려 주식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수급을 망가뜨렸던 외국인들의 매도가 완화된 것이 증시 반등의 요인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보면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배율(PER)이 10배를 초과하는 시점부터 대량 매도가 쏟아졌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지난 주말 기준으로 10.5배 수준에 불과해 외국인의 매도가 잦아들 수 있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최근 증시 혼란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어 주식시장의 꼬인 수급이 풀릴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완화와 수급 개선을 근거로 코스피지수의 1차 반등 목표치로 1,750선 안팎을 제시했다.

◆"대외 불확실성 여전..안심하기는 이르다" = 그러나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데다 50년 만의 폭설로 인한 중국 리스크가 불거지는 등 설 연휴를 앞두고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진단도 만만치 않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증시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 해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 게다가 연휴 기간 동안의 해외 증시 움직임에 따라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연휴 자체가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신용 위험과 경기 둔화의 파급 과정에서 확대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본격적인 상승추세로의 복귀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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