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NIM(순이자마진) 하락 우려에도 은행, 펀드판매 수수료 큰폭 증가]

은행들이 펀드에 거액의 자금을 빼앗기고 있다는 위기감이 큰 가운데 국민은행, 신한지주 주요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의 실적을 뜯어보면 적어도 이 같은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은행들이 펀드 판매 수수료를 통해 짭잘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매출액이 8.5% 늘어난데 비해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32%, 11% 증가해 괜찮은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스스로도 충당금 전입액의 감소와 비이자부문의 증가로 순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이자부문의 대표는 증권사와 운용사가 취급하는 펀드를 은행 창구에서 판매를 대신해 주며 받는 수수료(순수수료 수익)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순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4분기 작년 들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선 3100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 수익은 1 ~ 3분기 동안 2500억원대 전후를 기록해 왔다.

순이자이익이 1조8250억원으로 규모에서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순이자이익 증가율이 전년비 6%에 그치는데 비해 수수료 수익 증가율은 월등하다.

이 같은 사정은 신한지주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익(연결 당기순익)은 충당금 확대 등의 영향에 따라 235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1% 줄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4790억원으로 367.8% 늘었다. 이는 이자이익 증가율이 44.9%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상승세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은행의 펀드판매 수수료가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이 같은 수익 증가로 4분기 실적이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 CMA 계좌 등으로 증권사들이 영역을 확대해 오는 것에 대해 위협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국민은행 등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 특판예금(대신증권 추정치 5조원 전후)을 판매해 1분기 중에 조달비용 상승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와는 별도로 월등한 점포망 등을 바탕으로 증권사의 펀드 판매를 도맡았고 다소 가변적인 운용수익과 별도의 고정적인 판매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 은행들도 상대적으로 열세인 판매망을 은행을 통해 메우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밖에 은행들이 자기 계열 증권사의 펀드를 판매하면 펀드 판매와 운용 과정의 수수료를 모두 도맡을 수 있는 만큼 지주사 체제의 은행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하고 기업은행이 증권사 신설을 추진하는 등 지주사 체제 전환을 모색하고 우리금융, 하나금융, 신한지주 등이 이미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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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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