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고액권 도안인물로 최종선정된 김구와 신사임당은 설명할 필요없이 너무나 잘 알려진 유명인물로 나라를 대표할만한 위인들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종 단체들로부터 고액권의 인물로 적정한지 여부를 놓고 적지 않은 실랑이를 벌여왔다. 한은은 의견이 다른 네티즌의 집중포화에도 적잖이 시달렸다.

■김구ㆍ신사임당으로 최종 낙점
김구와 신사임당은 당초 유력후보로 사실상 발표만 앞둔 상황에서 반대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마디로 화폐의 인물로 선정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 김구의 경우 여론조사 등 객관적인 평가에서 수위를 달렸기 때문에 논란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신사임당은 앞으로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모양처 이미지와 수동적인 여성상이 현 시대상에 걸맞지 않다는 평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진보적인 여성단체에서 신사임당이 현대적 여성상에 부적합하다는 등 여러 반대 의견을 제기해 공론화되기도 했다.

탈락한 인물 2명 가운데 안창호는 같은 독립운동가였던 김구 만큼 강한 인상을 갖지 못했고 장영실의 경우 과학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되긴 했으나 지명도가 떨어진게 걸림돌이었다.

■어떤 절차 거쳤나..향후 절차는
고액권 초상인물 선정은 지난 5월21일 역사학, 철학ㆍ사상사, 미술사, 과학사, 문학, 그래픽디자인 분야의 각계 전문가 8명과 한은 관계자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화폐도안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화됐다.

자문위는 각기 후보를 추천하고 논의를 거쳐 여론조사 대상 후보인물 20명을 추천했으며 한은은 이들을 대상으로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전문가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세부 논의를 거쳐 초상인물 후보를 10명으로 압축했으며 이를 대외에 공개해 국민의견 접수창구를 통해 평가와 추가 추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시조(始祖)인 단군과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추가 후보로 강력히 추천되기도 했다.

결국 한은은 자문위의 후보인물 추천을 바탕으로 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인물 2명을 선정했다.

한은은 도안인물 발표 이후 고액권 뒷면에 배치될 보조소재를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도안인물과 보조소재를 바탕으로 한은은 조형화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얻어 화폐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 뒤 정부승인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고액권 디자인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밀실 행정 비난
인물선정작업이 각종 사회단체들간 워낙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슈다보니 절차의 객관성 및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밀실ㆍ졸속 행정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도안인물 선정위원회 명단과 선정절차를 비밀에 부치는 등 여론의 비난을 사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은은 네티즌들이 광개토대왕과 단군 등을 강력히 추천할 때도 인기투표가 아니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5일 이에 대해 "선정위원회 명단은 자유로운 논의와 독립적인 판단을 위해 비공개가 불가피하며 공청회 개최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개인 및 각 사회단체의 선호도에 따라 각기 다양한 인물 추천과 주장이 있으므로 역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don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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