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금융개혁에도 철저히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인수위 관계자는 9일 실용주의가 이명박식 금융개혁의 핵심 화두라고 전했다. 이 당선인의 실용노선은 이날 진행되는 금융인 간담회 참석자 선별과 내용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15명의 금융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금융계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참석자들은 주로 은행 및 증권·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데이비드 에드워드 SC제일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이화언 대구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또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등 증권 및 보험사 대표들도 참석한다.

이 당선인은 참석자를 선별하는 과정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박현주 회장도 뒤늦게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사장 대신 참석하는 등 참석자의 변동도 적지 않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관료 출신 금융인은 거의 참석시키지 않았다”면서 “실용과 능률을 중시하는 이 당선인의 뜻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당선인이 금융선진화와 관련해 심도깊은 논의를 하길 원한다”면서 “금융계에 오래 계시고 경험이 많은 분들을 중심으로 초청자를 선별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이 당선인은 관치금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금융을 제대로 해온 사람들로부터 금융선진화 방안을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강조하는 금융선진화는 한마디로 ‘돈되는 금융기업’의 양성이다. 골드먼삭스와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을 만들기 위해 은행들이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약속도 한다.

이 당선인은 금융도 ‘돈 버는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선진화의 핵심 화두는 금융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데 있다. 산업은행 민영화 등 금융공기업의 매각도 금융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인수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수위 측에서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 맹형규 기획조정분과 총괄간사,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임태희 당선인 비서설장,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 등이 참석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김애실 제3정조 위원장이 함께 한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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