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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손해보험업계가 매출 정체를 보이는 와중에도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올린 괄목상대할 실적이다.
만년 2위 그룹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던 현대해상이 이렇게 급성장세를 타게 된 것은 지난해 2월 이철영(58) 대표이사가 사령탑을 맡은 후부터라고 한다.
회사 안팎으로 CEO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대표에게 ‘실적 호전의 비책은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그저 열심히 일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열심히 노력하는데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 대표의 멘트는 ‘매우 겸손(?)’하지만 덤덤했다. 하지만 그의 취임 이후 현대해상의 컨트롤 타워는 예전과는 완전히 색깔을 달리했다고 한다. 사내 분위기가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변화하면서 열심히 해보자는 기운이 임직원들 사이에서 서서히 일어났고, 바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 대표의 경영방식의 비결이 ‘자율적 경영과 고객우선주의, 현장경영’을 철저히 실천하는 데 있다고 귀띔했다.
# 직원들의 뒷다리를 잡지 마라
이 말은 이 대표가 표방하는 자율적 경영을 함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와 있는데 열심히 일하도록 환경만 조성해주면 된다”며 “행정적 규제로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못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윗사람은 각자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주고 칭찬을 많이 해주면 된다는 경영철학이다. 그리고 ‘회사일도 노는 것처럼 신바람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 방침. 이 대목에서 그는 독특한 ‘가정교사 리더십론’을 폈다. “최고경영인으로서 할 일은 그동안 쌓인 경험을 마치 가정교사처럼 임직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며 “방법을 알아야 놀이터에서 더욱 잘 놀 수 있듯이 방법을 알아야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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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만고객이 진짜 고객이다
작은 불만이라도 제기를 하는 고객이 바로 회사를 위해주는 고객이라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본부장 시절 직접 고객을 상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다짜고짜 담당임원을 만나겠다는 고객을 만났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별반 없었지만 고객의 입장으로 돌아가 담당직원에게 더 잘하라고 했습니다. 불만고객이야말로 진짜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손해보험의 특성상 약간의 불만이 있을 때 제기하지 않다가 몇 개월이 지난 후 다른 회사로 옮겨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보험시장에서 보험사 간 상품 내용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보험사 간 경쟁은 고객이 직접 느끼는 서비스에서 승패가 갈리며 명품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른바 내부고객인 임직원들의 건의를 대폭 받아들이는 것도 그의 경영방식. 현장으로 나가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서 경영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 돈이 되는 곳은 어디든 간다
이 대표는 “명실상부한 업계 2위에 올라선 만큼 이제는 돈이 되는 곳이라면 국내외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보험시장은 포화상태.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인데 보험시장 규모는 7위에 이른다. 이 대표는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파는 것과 같은 노력으로 보험상품을 팔 수만 있다면 어디건 진출하겠다”고 야심 찬 청사진을 펴보였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 이미 거점을 마련했지만 수익이 따르는 곳이라면 인도와 베트남, 아프리카 등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지난해 11월 말로 총 자산 8조원을 돌파했다. 큰 규모의 자산을 가지게 된 만큼 운용에도 힘써야 할 때가 되고 있다. 이 대표는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자산운용사를 빨리 육성하는 한편 보험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6년 현대건설 입사, 1986년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CEO에 오른 전형적인 현대맨.
‘하나하나 벽돌쌓기식 경영을 하기를 원한다’는 그의 신년 덕담은 ‘모두 부자되세요’였다. “우리 회사 보험계약자가 부자되고 직원들도 부자되고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정부도 부자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는 한가지 더 마음이 부자되는 방법도 이야기했다. “우리 직원들이 양로원이든 보육원이든 사회봉사를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벌면 베풀어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인생이 바쁘고 즐겁게 돌아가도록 해줍니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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