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6·10 촛불대행진'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5일, 서울광장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끝까지 지켜냈다. 공권력이나 보수단체와의 충돌 없이 대규모 시위가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두달을 넘긴 촛불집회가 언제까지 장기화할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촛불 계속 탈까, 사그라들까= 촛불집회가 고비를 넘기고 사그라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언제 끝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주최측과 주요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민심이 확인된 만큼 쇠고기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집회를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를 상대로 충분한 의견 표시를 했으니 이제 소모적인 군중 동원 행사를 끝내고 정부측 답변을 기다리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6일 "집중 촛불문화제를 오는 12일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며 집회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책회의는 이날도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시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이 전경버스 30여대를 동원해 서울광장에 진입하려는 외부 접근을 봉쇄했으나 광장 안에 먼저 들어가 있던 기독교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사전신고가 필요 없는 예배 형식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8일에는 여의도 문화방송 앞에서 'PD수첩 탄압 중단 공영방송사수 촛불문화제'가 개최되며, 9일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쇠고기 협상 무효 7·9 전국 농민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반면 릴레이 종교행사를 통해 촛불집회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던 종교계는 한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성명을 통해 "5일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냈다. 사제들은 단식기도를 멈추고 사목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정부는 그 동안 학업과 생계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촛불을 들었던 학생과 시민들의 수고를 명예롭게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사제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등 종교단체들이 잇따라 천막을 자진철거했다. 서울시는 자진철거를 하지 않은 진보신당과 사회당, 아고라, 국민대책회의 천막 등에 대해서는 6일 오후 4시쯤 강제철거했으며, 이 과정에서 언쟁이 일부 오갔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대규모 집회, 종교계가 완충역할=주말인 5일부터 6일 새벽까지 서울광장과 인근 도로에는 경찰 추산 5만명(주최측 추산 5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 대표들이 '국민이 주는 마지막 기회를 겸허히 받아들이시길'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의 선두에 나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차단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의원, 민노당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전 의원 등이 참가했다.

촛불집회 주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대책회의 박원석·한용진 공동상황실장, 한국진보연대 김동규 정책국장 등 수배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을 포함 수배중인 주최측 관계자 6명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피신한 뒤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와 4·19 군인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은 5일 청계광장에서 3시간 가량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지만 우려와 달리 충돌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 삼청동과 가회동 주민들 및 상인연합회 회원 60여명도 같은 날 광화문빌딩 앞에서 집회를 갖고 촛불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가 두달째 이어지면서 집에 가기 위해 2∼3시간씩 주변을 맴돌고, 영세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아이디어의 보물섬! 한국아이디어클럽(www.idea-club.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