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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긴급 시국 대토론회 : 제3차 - 시민운동의 관점 촛불은 어디로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카드섹션의 이 구호는 수많은 시민 네티즌들의 지금 심정인 것 같다. 경향신문사에서 열린 3차 긴급 시국 대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네티즌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 촛불이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간 50일에 가까운 촛불집회를 통해 표출된 민심에 귀를 막은 듯한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촛불집회의 에너지를 도저히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정치권의 현 주소 때문이다.
발제를 맡은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그간의 촛불집회에 보인 응답은 모두 다 국민들이 뭘 잘 몰라서 그렇다는 ‘국민바보론’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과연 누가 바보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 국회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촛불을 완전히 꺼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한나라당이 정말 국회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막을 생각이 있다면 촛불 앞에서 재협상에 대한 결의를 하고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논객의 목소리는 더욱 강경했다. 다음 아고라 아이디명 ‘권태로운 창’은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전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촛불 들고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의 민생 정치, 살 권리와 알 권리 보장을 전면 재고하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정권 퇴진 운동 불사는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음 카페 ‘이명박탄핵투쟁본부’의 강전호 부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퇴진을 주장하는 근본 이유는 강한 자를 위하고 약한 자는 안중에 없는 이명박 정부의 실체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강 부대표는 “촛불의 힘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검역주권’이라는 본질이 아니라 ‘30개월 이후, 이전’이라는 시기 문제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이명박 세력의 의도에 국민들이 넘어가지 않도록 계속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 퇴진을 완결시킬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미친소닷넷의 운영자인 백성균씨는 ‘정권 퇴진 운동 불사론’에 대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내에서도 논의가 분분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한 친구가 못된 장난을 많이 쳐서 다른 친구가 ‘너 죽는다’라고 하면 진짜 죽인다는 게 아니라 경고의 의미”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정부가 국민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뭐라고 표현할 수도 없이 그 분노가 어떤 선을 넘는 순간이 순식간에 와버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주대 공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정문호씨는 “6월20일 정부의 재협상 발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정권 퇴진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촛불집회에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만, 잠시 쉬고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도화선이 하나라도 있으면 충분히 나올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시민운동가들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었다. 하승창 시민단체연대회의 위원장은 “촛불이 처음부터 스스로 디자인해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느냐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가깝게는 김종훈 통상교섭 본부장이 미국에서 어떤 걸 들고 오느냐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을 들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정치 지형의 문제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계속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직접 행동에 국가권력이 움찔하는 모습을 맛봤다는 것을 국민들이 함께 경험했다.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얻었기에 향후 이 운동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얻어놓은 것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촛불의 앞날과 관련, 지난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발표한 1+5 의제(광우병+의료보험·공기업 민영화와 물사유화, 교육 자율화, 대운하, 공영방송 사수)에 대해 자연스러운 촛불의 진화라는 평가가 많았다. 홍성태 교수는 “생명을 지키려는 의지라는 의미에서 광우병을 뜻하는 1이 중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들이 연관되어 있는 것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5개 문제도 중요하구나 하고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1의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5가 1의 가치를 대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용진 교수는 “1+5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며 “이는 시민, 시민단체들이 함께 진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글 손제민·이지선·임지선 | 사진 서성일기자>
토론참여 네티즌 4人
다음(DAUM)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권태로운 창’(46)은 서울 동작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권태로운 창’은 촛불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관련된 의견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다. 최근에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KBS 앞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네티즌의 의견을 대책회의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문호씨(27)는 아주대 공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평범한 대학원생. 대학 내에서 미 쇠고기 수입 반대 활동을 했고, 수원에서 왕복 4시간여를 걸려 매일 같이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촛불집회가 정치에 무관심한 자신을 ‘정치인’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정씨는 “공부만 하고 논문만 쓸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전호씨(37)는 18만여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안티이명박탄핵투쟁본부의 부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5월2일 첫 촛불집회를 주도한 인터넷 모임이기도 하다.
강 부대표는 제약회사 신약개발 연구원으로 일하다 4년 전 경기 양평으로 귀농해 약초재배를 하고 있다. 강 부대표는 촛불시위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전국을 돌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활동을 해왔다. 카페 5명의 부대표 중 한 명으로 촛불시위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백성균씨(31)는 ‘미친소닷넷’ 운영자다. 미친소닷넷은 10~20대가 주로 참여하는 광우병 소 관련 주요 카페로 5월3일 두번째 촛불집회를 주최했다.
이 카페는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으며, 광우병 문제를 중심으로 젊은 네티즌들이 느슨하게 연대한 모임이다. 백씨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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