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20弗돌파 파장

경상적자 규모 100억弗

우려가 현실로…

고용창출.내수회복 찬물

구체대책 없어 큰 문제


국제유가 122달러 돌파, 한국 경제에 재앙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기름 값 폭등세는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진 국내 물가와 경상수지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살아날 기미를 보였던 내수 경기 ‘불씨’까지 꺼뜨리면서 경제성장률 하강, 일자리 감소 속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대책이 뾰족히 없다는 점도 우리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제3차 석유파동(오일쇼크)’은 이미 현실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가, 경상수지 ‘타격’… 경제성장, 일자리 ‘먹구름’

=국제유가 ‘쓰나미’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는 것은 물가와 경상수지다. 원유 수입단가가 폭등하면서 물가 상승, 경상수지 악화의 수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지난 4월 통계청 조사에서 석유류 공업제품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18.7%나 오르며 전체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었다. 올 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경제연구기관 수정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7일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전년 대비 4%대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연초 3%대 초.중반으로 예측했지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전망 수치를 서둘러 높혀 잡았다. 경상수지 적자 폭도 당초 예상치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경제기관은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97억달러, 한국금융연구원은 80억달러로 최근 예측했다. 4%대 물가상승률,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적자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물가나 성장, 둘 중 하나를 얘기해야 할 텐데 유가 급등세로 인해 현재 둘 다 문제”라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올 하반기 우리나라도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오 실장은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는데 마땅한 처방이 없다”면서 “우리 경제를 답답하게 만드는 주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올 1월부터 현재까지 평균 유가, 벌써 100달러 돌파

=한국 경제는 이미 유가 급등 태풍 속에 서 있다. 이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 1월부터 지난 5일까지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평균 유가는 102.3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중동 두바이산 원유 평균 유가 역시 94.9달러로 치솟았다.

이런 추세에 맞춰 올해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가 상승세가 하반기 진정된다 해도 현재와 같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올 평균 유가를 각각 최대 105달러, 104달러로 예상했고 한국경제연구원도 100달러 이상으로 내다봤다. 6명 경제전문가 중 나머지 3인은 그 이하를 점쳤지만 최종 방향은 올 하반기 유가 추세에 달렸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유가 급등과 환율 변동 폭 확대일 것”이라면서 “두 가지 변수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산업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실장은 “특히 내수 기업 위축이 심해지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 측면에서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박수진 인턴기자(newea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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