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5일 서울 합정동 한강시민공원 망원 유수지 부근.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북적거렸다. 공원 한쪽 바닥에는 파란색 비행기 조형물이 서쪽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비행기 조형물의 모서리는 100원짜리 동전 2000개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었다.

이 설치물은 국외입양인연대(ASK·Adoptee Solidarity Korea)가 해외 입양의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와 입양기관에 ‘입양 없는 하루’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려고 만들었다. 국외입양인연대는 해외로 입양되었다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 온 입양인들로 구성된 단체다.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한국이 해외에 아이들을 입양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입양인들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입양 문제의 대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현장] ‘국외입양인연대 ‘입양 없는 하루’ 퍼포먼스



2000개의 동전은 한해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의 숫자를 말하는 것이고, 비행기는 그들을 먼 이국 땅으로 태워 보내는 상징물이다. 결국 돈에 팔려나가는 입양 아이들의 현실을 고발하려는 의도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려고 벤자민(25·미국 입양인)씨는 주저없이 태평양을 건너왔다. 벤자민씨는 “한국에서 한 해동안 아이들 2000명이 해외로 입양된다“며 “한국 사람들에게 그 실태를 알리고 싶어 먼 길을 날아왔다”고 말했다.

제니나(36)씨도 비행기 모서리에 동전을 정성스럽게 내려 놓았다. 나씨는 “한국 사회가 해외 입양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며 “어려운 가정이나 미혼모 가정을 우리 사회가 분리할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영상/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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