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1월 17일 순천서 열린 문화제에서도 휘날린 구호

[데일리안 김용주 의학박사]◇ ⓒ김용주
2007년 대통령 선거가 불과 한 달이 남은 11월 17일 오후 7시부터 순천 연향동 조은 프라자 앞 광장에 문화행사가 열렸다. 한미 FTA저지 순천시 운동본부가 주최한 ‘안치환과 함께하는 한미FTA저지 순천시민 문화제’이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관객들은 많지 않았다. 가수 안치환은 ‘광야에서’ ‘자유’ 등 여러 곡의 노래를 열창하였다.

무대 뒤의 커다란 현수막에 걸린 “광우병에 걸린 소를 드시겠습니까?”가 인상적이었다. 한미 FTA가 실시되면 미국의 광우병 걸린 소가 무차별적으로 수입되어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국민들이 다 죽어간다는 무시무시한 문화선동이 벌써 시작되고 있었다. 더구나 아이를 낳는 분만료가 700만원, 간단한 맹장수술이 1천만원이나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던대로 지금 대한민국은 광우병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쇠고기가 30개월 이상까지도 무제한으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고 걸린다는 인간 광우병에 대하여 국민건강을 보호해야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 광우병의 공포가 과장되고 정치적 선동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그 밑에는 한미 FTA저지라는 정치적 의도가 짙게 깔려있는 것이 문제이다. 더 나아가 반미투쟁, 이명박 탄핵이라는 구호까지 나돌고 있는 판국이다. 좌파정권에서 우파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지 불과 2개월이 넘은 시점이다. 이성은 마비되고 밑도 끝도 없는 광우병괴담만이 떠돌고 있을 뿐이다.

이제 차분하게 광우병의 실체에 접근하여 이성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청소년들을 동원한 촛불집회로는 문제를 풀지 못한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 잘못되었다면 재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국민들이 건강을 염려한다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나 광우병 위험물질의 수입을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인간 광우병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임상경험이 있는 의사들도 없다. 의료계도 자신있게 위험요소가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인간광우병의 발병 메커니즘에 프리온 단백질이 관여한다는 가설이 있을 뿐이다. 엄격한 위생처리로 가공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다만 인간광우병에 대한 위험요소만 있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만이 있을 뿐이다.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국민들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어간다는 공포를 심어주는 선동은 국가를 혼돈으로 몰아가는 반국가적 행위이다. 광우병 괴담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파멸로 몰아가지 않아야 한다./ 데일리안 김용주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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