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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호(서울 갈현 6)
작년 8월 건축일을 하시던 아빠는 일거리가 잘 들어오지 않자 아빠의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에 가기로 하셨다.
“거긴 왜 가세요?”
“일거리가 잘 들어오지 않는 이 곳 보다는 그 곳에서 사업 하나 차려 보려고……”
난 아빠께서 가시는 것이 싫었지만 할 수 없었다. 아빠는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높은 하늘 위로 하염없이 사라지셨다. 그 때 공항으로 가시는 아빠의 뒷 모습이 어두운 그림자로 덮여 있었다.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 뒤 9 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빠가 공항으로 떠나실 때보다는 마음이 안정되긴 하였지만 여전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깊어지고 있다.
어느날 내가 입을 옷을 찾기 위해 연 옷장에는 아빠의 자켓이 눈에 띄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진하게 풍기는 담배 냄새. 하지만 내게는 그리운 아빠의 냄새로 풍겨 왔다. 문득 아빠 생각이 나서 옷을 쓰다듬었다.
길거리를 걷거나 삼촌이 담배를 피실 때 잠시 아빠에 대한 기억에 빠지곤 한다. 아빠가 담배를 피실 때 피지 말라고 소릴 지르기도 했는데…….
“아빠 담배 좀 끊어 제발!”
“알았어, 이 잔소리꾼아! 담배 끊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그러니까 좀 더 끈기를 가지고 끊으라는 거야. 폐암 걸린 사람도 봤잖아.”
“알았어, 끊을게.”
항상 담배를 끊는다고 하시고는 끊지 않으시던 아빠. 지금도 베트남에서 담배를 피우고 계시겠지. 계속 피시면 안 되는데…….
이렇듯 나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나와 잘 놀아주시던 아빠. 그래서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허전함이 커지나 보다.
어느 일요일 축구를 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축구를 하고 있었다.
‘맞다! 나도 아빠랑 축구를 하면 되지. 같이 하자고 졸라야지’
순간
‘아빠는 베트남에 가셨지’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아빠가 더 보고 싶어진다.
“따르르르릉”
“아빠인가 보다~”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빠야~ 잘 있었지?”
아빠의 목소리에는 사랑이 넘쳐났다.
“아빠 보고싶어요.”
“그래~나도 보고 싶단다. 엄마 좀 바꿔 줄래?”
전화를 끝마친 엄마의 표정이 어두웠다.
“아빠가 아프시대.”
나의 마음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처럼 이렇게 아빠와 잠시 떨어져 있는데도 그리운데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얼마나 그립고 슬플까?
5월이 되었다. 5월은 가정의 달 이라고 할 정도로 가족 행사가 많다. 하지만 가족들과 어울려 보내는 웃음은 부모님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더 울컥하게 하고 눈물이 나게 할 것이다.
어버이날이 되었다. 이 날은 나의 마음과 부모님이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슬프고 허전하게 만드는 날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역시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다. 부모님께 편지 쓰기, 카네이션 만들기…….
“야, 내 것이 더 예쁘지 않냐?”, “내 편지를 읽어 봐라. 노벨 문학상 감 아니냐?”
“그래, 너 참 잘 했다.”
이렇게 아이들과 웃으며 아빠 생각을 좀 줄이고 싶지만 더 커지는 것이 아빠에 대한 생각이다.
집에 돌아와 엄마께 편지와 카네이션을 드렸다. 하지만 아빠껜 드릴 수가 없어 e-메일과 함께 사진으로 보내 드렸다. 이렇게 어버이날은 흘러갔다.
어버이날 저녁엔 아빠 생각이 더 났다. 늘 아빠가 앉아 TV를 보시던 거실의 텅빈 의자를 보며 그 곳에서 웃고 계시던 아빠를 그려본다.
너무나도 큰 아빠의 빈자리!
■수상 소감-“베트남에서 더위와 싸우고 계신 아버지께 영광 돌려요”
일 나가시는 엄마가 모처럼 집에 계시던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흔한 휴대폰도 없이 사십니다. 엄마께선 전화를 받고 나에게 기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내가 장관상을 타게 된다는 내용이었지요.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글을 잘 쓰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내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니…….
멀리 베트남에 계시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기쁨이 북받쳐 올라왔습니다.
지금도 베트남에서 더위와 싸우고 계신 아빠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아빠는 다른 것 사는 데는 인색하셨지만 책을 살 때는 돈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아빠의 배려로 많은 책을 읽었던 것이 글쓰기 실력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또 일기 지도와 검사를 해 주신 담임 선생님의 도움도 컸습니다. 선생님은 열과 성을 다해 일기 쓰기를 지도해 주셨지요.
수상 소식을 듣고 소년한국일보 홈페이지에 들어가 역대 다른 장관상 수상자들의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모두 나보다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에 와 닿는 글도 많았습니다. ‘이 어린이들처럼 내가 장관상을 받을 만한 글을 썼는가?’라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더 커졌습니다. 또 아빠가 빨리 우리나라로 돌아와 나를 꼬옥 안아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를 본지 여섯 달이 넘었습니다. 아빠의 지독한 담배 냄새도 다시 한 번 맡고 싶을 정도로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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