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강혜선(41·여) 씨는 다가오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아들 민석이(9), 딸 정원이(6)와 속마음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미리 편지 쓰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편지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놀이공원을 가거나 외식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인 5월. 가족간의 사랑을 되새기며 뜻 깊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내는 방법을 살펴본다.》

○뜻 깊은 어린이날 보내기

어디를 가나 붐비는 어린이날에는 계획 없이 놀이공원 등을 찾았다가 아이와 부모 모두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오기 쉽다. 아이를 위한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미리 홈페이지나 기사로 정보를 모으고, 행사장이 너무 혼잡스럽지 않은지, 안전사고 예방조치가 마련돼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어린이날에는 서점, 놀이공원 등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혼잡을 피하려면 한 주 전후에 행사장을 찾거나 예약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어린이 뮤지컬과 연극을 고를 때는 연령 정보를 확인하고 관람평을 미리 살펴보자. 고궁, 왕릉, 유적지는 인파를 피해 가족이 함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집에서도 즐거운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 거실을 풍선과 리본 장식으로 꾸미거나 커다란 종이에 편지를 써서 방문 앞에 붙여 놓자.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화분을 주고 화분에 이루고 싶은 꿈을 써서 붙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담은 편지를 써 보자. 칭찬할 때는 인격보다 행동에 중점을 두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이나 오해가 있다면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바라는 점은 강요가 아닌 제안으로 바꿔서 표현해야 한다.

선물은 아이의 취향에 맞게 고르되 발달 단계에 맞춰 인지능력과 감각 등을 기를 수 있는 것이 좋다. 책은 서점에서 아이 스스로 고르게 하되 반드시 독후감을 쓰거나 가족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 등의 약속을 받는 것이 좋다.

게임기를 사 줄 때는 게임시간을 미리 정하고 잘 지킬 경우의 보상이나 안 지킬 때의 벌칙 등을 정해야 한다. MP3플레이어는 잃어버리지 않게 목걸이형으로 고르고 어학공부를 할 수 있는 교재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는 헬멧과 무릎보호대, 팔꿈치 보호대를 꼭 착용하게 하고, 휴대전화를 사 줄 때는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요금제를 스스로 고르게 해 경제 개념을 익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자사전은 화면의 크기가 적당하고 화질이 선명해 눈의 피로를 덜 수 있어야 하며, 악기를 선물한 뒤에는 배우는 속도보다 아이의 흥미 정도를 더 중요하게 지켜봐야 한다.

○ 기억에 남는 어버이날 보내기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에 대한 공경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가장 잘 가르치는 방법은 부모가 직접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어려운 형편이라면 편지나 정성이 담긴 선물을 아이들이 직접 준비하도록 해 보자.

먼저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쓸 것인지 정하게 하자. 내용을 정하기 어려워한다면 ‘왜 할머니께 편지를 쓰려고 하는 거니?’ ‘할아버지가 고맙게 느껴졌을 때는 언제야?’ 등 질문을 계속 던져 주제를 정하도록 하면 된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잡았다면 ‘엄마한테 불만이었던 점’ ‘엄마가 가장 좋을 때’ ‘엄마에게 바라는 점’ 등 세부적인 내용으로 나눠 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내용을 명확히 정한 뒤 편지를 써야 다시 쓰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들여쓰기, 호칭, 맺음말 등 편지의 형식을 간단히 가르쳐 주고, 만나서 이야기하듯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동그란 편지지 위에 가장자리부터 편지를 써 나가는 등 편지지를 예쁘게 꾸미는 법을 알려주거나, 디지털카메라나 웹캠을 이용한 영상편지를 찍게 하는 것도 좋다.

포털 사이트에서 ‘카네이션 만들기’를 검색하면 종이와 헝겊을 이용해 카네이션을 만드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 ‘부모님 은혜’ 등의 노래나 ‘어버이날 카드 만들기’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중학생의 경우 비싼 선물 대신 ‘내 방 청소하기’ ‘수저 놓기’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어깨 30회 주물러 드리기’ ‘노래 불러 드리기’ 등 ‘효도상품권’을 만들게 하는 것도 좋다.

이교성 웅진교육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버이날 하루 한 끼만큼은 자녀가 직접 요리를 만들어 부모를 대접하게 하는 것도 좋다”며 “할아버지 할머니 성함 적기, 서로 발 닦아 주기, 가족 모두 같은 이불 덮고 자기 등의 활동을 하며 가족간의 정을 되새겨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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