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일제 통보…개인 블로그서 ‘와글와글’

MS가 제안한 446억 달러(한화 약 42조원)짜리 인수 제의를 사실상 거절하며 대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야후 본사가 최근 단행한 정리해고 때문에 미국 온라인서 시끄럽다.

야후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23% 줄어든 2억57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전망마저도 불투명할 정도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야후 정리해고 소식, 개인 블로그서 실시간으로 쏟아져

이번에 진행된 정리해고는 야후가 지난 달 29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를 통해 “전체 인원(Yahooligans)의 약 7%인 1000여명을 해고해 약 2500만 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야후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신규 채용'이 동결된 상태다.

야후는 1월 말 기준으로 총 1만43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야후 직원 채용 홈페이지(careers.yahoo.com) 첫 화면 / 서명덕 기자
이 중 지난 12일 정리 해고되어 회사를 떠난 사람은 약 1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IT 전문인력 1100여명이 한꺼번에 실업자가 됐기 때문에 이들이 해고 후 쏟아내는 소식들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우선 정리해고 대상에는 ‘디자인 이노베이션 팀(Design Innovation Team)’이나 ‘리서치 담당자’ 등 필수 운영 부서가 아닌 혁신 조직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 비츠 블로그는 야후 한 임원의 말을 인용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제외한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샌프란시스코 브릭하우스에서부터 서니베일 핵심 본부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하위 조직부터 검색 마케팅 그룹까지 광범위하게 정리해고가 단행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팀이 거의 통째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디자인 이노베이션 팀’은 공식 홈페이지(http://design.yahoo.com)조차 이미 폐쇄된 상태다. 디자인 이노베이션 팀은 혁신적인 디자인 기술을 줄곧 선보이면서 화제가 된 부서다.

야후 내부의 혁신 조직인 브릭하우스(Brickhouse) 그룹을 이끌며 야후 파이프 등 혁신적인 실험을 이끌었던 살림 이스마일(Salim Ismail)씨도 정리해고의 화살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는 그의 블로그에서 “영혼만 잔뜩 검색하다가 야후를 떠난다”고 했다.

수잔 메르니트(Susan Mernit) 야후 퍼스널 부문 책임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오늘이 야후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새로운 뭔가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뭘 할까? 아직 잘 모르겠다”라고 써 놨다.

라이언 커들러(Ryan Kuder) 야후 캠페인 전략 수석 담당자 역시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 트위터에 “(해고 통지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impacted)”며 “몇 분 동안 얼굴이 시꺼멓게 변했고, HR 담당자가 내 노트북을 수거해 가더라”고 묘사했다.

이 밖에도 브래들리 호로위츠(Bradley Horowitz) 야후 혁신 기술 부문(Yahoo Advanced Technology Division) 책임자는 야후를 떠나 구글로 자리를 옮겨 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를 담당했던 제프 본포르테(Jeff Bonforte) 야후 부사장도 정리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야후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블로고스피어에 기록을 남기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동병상련의 정을 찾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테리 세멜(Terry Semel, 64) 야후 회장도 지난해 6월 CEO(최고경영자)자리에서 물러난 지 7달 반 만인 지난달 31일 회장직에서도 완전히 물러나기도 했다.




[서명덕 기자 mds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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