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바꿔 장수하는 기업 / (5) 일광◆
국내 유일의 백열전구 제조 전문기업인 일광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외도(?)에 나섰다.
일광은 최근 몇 년 사이 연이은 매출 하락으로 새로운 제품으로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기업 유지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을 맞았다. 그래서 일광이 택한 방법은 평범한 제품이 아닌 초슬림화된 형광램프이자 외부전극 형광램프인 EEFL.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자리한 일광은 지난해 여름 공장동 1322㎡(400평) 공간 중 331㎡(100평)를 잘라 칸막이 공사를 했다. 그리고 새로운 생산시설 설비를 마쳤다.
차세대 신기술 광원으로 주목받는 EEFL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이 설비에서는 내년 초부터 월 5만개 제품을 생산해 한 해 동안 20억여 원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는 그저 '제품 다양화' 정도로 볼 수 있지만 회사 처지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변신이다. 창업 이래 45년간 오직 백열전구 하나만 생산해 오다 새롭게 선택한 추가 품목이기 때문이다.
일광은 1962년 9월 현 대표인 김홍도 사장의 부친 김만규 옹(72ㆍ사진)이 창업했으며 우리나라 전력공급 확산ㆍ부흥 시기에 편승해 꾸준히 성장을 이뤄왔다.
백열전구 판매 최대 전성기였던 1982년께는 직원 200여 명이 연간 매출 80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잘나가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형광램프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스람, GE, 필립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램프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고, 백열전구를 생산해오던 기업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다.
수출 물량이 많았던 일광도 외환위기 당시에는 엄청난 위험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하나만을 고집해온 자존심만큼이나 강한 인내와 의지로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지금의 김홍도 사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아 2세 경영이 시작됐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등 최근 들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위기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05년 6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8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다시 55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신제품을 수없이 내놓았고 늘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선보였지만 품목 다양화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미 막강한 다국적 기업들이 뛰어들어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에 브랜드파워와 가격경쟁력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 제품이 그들과 경쟁을 벌인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6년 3월 일광이 택한 신규 아이템은 일반 형광등이나 스탠드형 제품이 아닌 EEFL 제품이다. 이 제품은 플라스마 발광원리를 적용한 램프로 일반 형광램프와는 달리 전극이 없어 수명이 길고 굵기가 가늘다.
EEFL 제품이 차세대 조명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로 선택하긴 했지만 일광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7억여 원에 달하는 자금과 원천기술 확보가 가장 큰 문제. 45년 동안의 경험과 기술노하우는 있으나 EEFL 제품에 대한 원천기술력은 전혀 없었다.
이에 기술개발 전문업체인 진라이팅에서 핵심기술을 사들여야 했다. 게다가 기존 시설 장비로는 형광램프 생산이 불가능해 새로운 기계 설비를 해야만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ㆍ경북 지역본부를 찾아갔는데 마침 사업전환지원 제도가 마련돼 본격적으로 지원활동에 들어갔다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며 "사업전환계획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해 11월에 승인을 받아 시설자금 4억원과 운전자금 1억원을 합해 총 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말했다.
일광이 개발ㆍ생산하는 제품은 형광등 굵기가 각각 8㎜(7W), 5㎜(5W)인 아주 가는 제품으로 EEFL 제품이라는 점에서 기존 형광등과는 차별된다.
굵기가 가늘어 슬림형이므로 인테리어용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과 에너지가 절약되고 수명이 3만5000시간에서 5만시간 정도로 길다. 또 일반 형광등은 안정기 하나에 형광등 하나면 가능하지만 이 제품은 안정기 하나로 형광등 10개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사장은 "공들인 신제품인 만큼 마케팅을 강화해 외국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라며 "브랜드(PANASLIM) 작업과 카탈로그 작업은 이미 끝난 상황이며 올해 초부터 제품 출시를 본격화해 사업전환 2차연도인 2009년에는 매출 20억원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매일경제신문사 / 중소기업청 / 중소기업진흥공단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photo-media.hanmail.net/200801/13/mk/20080113183011.024.0.jpg)
일광은 최근 몇 년 사이 연이은 매출 하락으로 새로운 제품으로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기업 유지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을 맞았다. 그래서 일광이 택한 방법은 평범한 제품이 아닌 초슬림화된 형광램프이자 외부전극 형광램프인 EEFL.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자리한 일광은 지난해 여름 공장동 1322㎡(400평) 공간 중 331㎡(100평)를 잘라 칸막이 공사를 했다. 그리고 새로운 생산시설 설비를 마쳤다.
차세대 신기술 광원으로 주목받는 EEFL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이 설비에서는 내년 초부터 월 5만개 제품을 생산해 한 해 동안 20억여 원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는 그저 '제품 다양화' 정도로 볼 수 있지만 회사 처지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변신이다. 창업 이래 45년간 오직 백열전구 하나만 생산해 오다 새롭게 선택한 추가 품목이기 때문이다.
일광은 1962년 9월 현 대표인 김홍도 사장의 부친 김만규 옹(72ㆍ사진)이 창업했으며 우리나라 전력공급 확산ㆍ부흥 시기에 편승해 꾸준히 성장을 이뤄왔다.
백열전구 판매 최대 전성기였던 1982년께는 직원 200여 명이 연간 매출 80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잘나가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형광램프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스람, GE, 필립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램프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고, 백열전구를 생산해오던 기업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다.
수출 물량이 많았던 일광도 외환위기 당시에는 엄청난 위험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하나만을 고집해온 자존심만큼이나 강한 인내와 의지로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지금의 김홍도 사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아 2세 경영이 시작됐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등 최근 들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위기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05년 6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8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다시 55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신제품을 수없이 내놓았고 늘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선보였지만 품목 다양화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미 막강한 다국적 기업들이 뛰어들어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에 브랜드파워와 가격경쟁력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 제품이 그들과 경쟁을 벌인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6년 3월 일광이 택한 신규 아이템은 일반 형광등이나 스탠드형 제품이 아닌 EEFL 제품이다. 이 제품은 플라스마 발광원리를 적용한 램프로 일반 형광램프와는 달리 전극이 없어 수명이 길고 굵기가 가늘다.
EEFL 제품이 차세대 조명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로 선택하긴 했지만 일광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7억여 원에 달하는 자금과 원천기술 확보가 가장 큰 문제. 45년 동안의 경험과 기술노하우는 있으나 EEFL 제품에 대한 원천기술력은 전혀 없었다.
이에 기술개발 전문업체인 진라이팅에서 핵심기술을 사들여야 했다. 게다가 기존 시설 장비로는 형광램프 생산이 불가능해 새로운 기계 설비를 해야만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ㆍ경북 지역본부를 찾아갔는데 마침 사업전환지원 제도가 마련돼 본격적으로 지원활동에 들어갔다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며 "사업전환계획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해 11월에 승인을 받아 시설자금 4억원과 운전자금 1억원을 합해 총 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말했다.
일광이 개발ㆍ생산하는 제품은 형광등 굵기가 각각 8㎜(7W), 5㎜(5W)인 아주 가는 제품으로 EEFL 제품이라는 점에서 기존 형광등과는 차별된다.
굵기가 가늘어 슬림형이므로 인테리어용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과 에너지가 절약되고 수명이 3만5000시간에서 5만시간 정도로 길다. 또 일반 형광등은 안정기 하나에 형광등 하나면 가능하지만 이 제품은 안정기 하나로 형광등 10개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사장은 "공들인 신제품인 만큼 마케팅을 강화해 외국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라며 "브랜드(PANASLIM) 작업과 카탈로그 작업은 이미 끝난 상황이며 올해 초부터 제품 출시를 본격화해 사업전환 2차연도인 2009년에는 매출 20억원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매일경제신문사 / 중소기업청 / 중소기업진흥공단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소창에 '경제'를 치면 매일경제 뉴스가 바로!
'아이디어클럽 > 아이디어 상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소 관심 살려 나만의 아이템 개발 (0) | 2008.02.14 |
---|---|
훌랄라, 본사 마케팅역량 지사매출기여 (0) | 2008.02.14 |
놀이와 교육이 만나니… 쑥쑥 크는 '키즈산업' (0) | 2008.02.14 |
〈스포츠칸〉[브랜드 탐방]콩나물국밥 ‘완산골명가’ (0) | 2008.02.14 |
[월요 초대석] "31년 장비사업 노하우 태양광으로 빛낼 것" (0) | 2008.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