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6년째 연애중’, ‘라듸오 데이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원스 어폰어 타임’
영화를 빼놓고는 평소보다 기간이 긴 설 연휴를 보낼 수는 없을 겁니다. 올 설에 극장과 지상파 TV에서 볼 만한 영화가 쏟아집니다. 설 특집으로 바쁜 스포츠칸 편집국. ‘필름공주’(박은경기자)가 영화담당인 선배 ‘시네홀릭’(최재욱기자)에게 메신저로 조심스럽게 도대체 무슨 영화를 봐야 할지 살짝 물어봤습니다.
필름공주(이하 필공):선배선배, 저 연휴에 어떤 영화 볼까요? 전 아직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못 봤어요!
시네홀릭(이하 홀릭):아직도 안 보고 뭐했어. 인간애에 초점을 맞춘 거라서 극적이거나 화려하지는 않아. 실화만큼 감동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실화 같은 극도의 감동을 기대하진마. 소외된 아줌마 선수들이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에 초점 맞춰서 보면 정말 감동적일 거야.
필공: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원스어폰어타임’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어떤가요?
홀릭:‘원스어폰어타임’은 제작될 때부터 아무런 기대를 안 했는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어. 성룡의 계보를 잇는 코믹과 액션이 버무려진 작품이야. 명절에 부담 없이 보기에 안성맞춤이지. 할리우드 영화의 박진감이나 반전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현재 고전하고 있어. 촬영을 시작하고 3개월 만에 개봉하는 초유의 영화인 셈인데 언론시사회 후 반응이 의외로 안 좋아. 시사회 후 12분을 자르고 재편집을 했다는군. 관객들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시큰한 감동을 느끼더군.
필공:그외 볼 만한 영화는 없나요?
홀릭: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 ‘더 게임’은 소재는 참신한데 완성도는 좀 아쉬워. 신하균·이혜영·변희봉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력은 압권, 연출은 좀 올디해. 하지만 소재 자체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 같아.
‘라듸오 데이즈’는 류승범, 이종혁, 김사랑, 황보라 등 배우들의 앙상블이 볼 만하지. 그런데 너무 밋밋한 게 흠이야. 어쨌든 설날엔 시원하게 웃거나, 원 없이 우는 영화가 좋은데….
미국판 ‘괴물’인 클로버필드는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해서 화면의 흔들림이 심해. 2시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랄까. 반응도 극과 극이지.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명장’은 중국 무협영화팬들이라면 만족할 거야.
필공:5일 개봉하는 작품들은 어떤가요?
홀릭:‘마지막 선물…귀휴’의 조짐이 심상치 않아. ‘미워도 다시한번’의 아버지 판이라고 보면 되는데 일반시사회에서 반응이 아주 뜨거워. 신파이지만 순수한 가족애는 여전히 먹히나봐. ‘6년째 연애중’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남녀간의 감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진지한 작품이야. 20대 후반에서 30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살 거라 생각해.
필공:TV에서는 볼 만한 영화 있나요? 이번엔 성룡시리즈 안 해요?
홀릭:하하. 이제 ‘명절=성룡’이라고 생각들을 하니까 오히려 다른 영화들을 편성하는 것 같아. MBC에서는 ‘본 시리즈’의 1·2편인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를 내놓았어. 3편 ‘본 얼티메이텀’은 얼마 전 DVD로 출시됐으니 시리즈를 완결하고 싶은 사람들은 비디오 가게로 곧장 달려가면 돼.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 중에 제일 재미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캐리비언의 해적2’와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3편인 ‘상사부일체’가 안방극장에 처음 선보이지. 전편만한 후편이 없다는데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 쓸 만해.
필공:안방극장으로 옮겨와서 더 기대되는 작품은?
홀릭:‘이장과 군수’는 극장에선 별로였지만 가족들과 TV로 보기엔 손색이 없는 아기자기한 작품이야. 중국 영화 중에 작품성을 평가받은 ‘황후화’와 ‘야연’도 좋고 국내 영화로는 ‘가족의 탄생’과 ‘우아한 세계’는 강추야.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은 정말 무섭고 섬뜩한데, 대형스크린에서 봐야 실감이 나지. 또 ‘괴물’, ‘미녀는 괴로워’, ‘아일랜드’ 등 대작들은 모두 지난 추석이나 연휴에 방송됐던 작품이라서…. ㅋㅋ. 여하튼 긴 연휴, 영화를 원없이 볼 수 있겠네. 만날 애인도 없고….
〈 최재욱·박은경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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