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2일 9일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영화제측의 결산보고에 따르면 일단 규모에서는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64개국 271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우천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 관객인 20만명 가량이 영화제를 찾았다고 합니다. 65편의 월드 프리미어와 26편의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편수도 역대 최다라고 합니다. 아시아영화펀드(ACF)와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가 성공적으로 출범했고, 아시안필름마켓에는 50개국 460개 업체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는데요, 그중에서도 행사 진행 차질과 주요 게스트인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감독으로부터 불거진 개막식 입장 문제 등이 수차례 언론에서 지적된 바 있습니다.
영화제측도 이런 문제점들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사고로 보이는 이런 문제는 근원적인 차원에서 영화제의 정체성과 철학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올 영화제는 관객들에겐 ‘자전거 영화제’라고 불리우는데요, 매회 영화상영 전 보여지는 트레일러 필름은 다이아몬드 스폰서의 기업로고인 자전거를 테마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노골적인 기업홍보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급성장한 영화제가 예산확보가 절박해 상업주의의 비위를 맞춘 행태가 지나쳐 보입니다.
관객서비스 차원에서 개막식을 스타의 레드카펫 입장으로 도입하는건 이해가 되지만, 영화와 상관없는 연예인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이 과다 노출 드레스 경쟁을 벌이며 레드카펫 입장시간을 갈수록 길게 잡는건 연예기획사 홍보장이 된 스타 상업주의의 극단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올해는 막판에 정치인들까지 등장해 보고프지 않은 정치쇼까지 부록으로 소화해 버렸습니다.
그러고보면 노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홀대도, 과대한 여배우들의 노출 드레스 입장과 정치인들 사이에 끼어 설자리를 잃은 부수적인 당연한 결과입니다. 게다가 연예인들은 레드 카펫 홍보를 위해 오기 때문에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개막작 상영전 자리를 떠 늘 앞자리는 텅 빈 흉한 모습을 노출시키곤 합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측에선 여배우들의 드레스가 얇아서 야외에서 영화를 볼 처지가 아니라는 매니저급 변명을 하는데요, 아마 그들은 외투라는 개념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스타 노출 패션쇼 개막식에 아시아 스타 띄우기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가 된다면 그건 연예기획 활성화로서의 아시아 대표 부산영화제를 꿈꾸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타 서밋’이라는 정치적인 영어 표현도 연예권력의 정치성을 보여주는 수사로 어색하게 들립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진정으로 아시아 영화의 창으로서 아시아영화제의 대표적 존재가 되고 싶다면, 이제라도 연예기획과 스타마켓의 거품을 빼고 상업주의에 떠밀려가지 않는 영화제 본연의 품격을 되찾는 프로그램과 진행으로 내실화를 기해야 할 것입니다.
CBS 객원해설위원 유지나 동국대 교수 ginarain@empal.com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4개국 271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우천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 관객인 20만명 가량이 영화제를 찾았다고 합니다. 65편의 월드 프리미어와 26편의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편수도 역대 최다라고 합니다. 아시아영화펀드(ACF)와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가 성공적으로 출범했고, 아시안필름마켓에는 50개국 460개 업체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는데요, 그중에서도 행사 진행 차질과 주요 게스트인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감독으로부터 불거진 개막식 입장 문제 등이 수차례 언론에서 지적된 바 있습니다.
영화제측도 이런 문제점들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사고로 보이는 이런 문제는 근원적인 차원에서 영화제의 정체성과 철학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올 영화제는 관객들에겐 ‘자전거 영화제’라고 불리우는데요, 매회 영화상영 전 보여지는 트레일러 필름은 다이아몬드 스폰서의 기업로고인 자전거를 테마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노골적인 기업홍보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급성장한 영화제가 예산확보가 절박해 상업주의의 비위를 맞춘 행태가 지나쳐 보입니다.
관객서비스 차원에서 개막식을 스타의 레드카펫 입장으로 도입하는건 이해가 되지만, 영화와 상관없는 연예인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이 과다 노출 드레스 경쟁을 벌이며 레드카펫 입장시간을 갈수록 길게 잡는건 연예기획사 홍보장이 된 스타 상업주의의 극단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올해는 막판에 정치인들까지 등장해 보고프지 않은 정치쇼까지 부록으로 소화해 버렸습니다.
그러고보면 노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홀대도, 과대한 여배우들의 노출 드레스 입장과 정치인들 사이에 끼어 설자리를 잃은 부수적인 당연한 결과입니다. 게다가 연예인들은 레드 카펫 홍보를 위해 오기 때문에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개막작 상영전 자리를 떠 늘 앞자리는 텅 빈 흉한 모습을 노출시키곤 합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측에선 여배우들의 드레스가 얇아서 야외에서 영화를 볼 처지가 아니라는 매니저급 변명을 하는데요, 아마 그들은 외투라는 개념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스타 노출 패션쇼 개막식에 아시아 스타 띄우기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가 된다면 그건 연예기획 활성화로서의 아시아 대표 부산영화제를 꿈꾸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타 서밋’이라는 정치적인 영어 표현도 연예권력의 정치성을 보여주는 수사로 어색하게 들립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진정으로 아시아 영화의 창으로서 아시아영화제의 대표적 존재가 되고 싶다면, 이제라도 연예기획과 스타마켓의 거품을 빼고 상업주의에 떠밀려가지 않는 영화제 본연의 품격을 되찾는 프로그램과 진행으로 내실화를 기해야 할 것입니다.
CBS 객원해설위원 유지나 동국대 교수 ginara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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