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며칠 전 은행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창구에서 고객과 직원이 크게 다투는 모습을 봤다. 고객은 유가에 연계된 파생상품 펀드에 가입했는데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금이 거의 반 토막 날 정도로 큰 손실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고객이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하는 꼴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너도 나도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 상품에 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은행 등에서도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을 올리려고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당연히 원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높은 수익률에만 현혹돼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다. 여기에는 은행의 잘못도 크다. 펀드 상품 가입을 위해 상담하러 왔다고 하면 원금 손실 여부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수익률 높은 상품 한두 개를 보여주곤 설명서에 동그라미를 쳐주면서 바로 서명하라며 부추기는 모습을 은행 창구에서 흔히 보게 된다.

최근 펀드 계좌 수가 1800만 개를 넘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우리는 펀드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인식은 아직 뒤처져 있는 것 같다. 투자자는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펀드에 가입해야 할 것이다. 판매하는 은행도 막무가내로 가입을 유도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상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에 내실을 기했으면 한다.

김종신 경남 산청군 산청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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