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주요 펀드 판매 실태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고객에게 손실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부실판매 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주요 펀드라고 밝혔지만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가 3주일 만에 4조원 넘는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선풍을 일으킨 시점임을 감안할 때 무엇을 노린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인사이트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대해 금감원이 조만간 실태 파악에 나설 것임을 보면 금감원이 겨냥하는 표적은 더욱 뚜렷해진다.

펀드판매업체와 자산운용사의 부당행위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소지가 있다면 금융감독당국이 이를 철저히 차단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특정 펀드에 돈이 몰린다고 부당 행위가 있는 듯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곳에 자금이 쏠리는 것은 시장의 힘에 따른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래에셋이 발군의 펀드수익률을 올림으로써 펀드운용능력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사이트 펀드에 단기간에 그처럼 많은 돈이 몰린 것도 이런 신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쏠림 현상만을 문제 삼는 것은 반시장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더구나 이번 금감원 조치에 혹시라도 선두기업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곤란하다. 미래에셋은 펀드 투자붐을 선도함으로써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재산증식 수단을 제공했다. 중국 주식 등 외국 증권에 대해 투자자들을 눈뜨게 함으로써 투자대상과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외국인 주식 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이만큼 버텨 내는 것도 펀드 투자붐으로 인한 증시 안전판 강화에 힘입은 바 크다.

미래에셋이 국내 자산운용사로서 최대라지만 피델리티 프랭클린템플턴 UBS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업체와 비교하면 아직 형편없이 작다. 세계 자산운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2% 정도로 미미하다. 뚜렷한 근거 없는 의혹을 앞세워 이런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국익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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