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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미래에셋이 워낙 압도적으로 운용을 잘하니 돈이 몰리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시각이며 다른 한쪽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투자되고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알지 못하면서 오직 ‘미래에셋’ 브랜드에 다걸기를 한다고 비판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때로는 양비론이 맞서기도 한다. 사안 자체가 교묘하게 이슈의 경계 속에 숨어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책당국 입장에서 보면 미래에셋으로 돈이 너무 몰리는 현상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 100%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역사를 보면 시장의 과점 또는 독점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저금리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품은 누가 뭐래도 ‘미래에셋의 펀드’다.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펀드수익률 순위를 매기면 상위 20위권에 항상 15개 안팎으로 미래에셋 이름이 들어있다.
여기서 질문이 나온다.
그렇다면 비판하는 사람들은 투자자에게 미래에셋 펀드 이외에 다른 무엇을 권할 수 있느냐다. 더불어 미래에셋이 저토록 잘하는 동안 당신들은 도대체 뭘 했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결국 비판은 ‘미래에셋 이외의 운용사’들에 대한 문제점 지적도 함께 곁들여야 옳다. 운용을 잘 아는 전문가가 있는가부터 수익률이 왜 나쁜가, 상품설계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나 등등 그들에 대한 비판과 그들의 자기반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인사이트펀드 구상부터 판매까지 3년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다른 운용사가 절대 1년 내 비슷한 상품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까지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시장 내 비판적인 시각은 ‘시샘’일 수도 있다.
중국 펀드가 인기를 끌자 뒤늦게 상품을 내놓은 A 투신운용사 사장은 “시장 방향을 떠나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 위해 중국 관련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직 이 정도 수준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여의도에는 미래에셋에 맞설 만한 호적수가 없어 보인다.
정부당국과 투자자들이 할 일은 뻔하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용되는지만 살피면 된다. 다른 운용사들이 건전한 비판에 나서는 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미래에셋에서 무엇을 배울까를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속으로 ‘선택’을 기대한다. 수익률이 월등히 뛰어난 수십 개 중 뭘 고를까를 원하지 오직 미래에셋 펀드만 눈에 보이는 상황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32호(07.11.28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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