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이 고비를 맞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망령으로 참혹할 정도로 무너진 미국 금융시장을 떠받치려는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를 낮추고 미 금융시장에 대규모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요소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발 쇼크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에 ‘매물 폭탄’이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세계적인 금융불안이 ‘2월 고비’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매물폭탄’ 악재=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일 62.63포인트(1.43%) 하락한 4320.77로 마감됐다. 이런 주가 하락에는 중국 중남부를 강타한 폭설이 한몫했다.

그러나 중국 주가하락의 이면에는 ‘보호예수 해제’라는 또 다른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5월부터 ‘국유주, 법인주의 유통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기업의 자금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상장을 추진했다. 이 결과 상장 후 일정기간 팔지 못하도록 한(보호예수) 주식이 올해부터 쏟아져 나온다.

올해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중국 주식 규모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만 1334억주에 이른다. 시가로는 3조위안(약 393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이미 87억주(2000억위안)가 시장에 나왔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8월에 220억주(4243억위안)가 풀릴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주식이 2005년 기준 상장기업 총 주식 수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라는 사실이다. 이 탓에 공급과잉으로 인한 주가폭락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악몽에서 깨어나나=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중반 1600선이 무너졌다. 주가는 이후 힘이 없다. 올라도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자면 서브프라임 부실 망령 사태가 일단락돼야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의 피해 공개에 따른 충격은 이번 실적발표 시즌을 거치는 동안 ‘피크’를 지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증시가 패닉에 빠진 것은 지난 1년간 4차례(2007년 2월 말, 8월, 11월, 2008년 1월)나 되는 만큼 주식시장에 ‘맷집’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단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잠재된 손실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미국내 금융 경색이 채권보증 마비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금융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외 수급 숨통 트이나=외국인은 지난 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사자’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지난달 팔아치운 주식은 무려 8조5000억원어치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리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친다. 그러나 팔자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자금이 펀드로 유입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현재 73조5991억원에 이르렀다. 1월 한 달간 하루평균 3242억원씩이 유입된 결과다.

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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