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직 동부운용 사장
수익률 1위.비과세 혜택‘델타펀드 신드롬’주역
지난해 펀드시장의 절대 강자는 미래에셋이었다. 하지만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의 몫이 아니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동부자산운용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대한민국 펀드 역사상 1세대로 꼽히는 한동직 사장이 있었다.
지난해 6월 말 그가 평생의 혼이 깃든 업계 최상위사인 대투운용(현 하나UBS자산운용)을 떠날 때만 해도 그가 ‘동쪽으로 간(東部行) 까닭’을 아는 이는 적지 않았다.
“대투운용에서 CEO까지 했지만, 사실 하나UBS자산운용이 탄생하기 전까지는 매각대기 상태로 무려 7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지키는 경영만 했을 뿐 창조하는 경영은 어려웠죠. ‘잃어버린 7년’이랄까요. 하지만 동부는 이제 막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었고, 그동안 못 했던 창조하는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불과 7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가 이끈 후 동부운용은 그야말로 ‘확 바뀌었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달라졌다. 가수로도 유명한 김광진 팀장이 이끄는 국내 최강 리서치팀의 땀이 밴 클래식펀드 시리즈는 수익률 상위에 둥지를 틀며 2007년 운용사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를 차지, ‘마법의 성’을 실현했다.
또 미래에셋 ‘미차솔(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과 신한BNP파리바의 ‘봉차(봉쥬르차이나)’의 아성처럼 여겨졌던 중국 펀드 부문에서는 동부차이나주식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홍콩 H주식시장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시스템 덕분이었다.
게다가 연말에는 국내 PB업계에 ‘델타 신드롬’을 일으켰다. 일종의 주가연계펀드(ELF)인 델타펀드 시리즈는 기존 ELF가 채권에서 나온 고정수익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때마침 찾아온 주식시장 조정까지 겹치면서 세금에 대한 부담없이 안정적으로 ‘채권+α’의 수익을 내는 이 상품은 말 그대로 ‘부자의 필수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적으로 따지면 3타석 2안타(더클래식.동부차이나) 1홈런(델타) 정도라 할 만하다.
하지만 한 사장은 3타수 3안타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3타수 3안타는 운이 따른 성적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은 꾸준히 3할대의 타율을 유지하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수익률 1위는 부담스러운 자리입니다. 그저 매년 꾸준히 상위 30% 정도 안에만 들어갈 정도의 성적이면 충분하죠.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꾸준히 시장을 이기느냐, 그리고 시장 상황 변화에 맞게 얼마만큼 적시에 적합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그는 올해도 델타펀드 등 금융공학 상품에서의 경쟁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주식형 펀드와 해외 펀드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하는 등 촘촘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펀드의 경우에는 투자지역 다양화와 함께 투자대상을 유가증권에서 부동산 실물 등으로 더욱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상품별로 해외 유명업체와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현재의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1위, 미래의 업계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는 게 그의 목표다.
“회사가 돈을 벌기보다는 고객이 돈을 벌도록 하는 게 일단 우선입니다. 다행히 우수한 시스템과 인력을 갖추기 위해서 당분간 자기자본수익률(ROE)에는 신경쓰지 않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대주주의 의지도 확고합니다. 5년 후 업계 5위권에 드는 메이저 운용사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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