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행진을 마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근처에 다시모여 촛불문화제2부를 시작했다. /이태경 기자
400여명, 촛불시위 반대 집회로 맞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5일 서울광장에서만 5만 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참석하는 등 지난달 10일 8만 여명이 모인 이후 최대인파가 참여한 가운데 전국에서 열렸다. 이날 우려했던 촛불집회 측과 경찰 측, 반대집회 측 사이의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국민 승리의 선언을 위한 문화제’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고 정부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집회에는 국민대책회의 소속 회원뿐만 아니라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 종교계 인사 200여명이 참여했다. 또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6000여명도 서울역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에 합류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본격 시작된 촛불집회는 영화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집회에는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한용진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 등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지도부가 무대 위에 올라와 공개 연설을 했다. 




5일 오후부터 진행된 촛불집회가 비폭력으로 마무리 했다. 6일 새벽녁의 태평로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민봉기 기자

한용진 위원장은 “재협상을 할 때까지 절대 촛불을 놓지 말자”고 말했다. 박원석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는 생명과 건강을 지키자는 국민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했다”며 “이 정부는 이성으로 국민을 설득할 능력을 상실했다. 국민 앞에 항복하고,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대책회의 측은 집회 도중 촛불 등 집회 용품 구입과 부상자 치료 등을 위한 모금함 80여 개를 마련해 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후 8시50분쯤 촛불집회를 마친 뒤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4개 종단 대표자들과 야당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주는 마지막 기회를 겸허히 받아들이시길’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선두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시위대는 남대문-명동-종로 구간의 차로를 완전 점거하고 “국민에게 항복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거리행진 도중 일부 시위대는 안국동 로터리에서 좌회전해 청와대 방향으로 향했으나 동십자각 앞 도로에 설치된 전경버스 차벽에 막혀 행진을 멈췄다. 또 시위대 중 일부는 종로경찰서로 이동해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거리행진을 마친 뒤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와 문화제에 참석했다. 문화제 형식의 집회는 하루를 넘긴 6일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시위대 일부는 근처에서 술을 마시거나 돗자리 등을 깔고 잠을 청하기도 했다.

대책회의 측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5대 요구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대책회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뜻을 모아 대표단이 청와대 책임있는 사람에게 국민 5대 요구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청와대 측은 책임 있는 사람이 전달 받기 어렵다며 대표단과 만남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책회의 측에서 건의문을 전달한다고 해 기다리고 있었으나 대책회의 내부에서 입장정리가 잘 안 됐는지 오지 않아 건의문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면담 무산 배경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대표단은 면담이 무산되자 5대 요구사항이 담긴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국민 요구사항’을 언론에 공개했다.

대표단의 5가지 요구사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재협상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전면 회수 및 유통 중단 ▲어청수 경찰청장·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및 구속자 석방과 수배 해제 ▲의료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고환율 정책 등 중단 ▲대통령 면담과 대국민 공개토론회 개최 등이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는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 40분까지 청계광장에서 카페 회원과 외국 유학생, 탈북자단체 소속 회원 등 경찰추산 400여 명(집회측 추산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오늘은) 거짓의 촛불이 아니라 어둠의 땅 북한을 위해 각계 시민들과 애국 젊은이들, 외국인들까지 함께 정의의 횃불을 든 밝은 날”이라며 “이제 북한 주민들의 삶에 대해 말할 때이며, 더욱이 촛불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5일 밤 11시경 서울 조계사 앞에서 한 정보과 형사가 아고라 행진 상황을 전화로 보고하다 시민들에게 붙잡혀 곤욕을 치렀다. 이 형사는 시민들이 '프락치다'라고 소리치자 도주하다 넘어져 얼굴과 팔 등에 찰과상을 입은 채 시민들에게 둘러싸였다. 시민들은 경찰 프락치라고 주장했지만 본인은 극구 부인하며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민변 김광중 변호사의 중재로 '정보과 형사'임이 간접적으로 확인됐으며 의료봉사대의 치료를 받고 응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유다혜 기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원들이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을 상대로 부상당한 시민들을 위해 쓴다며 모금함을 들고 돈을 걷고있다. /정경열 기자

[전현석 기자 winwin@chosun.com]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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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50만 시민 촛불 함성…중앙일보 기자, 취재 도중 시민 항의 받기도

50만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촛불이 승리한다! 국민이 승리한다!'는 59차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5일 밤 9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 숭례문-명동-을지로를 거쳐 밤 10시20분께 종각 네거리에 도착한 시민들은 조계사를 지나 안국동 삼거리로 향하는 행렬과 다시 광화문 또는 시청으로 흩어져 자율적인 시위 또는 문화행사를 벌이고 있다.

50만 시민 행렬 숭례문-명동-을지로-종로 행진

10시50분께 안국동 삼거리에선 한 정보과 형사가 아고라 행진 상황을 전화로 보고하다가 시민에 덜미를 잡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1000여 명의 시민(유동인구 포함)들이 안국동 삼거리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차단된 차벽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고 있는 사이 조계사 맞은편 삼거리 방향에서 '프락치다'라는 소리에 한 시민이 도망치다가 넘어졌다. 황급히 취재진과 시민들이 쓰러진 사람의 주변을 에워쌌다. 시민들은 "신분증을 보자"며 요구했고, 의료봉사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가 상황 파악을 위해 달려왔다. 재빨리 예비군 시민들이 주위를 둘러싸 시민들의 폭행이나 불필요한 몸싸움은 없었다.


민변 김광중 변호사의 중재로 그 시민은 '정보과 형사'임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주변의 목격자와 시민들에 따르면 그 형사는 안국동 삼거리의 길목에 다음 아고라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휴대폰으로 '아고라 회원 몇 명이 가고 있다'며 형사 말투로 보고를 하던 걸 시민이 포착하면서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 그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전화하는 것을 보고 '얘기좀 하자'고 했더니 그 형사가 재빨리 도망쳤다"며 "넘어진 것은 자신이 도망치다가 쓰러진 것이지 시민들이 밀거나 때린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광중 변호사는 그 형사의 신분이 경찰임을 확인해주면서 "정보계에서 전화온 것은 분명하고, 경찰이 인계를 받으면서 형사라는 걸 인정했다"며 "그 이상의 확인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형사는 시민들이 호위해 종로경찰서 부근까지 데려가 경찰에 의해 119 엠뷸런스로 인계됐다.

안국동 삼거리선 정보과형사 아고라 행진 보고하다 시민에 덜미 '곤혹'

상황을 보고 취재하러 가까이 접근한 중앙일보 김모 기자는 '왜 시민들이 이 사람에게 신분증을 보자고 하느냐' '많이 다쳤느냐'고 묻다가 시민들에게 제지를 받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어디 기자냐'고 물었고, 김 기자는 "중앙일보 기자"라고 답했다. 일순간 시민들은 "중앙일보 기자는 취재하지 마라" "찌라시가 왜 기자라고 하느냐" "우리가 시위한 것을 중앙일보가 제대로 보도한 적 있느냐" 격한 항의를 하면서도, "일단 상황을 봤다고 하니 얘기를 들어보자"고 했다. 김 기자는 "이 사람이 넘어졌는데 시민들이 때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때렸다니, 우리가 때리는 걸 봤단 말이냐. 때린 사람이 없는데 왜 때렸다고 하느냐. 그러니 우린 취재에 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의 시민폭행 논란도 발생했다. 김화미(46)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간부에게 허벅지에 발길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형사 프락치 사건' 때문에 종로경찰서 앞까지 모여든 기자들에게 김씨는 "오늘 저녁 8시10분께 내가 한 경찰을 쫓고 있었는데, 그 경찰을 호위하던 한 경찰 간부(40∼50대)가 동아일보 앞 청계광장 부근에서 다짜고짜 욕을 하면서 발로 오른쪽 허벅지 위를 찼다"고 말했다.


중앙 기자 "시민이 때리는 것 봤다" 시민들 "왜 때렸다고 하느냐…취재거부" 항의

11시40분께 종로에서 광화문 방향의 대로 한 복판에선 10여 명의 시민들이 "YTN 지켜줄게" "최시중은 사퇴하라" "구본홍은 오지마라"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구호를 외치던 방승환(47·의상업)씨는 "전부다 한 통속이다. 방송 언론 장악을 통한 대중의 우민화 정책 최전선이 바로 YTN"이라며 "비록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구본홍 임명을 강행하겠지만 우리가 힘을 보태 노조가 더 힘있게 싸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모(38·대안학교 교사)씨는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에 대해 "현재 언론이 싸움의 최전선에 있다. 여론 장악을 위한 정부의 시도 자체가 주도면밀히 이뤄지고 있다"며 "언론장악을 차단한다는 게 우리 시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저녁 YTN 사옥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YTN 지켜줄게" 대로 한복판서 구호 외치기도

앞서 50만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숭례문을 거쳐 명동으로 돌아 행진하는 과정에서 "조중동은 폐간하라" "조중동은 쓰레기다" "PD수첩 탄압중지" "쥐새끼는 물러나라"는 구호를 행진 내내 반복해서 외쳐댔다.


밤 9시40분께 한국은행 앞에선 저승사자 복장에 흰 가면(영화 브이포벤데타 주인공이 쓰던 가면)을 쓴 30여 명이 일렬로 촛불을 들고 서 있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그 뒤로 폭죽 수십방이 터졌다.

시위대 호위하는 자동차부대

5일 본대회가 끝난 뒤, 밤 8시30분부터 남대문 쪽으로 시위대의 행진이 시작됐다. 촛불을 손에 든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 내린 비로 눅눅한 공기가 시위대를 감싼 가운데, 구호에 맞춘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경쾌하게 박자를 맞춰주기도 했다. 소리의 발원은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의 카페 ‘촛불자동차연합(http://cafe.daum.net/TuningOfKorea)’ 회원들.

이 동호회에서 이날 40~50대에 이르는 차가 광화문으로 몰려 나와 시위대를 ‘호위’했다. 이들은 ‘촛불자동차연합’이란 이름이 쓰인 작은 깃발을 차 앞에 달고, 경적소리와 ‘깜빡이’로 시위대의 흥을 돋웠다.

삼성생명 건물 인근 도로에서 만난 김균영(34·성남 분당구 서현동)씨는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소개하며, “시위대의 맨 뒤에서 서행하며 여기 나온 사람들을 보호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뒷자석에 앉은 여성 두 명도 역시 같은 목적으로 나온 카페 회원이라고 설명하며 “시위에 나오는 사람들을 카풀로 데려오고, 또 귀갓길에 카풀해서 데려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동차 4∼5대로 열을 지어 시위대의 후미에서 행진에 동참했다. 시청광장에서 가두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남대문에서 명동을 거쳐 안국동을 향해 갔다.

한편 스피커를 든 한 여성이 안국동사거리에서 “지금은 비폭력 무저항을 얘기할 때가 아닙니다. 비폭력 강력저항을 해야 합니다. 청와대로 갑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이날 두 시간여 걸린 행진에서 시민들과 전경들이 대치하는 상황은 빚어지지 않았다.

조현호·김원정 기자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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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 다음 아고라 회원들이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에 앞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촛불을 끄겠다며 촛불시위 온상지인 인터넷을 탄압하는 현 정부를 물총을 마우스에 쏘는 희극적 상황으로 묘사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 이주빈 5일 열린 광주 촛불집회에는 스님, 목사,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들이 약 2만 명의 시민과 함께 했다. ⓒ 이주빈

약 2만 명의 시민이 또다시 광주 금남로를 촛불로 가득 채웠다. 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이한열 학생의 어머니도, 시국법회를 마치고 온 스님도, 기독교 목사님도, 원불교 교무님도 시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을 높이 들었다.

5일 저녁 7시 30분부터 광주 금남로에서 '국민승리의 날'로 이름 지어진 촛불집회가 다시 열렸다.

노동자들은 거리행진 후 촛불집회에 합류했고, 농민들 역시 차량시위를 벌인 뒤 합류했다. 원각사에서 시국법회를 마친 스님들도 촛불을 들고 함께 했다. 조선대와 전남대를 비롯한 대학교수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먼저 간 아들의 추모제를 마치고 온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앉아 있다. ⓒ 이주빈 한 촛불집회 참가자가, 광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형원씨가 '아침이슬'을 시민들과 함께 부르자 따라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가수 강씨 역시 '등대지기'를 부르기에 앞서 "50여일 동안 촛불집회를 계속하며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울컥해 하기도 했다. ⓒ 이주빈

특히 '고 이한열 열사 추모제'를 마치고 온 배은심(고 이한열 학생 어머니)씨를 비롯한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소속 회원 약 30명도 자리를 함께 해 주위 시민들을 숙연케 했다.

살렘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고오주 목사는 자유발언을 통해 쇠고기 수입업체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동네마다 미국 쇠고기 판매금지운동을 벌이면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제안했다.

비상시국기독교대책위 소속 목사 5명도 자유발언에 나서 "1919년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종교인이 하나가 됐었는데 2008년엔 모든 종교인이 이명박 폭력정권을 향해 하나가 됐다"며 "촛불을 끄지 말고 제2의 자주독립을 이룰 때까지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행법 스님은 "귀한 생명을 경제 뒤로 세우려는 이명박 정권이 온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검사비 2만 원이 아까워서 온갖 쓰레기를 다 모아 대한민국에 수출하려는 이 망령을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법 스님은 또 "촛불을 따라가다 보면 해결책이 보인다"면서 "촛불을 살리는 길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조선대·광주대·목포대·전남대 등 교수들과 함께 나온 나간채 전남대 교수는 "이 촛불의 행렬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면서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지만 우리의 형제자매들과 제자들이 싸워온 이 길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자신을 "부산에서 온 아고리안"이라고 소개한 이는 "부산에서 38년을 살아왔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소통은 너무 멀고 우리 국민이 나누는(것은) 이렇게 제가 친구 만나러 광주 온 것처럼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두 명도 연단에 올라가 "시험이 끝나서 왔다"며 "많이 놀아야 하는데 공부하느라 힘들다, 이명박 아저씨가 0교시 자습 빼고 수업한다고 하는데 죽고 싶다"고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금남로에 운집한 시민들은 박수와 함성의 세기로 '광주시민이 뽑은 촛불집회 유행어'를 뽑았다. 시민들이 박수로 선정한 최고의 유행어는 "조중동이 신문이면 우리 집 두루마리 화장지가 팔만대장경이다"였다.

스님과 목사를 비롯한 시민 3000여명이 광주지방 검찰청을 항의방문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이주빈 광주지방검찰청에 도착한 시민 3000여명이 촛불로 청사를 에워싸고 있다. 평화집회를 계속 이어온 광주에서 느닷없이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 이주빈

한편 밤 9시 30분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 3000여명은 촛불을 들고 광주지방검찰청을 항의방문하고 촛불로 청사를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 5월 29일 장난감 먹물총을 쏘았다는 이유로 '집시법 위반'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시민들은 들고 간 촛불을 광주지방 검찰청사 앞과 벽 등에 나란히 놓은 뒤 밤 11시 무렵 지산동 네거리에서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정복 경찰관 30여명만 현장에 배치해 시민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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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희윤 기자] 거리 행진을 하고 있는 대구 시민들 ⓒ 최희윤

[2신: 6일 새벽 5시 20분]

분노한 대구시민들, 2곳에서 철야농성

과연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가장 보수적 색채가 강하며, 한나라당의 절대 표밭이라 여겨지던, 대구에서 철야농성이 한군데도 아니고 무려 두 군데서 벌어지고 있다.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선 시민단체와 시민들 100여 명,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선 다음 아고라 대구경북 회원 10여 명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서울 이외에선 철야로 농성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가장 의외의 곳에서 일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국채보상공원에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가두농성 이후, 신명나는 놀이를 펼쳤다. 강강수월래와 기차놀이 등을 펼쳤고, 행사 후 시민들은 달구벌 대종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토론을 펼치고 있다. 단체와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모여있는 모습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준) 위원장 조명래씨는 "서울만이 아닌 지방의 촛불도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라며 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이 이미 반 이상은 승리했다고 현 시국을 진단하고 있었다.

"국민의 촛불은 이미 반 이상 승리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이런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 오늘 촛불 대행진과 철야농성은 그런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다. 우리 당은 앞으로 이어질 촛불에 대한 고민이 깊고, 그에 관해 당원들과 토론중이다."

일반 시민들도 시국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분위기는 대학교 엠티와 다름이 없었지만, 다들 토론에 열중해 있었다. 하만호씨는 "대구는 한나라당 도시라고 했지만, 철야농성은 자주 했다. 대규모로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 밝혔다.

"이명박 정권, 그들에겐 이념은 없다. 오직 돈독만 올랐을 뿐이다. 먹는 문제에 좌우가 어딨나? 그들은 초등학생보다 못한 집단이다."

시민들은 많이 피곤한 모습이었다. 대구는 5월 3일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집회를 이어왔던 터라, 열성적 참여자들은 많이 피곤해 하는 모습이었다. 김용호씨는 "곧 휴가철인데 빨리 정부에서 항복해서 이명박 정부도 쉬고 시민들도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구시민들도 '한나라당의 도시'란 별명에 많이 신경쓰는 모습들이었다. 시민들은 한나라당의 절대 지지지역인 대구경북이 일어서야 나라가 바뀐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했다. 이름을 X맨이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현재 이명박이 항복하지 않는 것은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 투쟁하는 것이 서울보다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대구도 열심히 한다. 너무 대구만 비난하지 말라"라며 인터넷에서 대구경북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서운함을 표현했다.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선, 대경아고라 카페 소속 10여 명이 모여서 철야농성 중이다. 경찰도 100여 명 배치되었지만, 자정 이후 5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대경아고라 회원들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닉네임 '빨간비니'는 철야농성을 하게 된 이유를 "평일엔 밤새기 힘들지만, 주말에 가능하다"며 그동안 많이 철야농성을 했다고 밝혔다. 닉네임 '심리수사1인자'는 "대구가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하며, 대구경북 촛불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시국에 대해 그들은 긍정적으로 보는 듯했다. 그들은 시민들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빨간비니는 "사제단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분위기로 계속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정권퇴진 주제로 옮겨가는 데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심리수사 1인자의 마지막 한마디는 명쾌했다.

"이제 쇠고기 문제뿐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 신뢰를 못 주기 때문에 국민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그게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인 거 같다."

[1신: 5일 밤 11시 10분]

대구 최초 인터넷 생중계

'한나라당의 도시' 대구에서도 촛불은 타올랐다.

5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 광장에선 시민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촛불과 풍선, 피켓을 들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했고 문화공연 등 행사를 즐겼다.

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컸다. 특히 중장년층들의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촛불집회 현장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명의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택시기사의 민심 또한 좋지 않았다.

법인택시를 모는 김아무개씨는 현재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기름값도 올랐는데 손님들도 줄었다. 하루 14시간을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기 빠듯하다. 그래도 노무현 때는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먹고 사는 데 힘든 건 없었는데, 이명박 정권은 아니다. 강부자, 고소영 이게 뭐냐? 쇠고기뿐만 아니라 총체적으로 잘못됐다."

동성로 집회 현장 부근 노점에서 과일을 파는,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한 할아버지는 침을 튀길 정도로 열변을 토하며 현정부를 비판했다.

"난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촛불집회는 잘하는 거 같다. 쇠고기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 뭐라하는데, 부유층이나 있는 사람들은 쇠고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겠지만, 서민은 힘들다. 라면 값도 올라 끼니 때우기도 힘든데, 집권층은 관심도 없다. 정부에서 크게 잘못하고 있다."

"미친소 들어오면 어차피 죽을 건데, 공부가 뭔 소용?"

집회 현장에서는 시험을 마친 고등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현장을 찾은 '촛불소녀'들은 거침 없이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은 4·15 조치 이후, 압박이 심해진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한 여고생은 "요즘 어떤가"라는 질문에 "올해 들어 자습시간이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다음부터 확실히 부담이 심해진 느낌이다"라며 "어차피 미친소 들어오면 죽을 텐데 공부가 무슨 소용인가, 죽기 싫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나쁘다"고 주변에 있는 친구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는 자유발언과 문화행사로 이루어졌다. 문화행사에선 노래패들이 나와서 공연했고, 시인 김윤곤씨는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각종 퍼포먼스도 펼쳐졌는데, 특히 몇몇 시민은 쇠고기를 굽는 사람들이 갑자기 죽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퍼포먼스에 많이 놀란 듯했다.

이날 집회에선 대구 최초로 아프리카 방송 생중계가 시도됐다. 최초 생중계에 시민들은 상당히 고무되었고, 많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대구시내를 가두행진했다. 가두행진 후 대책위는 종각네거리에서 철야농성을, 아고라 회원들은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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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앞 천막
【서울=뉴시스】

'6.10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최대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린 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시의 강제철거 이후 자취를 감췄던 천막 행렬이 부활했다.

이날 50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5만)의 참가자들이 모인 서울광장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권력남용을 규탄하는 목회자일동,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다음 아고라, 안티 이명박 카페 등 20여곳의 천막이 들어섰다.

지난달 30일 천막 안에서 단식 기도를 벌였던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사제단에 이어 불교 단체도 어제부터 천막에서 단식 기도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뜻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따뜻한 차와 커피를 전달했던 천막 '촛불다방'도 문을 열었다.

촛불다방 관계자는 "차량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차를 나눠주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천막에 다방을 설치한다"며 "촛불집회가 끝나는 날까지 시민들에게 차와 음료를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촛불집회 텐트 등 불법 설치된 천막 33개 동을 강제 철거했다.

이승영기자 sylee@newsis.com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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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59번째이자 6월 10일 이후 대규모 두번째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빗 속에도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께 색색깔의 우비를 착용하거나 우산을 든 집회 참가자들로 서울광장 앞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이어진 거리가 꽉 메워져 있다.

경찰은 코리아나호텔-프레스센터 앞측에 경찰벽을 미리 세워둔 설치한 상태며, 혹시 발생할 지 모를 물리적 충돌을 대비하고 있다.

이날 촛불집회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주최로 '7.5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대책회의측은 100만명의 참가자가 모이는 사상 최대규모의 집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6월 10일 이후 촛불집회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었으나, 이날은 대학생, 노동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 최대 인파가 운집해 있다.

광장 주변에는 사제단·불교계 등에서 세운 천막과 방송용 차량, 간이 식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은 철도노조에서 제공한 간이 화장실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근처에 세워져 있다.

또한 다음 아고라 회원들은 서울광장에 천막을 세워놓고 '삼양산성' 쌓기 행사를 진행했다. 5개들이 삼양라면 묶음으로 산성을 쌓으며, 향후 산성에 쓰인 라면을 불우이웃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김정은(여, 23)씨는 "오늘 집회는 6월10일에 이어 이명박 정부를 다시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다만 비폭력 집회로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열리는 촛불문화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아래, 불법.폭력 시위로 진행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서울 광장 주변에 172개 중대의 병력을 배치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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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임재성 기자]

'명바기의 일기 공모전'이 배후라는 증거란다. 지난 4일 서울지방경찰청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한국진보연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밝힌 증거 중에 하나이다. 소가 웃는다.

벅찬 세상이다. 기려야 할 열사들이 너무 많다. 열사란 누구인가. 자신을 희생해서, 심지어 목숨까지 내 놓으면서 스스로의 양심과 대의를 지킨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저쪽 편'에서 우리를 위한 열사가 탄생하고 있다. 자신의 '양심'과 '대의'를 지키는 과정에서 전 국민의 비웃음과 분노를 만들어냈고, 자신을 희생해서 촛불을 이어나가게 해주었다.

이경숙 열사님의 '어륀지'는 예고편이었다. 촛불이 타오르자 폭력시민 운운했던 어청수 열사, 촛불은 누구 돈으로 사냐는 이명박 열사, 검사 출신인데도 공중파에서 틀린 사실관계를 비장의 카드라 공개하며 '천민민주주의'라는 어려운 이야기로 그 어렵다는 포탈 검색어 1위를 장악하셨던 주성영 열사 등등. 좀 쉬고 싶어도 열사들이 온 몸으로 우리를 거리로 불러 세웠다.

새로운 열사의 탄생, 그대를 기린다

3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존중 선언과 평화집회 보장을 위한 기독교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폭력진압과 관련해서 어청수 경찰청장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이런 '열사정국'에 제일 당황한 것은 '저쪽 편'이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보다 못해 앞으로 TV에 나가는 의원들은 자신과 상의하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지도자 만남도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이제 경찰이 본격적으로 그 열사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물대포가 안전하면 너네 집 비데로 쓸래?'라는 시민들의 제안에 사이즈가 안 나와서 당황한 나머지 법질서 확립과 같은 테이프만 틀어대다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나보다. 그리고 '공권력'답게 이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시작했다.

국회의원이고 어린아이고 일단 잡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행자 1000명 달성이라는 목표에 근접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게 궁금해 하던 '배후'가 나오질 않았다. 연행자들이 증언하듯 경찰이 '너 아고라 조직 회원이지?'라는 질문이나 해대는데 만약 있어도 잡았을까 생각은 든다. 그러자 수색영장의 내용과 범위를 묻는데 담부터 넘어서 시민단체의 컴퓨터와 문서들을 깡그리 쓸어갔다. 열심히 분석해보니 무언가 나왔다 확신이 들었나보다. 됐다. 잡았다. 드디어 배후를. 그렇게 발표한 것이 '명바기의 일기 공모전'이다. 열사의 탄생이다. 그대를 기린다.

국민대책회의 소속 한 단체인 한국진보연대를 수색한 결과로 내놓은 것은 다음과 같다. "매일 촛불집회를 열고 특히 주말에는 총력 집중 해달라", "정부에서 고시를 강행하면 즉각 규탄활동을 조직해달라", "경찰의 폭력에 항의해달라", "가두선전을 강화해달라". 이거 심각한 세금 낭비이다. 이거 확인하려고 그 수많은 경찰들 동원해서 이름도 무서운 압수수색을 했나. 그냥 단체 게시판에 가서 다운받아도 된다. 아니 그냥 인터넷 검색해라. 수만 건의 게시물이 여러분 앞에 등장할 것이다. 힘들게 압수수색할 필요 없다.

검색하다 보면 내 글도 검색될 것이다. '좀 더 질기게 촛불을 들자', '어청수 경찰청장 사과하시고 사퇴하십시오', '비폭력을 유지하자, 차라리 다 잡혀가자' 어떤가. 비록 한국진보연대와 같은, 있어 보이는 이름은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고, 공개적인 언론에 쓴 글이니 타인을 선동한 것도 맞다. 검색하다 보면 다른 글도 보일 것이다. 몇 월 며칠 어디에서 유모차를 끌고 모이자, 경찰청 어디어디에 항의전화 하자, 청와대로 진격하기 위한 방법, 명박산성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도대체 압수수색까지 했으면 좀 그럴싸한 것을 내놓아야 되는데 이게 무언가. 사람들이 비웃는다.

앞서 말한 것들이 이 단체가 '컨트롤 타워'라는 증거란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행동지침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모래주머니를 5m 폭으로 쌓을 경우 모래주머니 13만5천 개가 필요하다"는 그리스 바른 컨테이너 앞에서 '세상 갈 때까지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했던 것이다.

촛불집회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이면 했던 이야기가 '어떻게 넘을까'였다. 그리고 많은 매체들이 인터넷 생중계까지 했던 국민대토론회에서 모래토성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토론회에서 네티즌이 보내준 제안에 광우병 쇠고기를 막기 위해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국민대책회의가 당연히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 아닌가.

'대학로에서 시청으로 행진을 시작한다' 역시 증거 중 하나라고 하는데. 말문이 막힌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저항을 하는 것 자체가 싫다고 그냥 말하면 이해라도 하겠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경찰은 30일 새벽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 전관석

난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그리고 그들의 손발이 되는 경찰이 정말 독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초창기 배후설. 처음에는 그냥 우리를 매도하기 위해서 배후설을 주장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것은 그들의 '믿음'이었다. 촛불이 거리를 채워나가며 커지자 잠깐 주춤했지만 믿음은 꺾이지 않았다.

어찌 착한 학생들이 우리 같이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미워할 수 있을까. 그건 전교조 같은 선생들이 애들을 물들여서야. 함께 힘을 합쳐서 FTA도 추진하고 경제도 살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좀 꺼림칙하기는 해도 그냥 미국산 쇠고기 좀 먹자는 우리의 충정을 어찌 몰라줄까. 이렇게 시민들이 길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은 분명 친북좌익 빨갱이들의 선동일 것이야.

거리에 한 번 나와 보기만 하면 그게 얼마나 '소설'같은 이야기인지 알 수 있을 텐데. 아니 요즘 그렇게 잘나가는 <오마이뉴스>나 <칼라TV> 생중계만 봐도 알 수 있을 텐데. 컨트롤 타워? 사람들이 웃는다.

왜 밤샘 집회가 시작되었는지 아는가. 국민대책회의에서 마이크로 '이제 집에 갑시다'했을 때 사람들이 '뭐가 해결되었다고 집에 갑니까 너나 가세요' 하고 거리에 주어앉아서 기다렸던 것이 시작이다. 대책회의가 무대도 설치하고, 오후에 잠깐 행사도 해서 사람들이 고맙게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별 관심도 없다. 왜 모두 아는 것을 국민들의 민생치안을 책임지는 경찰만 모르는가. 모른다면 무능해서 '아웃(Out)'이고 알아도 성과를 내려고 이러는 거면 자격이 없어서 '아웃'이다.

'믿음'은 무서운 것이다. '믿으면 보이나니' 그들은 눈과 귀가 아니라 믿음으로 세상을 봤다. 그랬기에 이런 코미디 같은 발표도 심각하게 '배후를 밝혀냈다'며 진지하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명박도 정말 촛불을 누구 돈으로 샀는지가 궁금했을 것이다. 주성영도 진정 거리의 촛불을 천민민주주의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미치도록 잡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가 공권력이 이렇게 마구 잡아들여서 소설 같은 수사발표를 해도 되는가. 믿음이 국가권력과 만나면 결국 파시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지금의 공안정국은 너무나 슬프게도 역사에서 파시즘으로 가는 초기단계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이제 그만 하자. 신뢰라는 것은 한 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란 어렵다. 정부가, 한나라당이 그러는 것은 정치인이니까,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경찰까지 열사가 되면 곤란하다. 이명박 정권이 천년만년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경찰 4년만 하고 말건가. 사실 지금은 4년이 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경찰과 국민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경찰이 이렇게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면 그 후과는 온전하게 경찰의 책임이다. 몇 명 구속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편향된 믿음이 아닌 당신들의 눈과 귀, 그리고 거리에서 진실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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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장중계] ‘국민 승리선언 범국민 촛불문화제’ 열려



[9신 : 6일 오전 4시] ‘6·10 이후’ 최대인파

습한 열대야속 고무줄놀이·춤·노래가 ‘청량제’

초등생 ‘돼지저금통’째 모금…충돌 없이 끝나


메아리 없는 외침에 답답할 법도 한데, 시민들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웠다.

2008년 7월5일에서 6일로 넘어선 시각, 서울시청 앞 광장, 종로, 광화문 일대가 거대한 문화공연장으로 바뀌고 있다. 문화공연은 분노로 끈적끈적해진 피를 맑게 하는 씻김굿이었다. 열대야를 녹이는 청량제였다. 가장 큰 무대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무대 차량이 있는 대한문 앞이다. 어림잡아 1만5천에서 2만 여명에 이르는 촛불시민이 모여 있다. 하지만 문화공연의 거점도, 중심도 따로 없다. 종로와 프레스센터 앞, 시청광장 앞의 문화공연은 ‘따로 또 같이’, ‘무지개 빛깔’처럼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냈다. 5일로 59차례에 이르는 촛불집회의 원동력이 ‘촛불을 든 시민들의 네트워크형 집단지성’이었듯이 문화공연 또한 그랬다.

자정을 넘겨 이어지는 ‘무박2일 문화공연’은 이제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현상이 되어가는 거 같다. 대한문 앞 문화공연은 5일 밤 11시께 안치환씨가 “승리할 때까지 힘내자”며 <자유>와 <광야에서>를 열창하며 달아오른 분위기가, 6일에도 이어지며 열기를 더했다.

6일 1시. 남성 1명에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노동예술단 몸짓패 ‘선언’이 올라왔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가운데도 <불나비>를 부르며 박력있는 율동으로 촛불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시민들은 “한번 더, 한번 더”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1시35분. 가수 박성하씨가 무대에 올랐다. “총알은 절대 신념을 뚫지 못한다”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대사로 말문을 열었다. 그러고 나서 <꿈은 이루어진다>를 불렀다. 이어 도종환 시인의 ‘개울’이라는 시에 곡을 붙인 발라드 풍 노래를 노랫말을 미리 들려주며 부드럽게 불렀다. “~멈추지 않는다면, 쉼없이 흐른다면, 그토록 꿈꾸던 바다에 이미 닿아 있다는 걸~” 시민들은 촛불과 몸통을 좌우로 흔들며 대거리를 했다. 박성하씨는 <광야에서>를 부른 뒤 이렇게 인사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건강하십시오, 웃음을 잃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이땅의 희망입니다.”

이어 노래패 ‘꽃다지’가 무대에 올랐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가 울려퍼졌고, 시민들은 촛불과 손을 높이 치켜들고 박수를 쳤다.

2시20분. 잠시 뒤 녹색연합 최승국 사무처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종교계가 도와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아쉽지만 이제 음향시설을 돌려보내야 할 시간입니다. (차량을 돌려보내는데) 동의해줄 수 있습니까?” 촛불 시민들이 답했다. “예!”

최 사무처장이 다시 말을 받았다. “우리가 전경과 싸울줄 몰라 싸우지 않은 게 아닙니다. 단 한치의 충돌도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한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최 사무처장과 촛불시민들이 외쳤다. “촛불이 승리했다!”, “국민이 승리했다!”, “이명박은 항복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5일 오후 6시30분 시작된 59회 촛불문화제는 공식적으로는 이렇게 끝났다. 아쉬웠는지, 몇몇 시민들이 5일의 집회를 평가하는 토론을 이어갔다. 중계동에서 나온 김혜란(38)씨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폭력 평화시위로 끝나 좋다. 앞으로도 평화적 촛불시위가 계속되면 좋겠다.” 정릉동에서 나왔다는 장동규(42)씨는 5일의 행사 진행 방식에 다소 비판적이었다. “대책회의가 하고자 하는 비폭력 시위 방식에 동의한다. 하지만 오늘은 비폭력 무저항 운동에 가까웠다. 평화적 집회에 동의하지만, 연좌시위 등 최소한의 저항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의사 표현의 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촛불’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광장의 촛불시민들은 ‘이제 촛불을 끌 때가 됐다’는 주문에 동의하지 않았다.

남편과 딸 둘의 손을 이끌고 상계동에서 시청 앞까지 나온 강신영(39)씨의 다짐이다. “촛불이 경제를 말아먹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속지 말아야 한다. 나라를 위한 촛불이다. 계속 돼야 한다.” 강씨의 딸들은 이미 엄마 아빠의 무릎을 배고 꿈나라에 가 있다. 광장 여기 저기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하는 ‘노숙가족’들이 눈에 띈다.

59번째 촛불문화제는 이렇게 저물어갔다.

허재현 최현준 기자



촛불시민과 삼양라면

자정이 넘었다. 배가 고플 때도 됐다. 아니 이미 지났다. 적잖은 시민들이 광장 옆 포장마차로 몰려들었다. “라면 주세요. 근데 뭐예요?”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삼양라면입니다”

시민들 답변. “좋구요”

아주머니 덧붙이시는 말씀. “요즘 먹고 살려면 사람들이 뭘 바라는지 열심히 챙겨야 해요. 대통령도 그러시면 좋으련만….”

삼양라면, 촛불시민 덕에 완전히 떴다. ‘바른언론지키기 시민모임’은 시청 광장 한켠에서 삼양 컵라면으로 작은 탑을 쌓아두고 시민들에게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거져 나눠주고 있다. 촛불시민들한테 라면과 커피를 거저 제공해온 다인아빠와 촛불다방은 오늘도 프레지던트 호텔 방면에 차를 세우고 ‘봉사’를 하고 있다. 아고리언들은 삼양라면으로 ‘삼양산성’을 쌓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편, 철도노조에서는 광장 옆 플라자호텔 앞에서 도시락 1천개를 촛불시민들한테 거저 나눠줬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촛불시민들에게 이전에도 김밥을 나눠주고,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시청 광장에 나오면 밤이 깊어도 배곯을 일은 없다.

녹색연합, ‘이명박 정부가 나를 가장 열받게 하는 말’ 즉석투표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이 서울광장 옆 도로변에서 즉석 시민투표를 벌였다. 질문은 ‘이명박 정부가 나를 가장 열받게 하는 말’이었다. 촛불시민들이 오가며 스티커를 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어록이 1~3위를 독식했다.

1위 “그동안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뼈저리게 반성한다. 국민의견을 수렴하겠다.”

2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돼도)싫으면 안 사먹으면 된다.”

3위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폭력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4위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이 차지했다. “촛불집회는 천민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상업주의자들에 의해 변질됐다.” 5위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우리 명박이’라고 부르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말씀’이 이었다. “촛불집회엔 실직한 젊은이들이 참석했다.”

허재현 최현준 기자



[8신 : 6일 오전 1시20분]

대책회의, ‘5대 요구’ 발표…청와대 태도에 반발

“이명박 대통령 가장 짧은 임기 대통령될 수도”


2008년 7월6일 0시40분께 남윤인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운영위원이 대한문 앞 무대차량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국민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5일 오후 8시30분께 청와대 쪽에 직접 전달하려다 ‘단순 민원접수’하듯 다루려는 청와대 쪽의 태도에 반발해 국민들한테 직접 밝히게 된 것이다.

남윤인순 운영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관점에서 풀고자 하는 진정 어린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며, 5대 요구사항을 차례대로 읽어 내려갔다.

대책회의가 밝힌 5대 요구사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재협상 때까지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회수 및 유통 중단 △경찰 폭력과 반민주적 공안탄압, 언론탄압·통제, 네티즌 탄압 중단 및 책임자 처벌(어청수 경찰청장 및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구속자 석방 및 수배자 수배 해제) △의료민영화, 방송 장악 음모, 한반도 대운하, 물·공기업 민영화, 고환율 정책 등 포기·중단 △시민사회단체·종교계 대표들과 대통령 면담 및 공개토론회 개최 등이다. 사회자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가장 짧은 임기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영기자 kimmy@hani.co.kr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국민 요구사항’ 전문

시민을 비롯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종교계,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은 비폭력 평화정신을 근간으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국민들의 열망을 받들어, 다음과 같은 요구 사항을 전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결자해지의 관점에서 풀고자 하는 진정어린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첫째, 광우병 오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다. 당장 전면 재협상을 시작하라.

둘째,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현재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모두 회수하고, 더이상의 유통을 중단하기 바란다.

셋째, 비이성적인 경찰 폭력과 반민주적 공안탄압 및 언론탄압, 언론통제와 네티즌 탄압을 중단하고, 이런 탄압에 앞장섰던 책임자를 파면하라. 이와 관련해 우리는 어청수 경찰청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파면을 요구하며, 촛불집회 과정에서 구속된 사람들의 조속한 석방과 수배자들의 수배 해제를 요구한다.

넷째,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의료 민영화, 방송장악 음모, 의료 공공성 포기, 한반도 대운하, 물·공기업 민영화, 고환율 정책 중단을 요청한다.

다섯째,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종교계 대표들과의 대통령 면담 및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요청한다.

2008년 7월5일

국민승리선언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가자 일동





[7신 : 6일 오전 0시30분]

열대야 속 땀범벅 ‘촛불 행렬’ 다시 광장으로

도로 한복판서 “쥐새끼 잡자” 고무줄 놀이도


대한민국 현대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길, 2008년 7월5일의 길고 뜨거웠던 하루가 역사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저녁 무렵 내린 비로 도심의 공기는 후텁지근했다. 바람 한 점 없는 도심의 열대야는 시민들을 땀범벅으로 만들며 괴롭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행진은 그 어느 때보다 길고 경쾌했다. 촛불의 물결은 절망의 도시에 희망의 불씨를 흩뿌렸다. 시청과 남대문, 을지로, 종각 등 도심의 거리를 차례대로 촛불의 바다로 만들어갔다. 자정이 다가와도 시민들은 피곤한 기색이 없다.

경찰 차벽이 막으면 돌아서 가고, 걷다 지치면 도로에 앉아 쉬다가 다시 걷곤 했다. 이른바 ‘스네이크 마치(Snake March)’다. 시민들은 누군가의 지시없이도 뱀처럼 유연하게, 강물처럼 부드럽게 행로를 조정하고 있다.

5일 밤 12시가 다 되어가자 서울 도심을 누비던 시민들이 서울 시청 앞 광장으로 다시 모여들고 있다. 5만여명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대한문 앞에 설치된 촛불집회 무대 차량 위에선 문화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밤 11시20분. 가수 안치환씨가 나와 <자유>를 열창하자 열대야의 습한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분위기가 떴다. 자정이 넘어 ‘노래공장’과 노동가수 지민주씨 등이 차례대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도로에 앉은 시민들은 편한 자세로 어깨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다.

그에 앞서 밤 11시가 넘어 보신각이 있는 종각 사거리를 중심으로 3만여명의 시민이 모여있다. 세종로 사거리로 향하는 종로1가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소풍 나온 사람들 같다. 도로에 주저 앉아 근처 편의점과 포장마차에서 사온 라면, 순대 등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도로 한복판에서 ‘연구공간 수유 너머’ 사람들이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다. 부모 손을 잡고 거리를 걷던 아이들도 합류했다. 고무줄 놀이의 박자를 맞추는 노랫말은 이랬다. “쥐새끼를 잡자, 쥐새끼를 잡자~” 고무줄 놀이 참여자가 늘고 있다.

한편, 안국동 삼거리에서 종로경찰서까지 거리를 메우고 “구속자를 석방하라”고 외치던 2만여명의 시민들도 조계사 길을 거쳐 종각 사거리 쪽으로 모여들었다. 그 시각 안국동 삼거리에는 젊은 아고리언과 국민대 학생 등 500여명이 경찰 차벽을 마주하고 있다. 차벽 앞에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5명이 서 있다. 경찰과 시민의 충돌 등 돌발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왜 행진을 막느냐”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다수 시민들은 발길을 돌렸다.

그 시각 조계사 앞 길에서 한 경찰이 신분을 숨긴채 채증사진을 찍다가 시민들한테 붙잡혔다. 이 형사는 “경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시민들은 핸드폰을 통해 서울의 한 경찰서 정보계 형사임을 확인했다. 이 형사는 왼쪽 눈자위 밑이 찢어져 피가 나기도 했다. 근처에 있던 시민들은 “그 경찰이 도망가다가 넘어져서 다친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어떤 이는 “그 사람이 넘어졌을 때 일부 시민이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종로경찰서 앞에선 김화미(45)씨가 “종로서 소속 경찰한테 청계광장에서 맞았다”며 서장 면담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었다. 허재현 최현준 기자




박노자 “한국 경찰, 국민에겐 오히려 조폭”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한국학과 부교수도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박 교수는 한국에 있는 동안 계속해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경찰이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줘야 하는데, 한국 경찰은 오히려 국민에게는 조폭”이라고, 경찰의 강경진압을 꼬집었다. 박 교수는 향후 촛불 정국과 관련해 “정부가 쇠고기 문제에 있어 미국에는 양보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전혀 양보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에게 양보할 때까지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향후 촛불문화제가 민주주의 참여의 마당이자,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미친사람이 대통령이 됐는데,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주말마다 시민들이 모여 난장도 벌이고, 토론도 하고, 축제도 했으면 한다”며 “그 안에서 시민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배우고,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kimmy@hani.co.kr



토론회가 끝난 뒤, 박노자 인터뷰



[6신 : 5일 오후 10시30분]

청와대-대책회의 ‘의견서 전달’ 전격 무산

종로서 앞 “구속자 석방하라” 항의 시위도


서울 도심은 온통 촛불 행렬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5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에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작은 소동도 벌어지고 있다. 애초 대책회의는 숭례문-명동-을지로-종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과 한총련을 비롯 일부 시민들이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해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9시20분께 종로 사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고, 대부분의 시민들도 뒤를 따랐다. 이들은 9시45분께 종로경찰서 앞에서 “구속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20분 남짓 연좌시위를 벌였다. 김현웅 한총련 투쟁본부장은 “애초 한총련이 종로경찰서 앞에 와서 대책회의 관계자 구속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10시께 ‘비폭력 원칙’을 지키기 위해 연좌시위를 끝내고, 종로2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서울광장을 향해 다시 행진에 돌입했다.

그외 다른 시민들도 태평로, 종로, 을지로 등지에서 “재협상을 실시하라”, “어청수를 파면하라”, “이명박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YMCA 회원 100여명과 수도권 노동자 풍물패 뒤에는 원불교 사회개벽 교무단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국민들이 주는 마지막 기회를 겸허히 받아들이시길”이라고 쓰여진 펼침막을 들고 있다. ‘창살에 갇힌 촛불 문용식’ 카페 회원 10여명도 “문용식 아프리카 대표를 석방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행진 중이다. 문 대표의 어머니 지동심(76)씨도 이들과 함께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청와대와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면담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후 8시40분께 전격 취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책회의가 청와대로 의견서를 전달하겠다는 연락을 해 와 8시30분께 전달받을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대책회의가 ‘책임있는 사람이 나와 요청서를 전달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회의 쪽은 “청와대의 거절로 의견서 전달이 무산됐다”고 다른 주장을 폈다. 대책회의 면담 대표단 일원이었던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청와대에 ‘책임있는 인사가 나와 의견서를 전달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청와대가 이를 거절했다”며 “그럴 바에야 전달하지 않고 시민과 언론에게 직접 알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면담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대책회의 쪽이 의견서 전달과정에서 수석 또는 비서관급의 ‘직접 면담’을 희망했던 반면, 청와대가 면담보다는 ‘단순 민원접수’에 무게를 둬 양쪽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책회의는 의견서를 통해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미국산 쇠고기 유통 중단 ▲어청수 경찰청장·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및 촛불시위 관련 구속·수배 조치 해제 ▲대운하와 교육 공공성 포기 계획 중단 ▲이들 4개 요구사항 해결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 면담 및 공개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황준범 송경화 최현준 기자


[5신 : 5일 오후 9시30분]

‘두달간 촛불’ 동영상에 시민들 눈시울 붉어져

초등생 ‘돼지저금통’ 모금…명동으로 평화행진


“너무 감동스럽다. 우리가 너무 자랑스럽다”

7시50분께 김민기씨의 <상록수>가 배경음악으로 깔린 6분짜리 ‘촛불’ 동영상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수십만의 시민들이 일제히 숨을 죽였다. 촛불을 든 소년·소녀, 아이와 함께 나온 아줌마부대, 경찰의 폭력에 맞선 시민 등 두달 여 동안 계속된 촛불행렬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영상에는 경찰의 폭력진압,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도 담겼다. 6월30일 시국미사 영상이 흐르면서, 사제단이 등장하자 시민들이 “와”하고 환호하기도 했다. 몇몇 수녀들은 감격한 듯 수건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영상 마지막에 “끝내 촛불이 승리하리라”는 자막이 흐르자,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여기에 사회자 최광기씨가 모금함에 선뜻 넣어준 ‘초등학교 1학년 돼지 저금통’을 시민들에게 소개하자, 시민들이 “와”하고 환호를 보냈다. 이에 최광기씨가 “이런 애들이 대통령이 돼야 해요”라고 말했고, 그러자 권해효씨가 ‘하하’ 웃으며 “맞습니다”라고 맞장구쳤다.

이날 대책회의는 거리 모금에서만 5천여만원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또 8시40분께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촛불의 힘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결의문에는 이명박 정부의 갖은 억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촛불을 지켰고, 결국 승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 해법은 재협상뿐이라는 내용도 담았다.

한용진 공동상황실장(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한국진보연대가 과연 촛불의 배후였느냐”며 “우리들의 진정한 배후는 여중생과 네티즌이었다”고 말했다. 대책회의 김동규 활동가는 “안진걸, 황순원, 윤희숙 동지에게 격려의 함성을 보내달라”며 “태풍이 와도 우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으며 탄압이 오면 오히려 날개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8시50분께 재협상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애드벌룬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촛불문화제가 막을 내렸고, 곧이어 숭례문 방향으로의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대열 앞에는 정치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맨 앞에서 ‘인간방패’를 형성하고 있다. 허재현 최현준 기자


[4신 : 5일 오후 9시]

영장발부 박원석 실장 등 대책회의 간부 무대에“절대 촛불을 내려놓지 말자…끝까지 승리하자”


서울 도심은 온통 ‘촛불’ 행렬이다. 8시30분 현재 시민 50만명(주최쪽 추산·경찰 추산 5만명)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6·10항쟁 21주년이었던 지난달 10일 ‘100만 촛불대행진’ 때 70만명(주최쪽)이 모인 이래 최대 규모다.

촛불문화제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 중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 백은종 ‘안티2MB’ 카페 부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원석 상황실장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저들의 탄압에 의해 3명의 동지를 잃었고, 8명의 활동가가 쫓기고 있다”며 “하지만 대책회의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여러분이 촛불을 든다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광일 행진팀장은 “우리의 촛불은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이명박이 두 번이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명박의 성공시대를 좌초시키고, 우리 촛불의 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이명박의 퇴진을 위해 우리의 촛불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 합창단에 이어 오른팔에 깁스를 한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무대에 올랐다. ‘눕자 행동단’을 조직했던 그는, 지난달 29일 새벽 0시15분께 서울시의회 골목에서 비폭력을 주장하면서 1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누웠다가 전경들의 방패에 찍히고 몽둥이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그 뒤 그는 경찰청장에게 ‘경찰청 자문위원직을 사퇴하며’라는 공개편지를 써 화제가 됐었다.

그는 “우리는 일제와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에도 이겼다”며 “우리는 결국 승리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전두환보다 더 무섭고 더 못하다,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한다. 끝까지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

시민들은 <처음처럼>과 <헌법 제1조>, <아침이슬> 노래에 맞춰 촛불과 손팻말 번갈아 흔들었다. 손팻말에는 ‘7월30일 이명박 심판하다’, ‘국민이 준 힘으로 누구를 지키는가’라는 문구가 가장 많이 써있다. 촛불문화제 공연에서 자주 등장했던 노래패 우리나라는 이날도 <지금 당장 재협상> 등의 노래 공연을 선물했다.

오늘 6월30일 이후 평화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촛불행렬은 오늘도 평화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대책회의는 전국대표자회의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평화실천행동단’을 결성, 비폭력 행진을 이어가기로 했다. 8시50분부터 시작된 거리행진은 청와대로 향하지 않고, 서울광장을 떠나 남대문→명동→을지로→을지로→종각→광화문네거리를 거쳐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촛불문화제에 앞서 가진 전국대표자회의를 거쳐 ‘국민승리 선언문’을 채택했다. 대책회의는 “국민의 건강 문제는 지쳤다고, 정부가 안 듣는다고, 경찰 폭력이 난무한다고 멈출 일이 아니다”며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뤄진다. 조금만 더 힘을 모아 승리와 평화의 바다로 나아가자”고 선언했다.

한용진 공동상황실장(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한국진보연대가 이 촛불을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조·중·동의 중상모략이 있었지만 아니다”며 “재협상 때까지 절대 촛불을 내려놓지 말자”고 제안했다.

한편, 청계천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촛불집회 반대 집회’는 저녁 7시반께 마무리됐다.

이날 모인 500여명의 보수단체 시민들은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 뒤 모두 해산했다. 보수단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과 촛불집회 행사에 온 시민들 사이에 욕설이 오가는 등 신경전이 일기도 했지만, 경찰이 버스로 차단벽을 치고 왕래를 막아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학생 곽민호(25)씨는 “경찰을 때리고 불법 시위를 하는 것은 20년 전의 민주화 열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나도 대학생이지만 법을 벗어난 시위나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두한라회의 최영일(38)씨는 “촛불시위의 최고 지도자는 김정일로, 그가 싫어 가족과 함께 몇년 전 탈북했다”며 “북한 주민들은 배고파서 쓰러지는데 배부른 좌파 빨갱이들은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동요 ‘신데렐라’를 직접 개사한 이규대(56)씨는 “<아침이슬>도 우리가 부를 수 있었는데 뺏겼고, 그렇다고 <새마을운동> 노래를 부를 수도 없어서 쉬운 동요를 개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진보 쪽에서 부르는 <대한민국 헌법 1조>는 짧고 간결하고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등 잘 만들어진 노래”라며 “진보 쪽은 이 노래를 불러 마치 자신들이 핍박받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법을 어기면서 헌법을 논하는 것은 진보의 모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재현 최현준 송경화 기자




[3신 : 5일 오후 7시30분]

권해효 “촛불 지펴준 종단에 감사, 국민승리 선언하자” 시작

인권단체 ‘집시법 개정’ 서명…‘경찰청장 수배’ 전단 배포도


오후 6시30분 ‘국민 승리선언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헌법 제1조>가 울려퍼지자 시민들은 “와”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다. 사회자인 권해효·최광기씨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사회자가 “촛불이 승리한다”, “국민이 위대하다”, “고시를 철회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외치자, 시민들이 따라서 함성을 질렀다.

맨발로 나온 최광기씨는 “우리는 승리한다”며 “국민 승리의 날을 맞아, 제주도 한라산에서부터 비를 맞고 맨발로 달려왔다”고 인사했다. 권해효씨는 “두달 전 소녀들이 들기 시작한 촛불이 지금 이렇게 수만명이 함께 하는 촛불이 됐지만, 그동안 소화기, 물대포, 곤봉에 쓰러지는 아픔을 겪었다”며 “촛불을 다시 지펴준 4대 종단에 감사를 보내고, 오늘 촛불문화제에서 국민 승리를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의 행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서울광장뿐 아니라 동아일보 사옥~덕수궁~한국언론재단 앞까지 시민들이 든 촛불로 붉게 타올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정치인, 386세대, 유모차부대, 촛불 소년·소녀, 노동자,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첫 공연은 ‘아스팔트 농활대’가 펼쳤다. 6명의 농활대원은 <처음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을 했다. 이 노래는 지난 촛불집회 현장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노래 가운데 하나다.

플라자 호텔 근처에서는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집시법 개정’ 서명을 받으며, ‘어청수 경찰청장 현상수배’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6시45분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국민보호단’이라고 적인 연두색 가운을 입은 그는 정상덕 교무, 수경 스님, 김경호 목사 등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를 대표해 정상덕(원불교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교무는 “촛불은 승리하고 있다. 천주교, 기독교, 불교에 이어 오늘은 원불교가 여러분 앞에 당당히 나왔다. 우리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촛불을 밝힌 ‘촛불소녀’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박이슬(광명고1년)양은 “우리 시험도 끝났고, 방학도 했다. 이명박은 긴장하라”고 말했다. 교사인 이영주(44)씨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7월30일 교육감 선거가 있는데, 미친교육과 한판 붙어보자. 이 날을 쥐박이 잡는 날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인 명숙씨는 “그동안 우리는 평화적으로 집회했는데, 경찰은 불법집회로 변질되었다며 공안탄압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폭력·비폭력이라는 조중동의 논리에 휘말리지 말고, 폭력을 자행하는 정부에 맞서 끝까지 싸우자”고 호소했다.

7시30분께 시민 1000여명이 참여한 ‘개신교 연합 성가대’의 찬송가가 울려퍼졌다. 북과 피리의 반주에 맞춰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우리 승리하리라>라는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성가대의 멋진 화음을 감상했다. 신부님도, 수녀님도, 원불교와 불교 스님들도 모두 열렬히 박수를 쳤다. 서울 시청앞 광장은 남녀노소, 종교와 이념를 떠나 모두 한마음 한뜻이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2신 : 5일 오후 6시30분]

보슬비 그치면서 서울광장엔 시민 10만여명 모여

권해효 · 최광기 사회로 시작…맨 앞엔 ‘인간방패’


‘전대협’만 있냐, ‘아대련’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 촛불문화제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였던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중인 대학생 1600여명이 6월29일 조직한 ‘아대련(아고라 대학생연합)’도 서울 광장에 떴다. 오늘 오프라인 첫 모임을 가진 이들은 ‘아대련’ 깃발을 들고, ‘전대협’ 선배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카페지기 박아람(단국대·02학번)씨는 “오늘 전대협과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며 “뉴라이트에 넘어간 총학생회를 대신해 이제 대학생 누리꾼들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도 비를 맞으며 ‘투쟁’ 열의를 드높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년위원회 소속 20여명의 당원들이 시청 앞에서 ‘촛불탄압 중단,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강기갑 의원은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쇠고기 시장 100% 열어 달라고 했는데, 이명박은 오히려 150%를 열어줬다”며 “추가협상으로 대체 뭘 막았다는 것인가.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60~70대 할아버지은 “옳소!”하며, 힘차게 박수를 쳤다.

5시에 진행될 예정인 촛불문화제가 1시간30분 남짓 지연되고 있다. 오늘 촛불문화제 사회는 탤런트 권해효와 ‘국민사회자’ 최광기씨가 볼 예정이다. 오늘 촛불문화제 무대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다. 14.5톤 트럭으로 설치한 무대 위에는 ‘촛불이 승리한다. 국민이 승리한다’는 펼침막이 붙어 있다.

무대 앞쪽 대열 맨 앞에는 ‘인간방패’ 역할을 자원한 시민들과 정치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국회의원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국회의원들,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대표가 나란히 앉았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광장 한켠에 세워진 민주당 천막 앞에선 안민석·박선숙·박병석·주승용·최문순 의원들이 나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오늘 촛물문화제에는 민주당 의원 65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절대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국내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어 국민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명운동이 한창인 천막 인근에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6시20분까지 서울광장에는 10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5시50분께 오후 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가진 민주노총 조합원 1만5천여명이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5시20분께 YMCA 회원 600여명이 강제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어청수 사퇴”를 요구하며, 경찰청 쪽으로 행진에 들어갔다. 서울광장은 이미 시민들로 가득 찼고, 태평로 쪽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고, 한 손에 장미꽃을 쥐고 나온 시민들도 있다. 서울광장엔 <임을 위한 행진곡>, <헌법 제1조> 등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다.

일곱살 난 딸과 부인과 함께 온 유해룡(45·경기 일산시 주엽동)씨는 “현재까지 문제점이 해결된 게 전혀 없는데, 촛불을 접자고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비폭력 촛불시위를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태산(34·경기 광주시)씨도 “광우병 쇠고기와 관련해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촛불시위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이날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경찰 추산 300여명)은 오후 5시부터 서울 청계천 광장 한편에 모여 ‘촛불집회 반대 집회’를 열었다.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 북한인권 탈북청년연대, 자유북한방송,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 등 1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무대 차량 정면에 걸고,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한 단체의 대표는 “이제 거짓의 촛불을 들 게 아니라 북한 국민을 위한 촛불을 들어야 한다”며 ‘북한을 위한 촛불을 들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탈북자동지회 회원 김아무개(53)씨는 “이렇게 불법·폭력 시위를 해봤자 국민만 괴롭다”며 “선거나 국회 등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지 불법 집회를 계속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북한 탈북자가 썼다는 ‘제 딸을 백원에 팝니다’라는 내용의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데렐라’라는 동요를 “신데렐라는 엄마와 유머차를 탔더래요, 샤바샤바 아이샤바~ 물세례도 받고요, 샤바샤바 아이샤바~ 길거리에서 잠도 자요” 등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과 멱살잡이를 하는 등 2~3차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마찰이 끊이지 않자, 경찰은 전경으로 행사장을 둘러쌌다. 김승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10년전에 자유를 찾아 한국에 왔다”며 “반미를 외치는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상실된다. 대한민국은 큰 혼돈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허재현 송경화 최현준 기자 catalunia@hani.co.kr

 



 

▲ 우리 동네 검찰·경찰에 엽서 보내요 =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 탄압에 항의하는 엽서 보내기 운동에 한창. 손성영(47·충남 공주)씨는 “검찰과 경찰이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민주정권 시절을 거친 경찰이 왜 이리 변했냐”며 “경찰의 과잉대응이 시민들의 폭력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 경찰, 차벽쌓기와 주차의 달인? = 그동안 시민들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경찰차로 ‘명박산성(경찰 차벽)’을 쌓았던 경찰들의 차벽쌓기와 주차 실력이 수준급. 경찰은 청와대뿐 아니라 이날 오후에는 20대의 버스를 촘촘히 세워 조선일보 사옥 호위(?)에 나서. 마치 벽돌로 담벼락을 쌓듯 한치의 틈도 없을 정도로 주차해 시민들이 놀랄 정도. 이를 본 한 시민은 “달인 수준”이라며, “경찰이 국민의 세금으로 개인 회사(신문사)를 보호해 준다는 게 말이 되냐”고 꼬집어.

▲ <촛불시민특보> 등장 = 서울 광장 앞에는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자체 제작한 <촛불시민특보>가 등장. 특보에는 사제단 시국미사에 이어 개신교의 시국기도회, 불교계의 시국법회 등 다양한 형태의 촛불문화제 관련 기사와 사진, 한-미 FTA 기사들이 실려 있어. <촛불시민특보>에 참여한 한 회원은 “어제 신문이 나왔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오늘 이곳에 찾아왔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많은 시민들이 오늘 촛불문화제에 와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혀.



[1신 : 5일 오후 4시30분]

‘국민승리 선언의 날’ 촛불밝힌 이래 최대규모 예상

전대협 깃발 다시 등장…한쪽에선 ‘삼양 산성’ 쌓아


5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국민 승리선언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될 전망이다. 대책회의는 오늘 촛불집회를 평화적으로 이끌며, “국민 승리 선언의 날”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2일부터 열린 ‘촛불문화제’는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위축됐다. 6월3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개신교(7월3일)와 불교·원불교(7월4일)가 결합하고,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촛불문화제를 두시간 앞둔 오후 3시 서울 광장.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현재 3천여명 가량이 모였다. 전대협 깃발을 앞세운 전대협 출신 200여명의 ‘386’들은 3시부터 시청 앞 횡단보도에서 정부의 강경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좌경세력 매도말고 평화시위 보장하라”, “386이 일어섰다. 이명박은 각오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몇몇은 “아~ 전대협이여. 우리의 자랑이여. 나가자 투쟁이다. 승리의 그 한길로”로 끝나는 ‘전대협 진군가’도 불렀다. 김교정(41)씨는 “85학번인데 20년 만에 이 노래를 부르는데 다시 부르게 되어 암담하다”고 말했고, 전상규(46)씨는 “386까지 나오게 했다는 것만으로 서글픈 일”이라며 “지금 정국은 20년 전과 차이가 없다”고 씁쓸해했다.

광장 주변에는 사제단·불교계·아고라 등에서 세운 천막들이 자리잡고 있다.

다음 아고라 회원들은 천막 앞에서 ‘삼양산성’ 쌓기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5개들이 삼양라면 묶음으로 산성을 쌓는 행사다. 현재까지 20여개가 쌓였다. 오태현(60·서울 화양동)씨는 “4일 밤 한 누리꾼이 ‘삼양산성’ 쌓자는 제안글을 올렸다”며 “몇 개가 될지 모르겠는데, 누리꾼들이 계속 라면을 갖고 오고 있다. 다 쌓은 다음엔 불우이웃에게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님들의 단식천막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승복을 입은 스님 8명이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법안(실천불교승가회 대표) 스님은 “6월 항쟁 때 일주일 단식을 한 이후 처음”이라며 “곡기를 끊는다는 것은 국민이 아프고 힘들어할 때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촛불의 의미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서울 광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비가 올까 우려하면서도 많은 사람의 동참을 바라는 분위기다. 이상희(34)씨는 “이명박은 비가 오길 바라겠지만 하늘은 정의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촛불이 만든 빛이 어둠을 이기고 거짓을 이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3시30부터 광장 한켠에선 81명의 대표가 모인 가운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국대표자회의’가 열리고 있다. 향후 촛불문화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책회의 관계자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경찰은 오늘 열릴 촛불문화제를 허용하되, 불법·폭력 시위로 변질될 경우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 광장 주변에 172개 중대의 병력을 동원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한겨레 특별취재팀

총괄 데스크 : 함석진 기자

동영상 : 박종찬 기자(총괄), 이규호 은지희 조소영 박수진 김도성 피디

취재 : 김미영(총괄) 이제훈 허재현 최현준 노현웅 송경화 황춘화 기자

사진 : 이종근 김태형 신소영 기자

편집 : 김노경 장수경 기자

한겨레 시민기자단 : 박상돈 박재인 최환성 최미희 류신 이윤상

‘한겨레 촛불토론회’ 진행 : 홍세화 기획위원,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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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pedia!]

28일 다음 아고라에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살아났으니 오월대도 나오라는 글과 댓글 등이 올라왔다. 과거 전대협 소속 386회원 100여 명이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 아래 모였다.

조선닷컴 5월 29일 보도

80년대 학생운동 조직은 '무림'과 '학림'으로 시작했다. 80년 12월 서울대에서 일어난 시위를 수사하는 공안당국은 '무림'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는데 이는 '안개'처럼 조직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뜻이었다. 학림은 비슷한 시기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을 만들자는 결의를 했던 조직이다.

1985년 전국학생총연합(전학련)이 수십 개 대학에 생기면서 그 하부조직인 삼민투쟁위원회가 유명해졌다. 민족·민중·민주의 세 가지를 대표한다는 뜻의 이 위원회는 삼민투로 불렸다.

이 조직이 그해 5월 미 문화원 점거사건 후 공안당국에 의해 깨지고 1986년 민민투(반제반파쇼 민족민주 투쟁위원회)와 자민투(반미자주화 반파쇼민주화 투쟁위원회)가 생겼다. 두 조직은 이후 국내 운동권에서 PD계열(노동운동 강조·민민투), NL계열(통일운동 강조·자민투)의 시초가 됐다.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은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당시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들의 모임이다. 이후 1989년 임수경씨의 평양축전 참가, 1990년 범민족대회를 추진했다. 전대협은 1993년에는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으로 바뀐다.

'오월대'는 전남대의 조직이고, '녹두대'는 조선대의 운동 조직인데, 앞서 설명한 운동 조직과 성격이 다르다. 즉 시위 때 다른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화염병, 쇠파이프로 무장해 소위 '백골단'과 전경과 싸우는, 이른바 '전투 조직'의 역할이었다. 오월대나 녹두대는 다른 대학의 전투 조직보다 더 조직적이고 규율을 갖추고 있었다. 전대협 중 남부 지역 대학 모임을 뜻하는 남대협(이후 남총련)도 전투 조직이 강한 것으로 유명했다.

[정성진 기자 sj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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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행진을 마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근처에 다시모여 촛불문화제2부를 시작했다. /이태경 기자
시민단체·야당 총집결에 보수단체도 맞불

5일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하루를 넘겨 6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6일 오전 1시 현재 촛불집회 참가자 6000여명(경찰추산, 집회측 추산)은 서울광장에 모여 문화제를 열고 있다. 세종로 교보문고 앞과 청계광장에도 참가자 300여명이 남아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시위대를 위해 도시락 1000개를 준비해 시청역 지하철 출구 앞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등 주류를 사 마시고 있으며, 신문지 등을 깔고 잠을 청하는 집회 참가자도 늘고 있다.

[6일 0시 현재]

5일밤 안국동과 종로1가, 세종로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거리 행진을 벌였던 시위대가 오후 11시부터 처음 촛불집회를 가졌던 서울광장에 다시 모여 문화제를 열고 있다. 현재 집회 참가자수는 1만4000여명(경찰추산)으로 촛불집회 시작 인원인 5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보다 줄어든 상태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가진 뒤 오후 8시45분쯤 가두시위를 시작했던 시위대는 소공로와 남대문, 명동 , 을지로, 종로 등을 지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한총련 깃발을 든 일부 시위대는 안국역을 거쳐 종로경찰서 앞으로 이동해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일부 시위대는 경복궁 역 쪽으로 이동했으나 연합뉴스 건물 근처에서 전경버스에 가로 막혀 더 이상 청와대 쪽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태평로, 종로, 을지로 등에서 거리 행진을 마친 시위대는 서울 광장으로 다시 이동해 문화제를 열고 있다. 문화제에는 가수 안치환이 참석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야에서' 등을 불렀다.

현재 서울광장 문화제에는 경찰추산 1만4000여명이 참석했으며, 종로1가에 800여명, 종로 서린로터리 부근에 500여명이 모여 산발적인 집회를 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세종로 교보문고 앞과 종로경찰서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후 11시 현재]

5일 밤 안국동과 종로1가, 세종로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거리 행진을 벌였던 시위대 2만3000여명(경찰추산)이 오후 11시부터 처음 촛불집회를 가졌던 서울광장에 다시 모여 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가진 뒤 오후 8시45분쯤 가두시위를 시작했던 집회 참가자 5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은 소공로와 남대문, 명동 등을 지난 뒤 서울광장 쪽으로 이동했다.

현재 서울 광장에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안국동과 종로3가, 종각 등으로 흩어졌던 시위대도 서울 광장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일부 시위대는 현재 세종로 교보문고앞과 종로경찰서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촛불집회가 열린 6일 새벽 0시 30분경 광화문도로에 어린이를 동반해 집회에 참가한 가족들이 차도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조인원 기자

[오후 10시 현재]

5일 밤 촛불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안국동과 종로 2가, 세종로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오후 8시 45분쯤 서울광장을 떠난 5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은 숭례문 방향으로 이동하다 명동 롯데백화점 앞 도로와 을지로, 종로를 거쳐 안국동 로터리까지 진출했다.

일부 시위대는 안국동 로터리에서 좌회전해 청와대 방향으로 향했으나 동십자각 앞 도로에 설치된 전경버스 차벽에 막혀 행진을 멈췄다. 또 다른 일부 시위대는 종로경찰서 방향으로 진출하기도 했고, 세종로 일대와 종로 2가 에도 시위대의 거리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까지 우려됐던 시위대와 전경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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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오후 10시 현재 도심 주요 도로를 따라 행진을 벌이고 있다. 오후 10시 현재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별 다른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박종인 기자

[오후 9시 현재] 

2008년 7월 5일 저녁 9 시경 서울 시청 광장과 태평로, 남대문로를 매운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미국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8시 45분쯤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참가자 5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는 8만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최대 70만명)이 모였던 지난 6월 10일 이후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시민들은 "재협상을 실시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협상무효 고시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숭례문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이들은 이후 명동과 종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의 종교계 인사와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정치인, 시민단체 지도부는 우려되는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대 맨 앞에 설 계획이다.

[오후 8시 30분 현재]

5일 열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에는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한용진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 등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지도부가 대담하게 무대 위에 올라와 공개 연설을 했다.

한용진 위원장은 “재협상을 할 때까지 절대 촛불을 놓지 말자”고 말했다. 박원석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는 생명과 건강을 지키자는 국민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했다”며 “이 정부는 이성으로 국민을 설득할 능력을 상실했다. 국민 앞에 항복하고,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체포전담반까지 구성해 한 위원장과 박 사무처장, 한국진보연대 김동규 정책국장·정보선 문예위원장 등 수배자 7명에 대한 검거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후 8시 30분 현재 촛불집회에는 5만명(경찰 추산, 주최측추산 30만명)이 모이는 등 집회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참가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무대차량이 설치된 대한문 앞 도로과 서울광장 뿐만 아니라 세종로 방향 코리아나 호텔과 숭례문 방향 삼성본관 앞 도로까지 시민들로 가득찼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거리행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8시 40분쯤 서울광장을 출발, 명동 거리를 향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민봉기 기자

 

[오후 8시 현재]

오후 내내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가운데 덕수궁 대한문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는 오후 8시 현재 4만 5000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25만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무대차량이 설치된 대한문 앞 도로과 서울광장 뿐만 아니라 세종로 방향 코리아나 호텔과 숭례문 방향 삼성본관 앞 도로까지 시민들로 가득찼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거리행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30분부터 본격 시작된 촛불집회는 영화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국민은 승리한다" 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대표단이 이날 오후 9시쯤 청와대를 방문, 5대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회의측 관계자들이 청와대를 직접 방문해 면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단은 시민단체 관계자 5명과 함께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미국산 쇠고기 유통 중단 ▲어청수 경찰청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및 촛불시위 관련 구속.수배 조치 해제 ▲대운하와 교육 공공성 포기 계획 중단과 함께 이들 4개 요구사항의 해결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 면담 및 공개토론 개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는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 40분까지 청계광장에서 카페 회원과 외국 유학생, 탈북자단체 소속 회원 등 경찰추산 400여 명(집회측 추산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대차량에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지금 대한민국은 거짓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등의 현수막을 걸고 “불법 과격 폭력 시위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오늘은) 거짓의 촛불이 아니라 어둠의 땅 북한을 위해 각계 시민들과 애국 젊은이들, 외국인들까지 함께 정의의 횃불을 든 밝은 날”이라며 “이제 북한 주민들의 삶에 대해 말할 때이며, 더욱이 촛불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이규대(56)씨는 “지금 인터넷 세상은 완전히 진보가 장악했다”며 “그냥 놔뒀다가는 현실의 오프라인까지 완전히 망가질 것 같아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탈북 여대생은 집회 자유 발언에서 “정부에서 한우를 없애라는 얘기가 아닌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먹기 싫은 사람은 한우를 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해외의 북한 인권단체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회원들도 참석, 자체 제작한 탈북자 동영상을 틀기도 했다.

[오후 7시30분 현재]

5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3만5000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반대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는 추산 8만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최대 70만명)이 모였던 지난 6월 10일 이후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오후 6시30분부터 본격 시작된 촛불집회는 영화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국민은 승리한다" 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의 종교계 인사 200여명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및 당직자 50여명은 ‘ 촛불은 승리한다. 국민은 승리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무대차량 앞자리에 앉아 있다. 이들은 과 함께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대 맨 앞에 설 계획이다.

‘청소년 다함께’ 등 청소년 단체들은 무대위에 올라 “이명박 긴장하라. 좀 있으면 방학이다. 우리 시험 끝났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헌법 제 1조’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촛불 등 집회 용품 구입과 부상자 치료 등을 위한 모금함 80여개를 마련해 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는 청계광장에서 카페 회원과 외국 유학생, 탈북자단체 소속 회원 등 400여 명(경찰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무대차량에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지금 대한민국은 거짓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등의 현수막을 걸고 “불법 과격 폭력 시위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오늘은) 거짓의 촛불이 아니라 어둠의 땅 북한을 위해 각계 시민들과 애국 젊은이들, 외국인들까지 함께 정의의 횃불을 든 밝은 날”이라며 “이제 북한 주민들의 삶에 대해 말할 때이며, 더욱이 촛불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오후 6시 현재]

5일 오후 8시경 서울광장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탤런트 권해효씨(왼쪽)가 연단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조인원 기자
5일 오후 6시 현재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70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반대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국민은 승리한다" 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오후 6시 부터는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의 종교계 인사 200여명이 합류해 무대가 설치된 대한문 앞 도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은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및 당직자 50여명과 함께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대 맨 앞에 설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보호단’이라고 적힌 초록색 형광조끼를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은 “종교인과 정치인이 앞장서 비폭력 기조에 따라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민주노총 기간산업공동투쟁위원회 소속 노조원 5000여명(경찰 추산)은 오후 5시45분쯤 서울광장 인근 한화빌딩 앞에서 집회를 갖고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오후 7시쯤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후 5시 30분 현재]

5일 오후 5시 30분 현재 덕수궁 대한문 앞 촛불집회 시위참가자는 3000여명(경찰추산)으로 불어났다.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가 설치한 무대 바로 앞에는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및 당직자 50여명이 ‘국민보호단’이라고 적힌 초록색 형광조끼를 입고 집회에 참석중이다.

시위대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서울시 의회 앞까지 서울광장 일대 도로를 점거한 채 “쇠고기 수입 재협상” “농산물 수입개방” “미친 교육 반대” “어청수(경찰청장)을 파면하라”“이명박은 물러가라” 등 다양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역 앞 광장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집회를 열었던 민주노총 기간산업공동투쟁위원회 소속 노조원 5000여명(경찰 추산)은 오후 5시10분쯤 서울역 광장을 떠나 남대문 방향 편도 8차선 중 6차선을 차지한 채 삼성본관 앞으로 거리행진을 했다. 이들은 삼성본관 앞에서 또 다시 집회를 연 뒤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 촛불집회에 합류키로 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오후 5시쯤부터 서울광장에서  ‘국민 여러분, PD수첩을 지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특보형식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한편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는 청계광장에서 카페 회원과 외국 유학생, 탈북자단체 소속 회원 등 400여 명(경찰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무대차량에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를 현수막을 걸고 “불법 과격 폭력 시위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5시 현재]

5일 오후 5시 현재 서울에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 서울역 광장 등에서 산발적인 집회가 이뤄지고 있다.

오후 4시55분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삼거리에서 1500명(경찰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집회에는 현재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노동·농민단체,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이명박탄핵범국민운동본부·미디어다음 아고라 등 네티즌 모임 등이 참석 중이다.

서울광장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참여연대, 진보신당 칼라TV 등이 천막을 치고 곳곳에 자리를 잡았고, 진보신당과 창조한국당 등 정당들의 깃발도 보였다.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측은  "집회가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정확한 참석인원을 추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기간산업공동투쟁위원회는 오후 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노조원 5000여명(경찰추산)이 가운데 ‘공공부문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경찰은 시위대의 세종로 진출을 막기 위해 서울시 의회 건물앞에서 파이낸스 센터 빌딩까지 전경버스로 차벽을 쌓은 상태다.

한편 청계광장에서는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가 카페 회원과 외국 유학생, 탈북자단체 소속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무대차량에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입니다’를 현수막을 걸고 “불법 과격 폭력 시위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4시 현재]

5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지난달 10일 이후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린다.

집회에는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종교계, 정치권, 노동계 등에서도 대거 참가할 예정이어서 향후 촛불 정국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치러온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불교 시국법회 추진위원회 등 종교계 대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다시 촛불집회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비폭력 기조가 계속 유지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민 승리 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강원과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 전남·북, 충·남북, 제주 등 전국 각 시도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린다.

대책회의는 “5일 촛불집회에는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과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정치권,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대거 참가한다”면서 “쇠고기 재협상을 바라는 모든 세력이 총집결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종교계, 시민단체 지도부 등이 촛불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막는 ‘인간방패’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에서만 경찰 추산 3만5000여명(주최측 주장 5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달 10일 촛불시위(경찰 추산 8만명, 주최측 주장 50만명) 이후 최대 규모다.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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