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박웅현,강창래 지음
알마 2009.08.27
펑점
인상깊은 구절
긔의 광고에는 따뜻한 인문학적인 창의력이 운명처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적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은? 박웅현의 말처럼 "책을 잘 읽는 수밖에 업죠, 뭐."

사실 난 광고를 그렇게 즐겨 보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광고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다.

내게 있어 광고는 그저 귀찮은 존재, 프로그램의 맥을 끊어버리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기억속에 남아 있는 광고가 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KTF적인 생각>

잔잔한 음악과 함께 자전거를 탄 여자가 등장하고 끝장면에서 이 카피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상하게 이 광고가 참 좋았다.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무엇을 느끼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중적인 메세지도 맘에 들었다. 그리고 KTF적인 생각은 문을 여닫으면서 이 말을 반복적으로 따라하며 한동안 재미있어 했었다.  

그러나 단 한번도

내가 재밌어 했던 그리고 감탄 했던 광고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던 적이 없었는데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박웅현ECD가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광고를 만든이라고 하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고 광고를 만드는데 있어 인문학이 어떤 역할을 한단말인가 하는 책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이 책은 광고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박웅현이라는 사람이 만든 광고에 어떤 생각과 정신과 철학이 담겨 있는지, 그 정신의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광고로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대해서 광고와 창의성이라는으로 설명하고 있다.

 

  광고계의 1인자라고 할 수 있는 박웅현ECD를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한 것은 뛰어난 창의성때문이고 그 뛰어난 창의성의 바탕은 바로 인문학이라는 것이다. 인문학 다시 말해 사람을 향한 마음이 바로 창의성의 기본 바탕이며, 배경이다. 그가 만든 광고 몇편만 봐도 인문학 즉 사람을 향한 마음이 바탕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을 향한 조그마한 배려가 만들어낸 KTF적인 생각, 진심이 짓는다고 했던 아파트 광고, 다시 재수를 해야하지만 그들도 박수 받아 마땅함을 지적했던 '수험생 여러분 수고했습니다'라는 카피가 인상적이었던 광고 그 외의 많은 광고에서 사람에 대한 그의 마음의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하고 그 일상에서 창의적인 발상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냥 바라보면 다 똑같이 보이지만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쳐다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사람을 향한 마음을 어떤 각도에서 어떤 시선으로 바로느냐에 따라 일상을 바라보는 각도도 달라진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 뒤집어 바라보기 바로 이것이 창의성의 원천인 것이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창의성의 배경은 바로 책이다.

"창의성이요? 책을 많이 보는 수밖에 없죠"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는 책을 많이 읽는다. 그 책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을,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잡아 내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광고라 할지라도 시대를 잘못 만나면 빛을 볼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니까. <현대 생활 백서 13 군중 속의 고독> 이 광고를 봐도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읽어냈는지 알 수 있다. 핸드폰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현세대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광고에 활용을 했다. 그리고 <고향의 맛 다시다>가 1970년대에 그 카피를 사용했더라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박웅현ECD의 말처럼 광고는 시대와 함께 호흡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호흡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독서가 아닐까 싶다.

 

  그냥 광고는 광고일 뿐이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 몇십초에서 길게는 몇분짜리 광고에

수억이라는 돈이 들어가고 아이디어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냥 멋있는 카피 한 줄 있음 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 무식했던 생각은 이 책을 통해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그리고 박웅현ECD의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광고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꼭 들어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덮으며 인문학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과 아울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나를 향햐여 '정말 머리가 나쁜가보다'라고 자책하는 대신 사람들의 마음과 일상에 좀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책의 서두에 목차가 나오기 전 박웅현ECD의 글로 시작된다.

오늘 아침은 나의 보물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글은

5시 40분,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울려준 나의 알람은 나의 보물입니다. (중략)

오늘 아침을 나의 보물입니다. 나의 일상은 나의 보물입니다로 끝을 맺고 있다.

두 페이지에 달하는 시와같은 이 글에서 박웅현ECD의 철학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가 있다.

그리고 나의 삶에서도 이런 보물을 찾아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창의성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그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부터 사람을 향한 마음을 키우고,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다.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온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는 이 책으로 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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