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평화센터 책장 한 칸을 헨리 나웬의 책들이 빼꼼히 채우고 있기에, 서목사님에게 한 권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을 뽑아 주시더군요. 그 책에 서 목사님 설교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의 하나인 '공감(compassion)'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 올립니다.
"공감적인 인간은 그의 시대의 사람들 한 가운데 서 있으면서도 같은 세대의 집단의 동조를 강요하는 힘에 휩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그의 공감을 통해서 동정이 지니는 배타성과 연민이 지닌 거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은,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고 인간은 인간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이웃은 우리의 진정한 동료라는 사실을 우리 자신의 존재 중심에서 발견할 때 생기는 것이다."
" 이 공감이 바로 권위인 것이다. 그것은 언어나 국가, 빈부나 교육의 유무 등의 차별에 의한 모든 종류의 배타적 패쇄성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 그래서 공감은 인간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친구의 약점과 원수의 죄를 자신의 마음 속에서도 발견하고, 모든 인간 존재를 마음 속으로부터 형제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만 용서는 진실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밀양>이라는 영화는 개인의 자의와 결기가 '신'의 이름을 빌려 무모하게 용서를 의도하더라도, 그 의도가 얼마나 허무하게 세속을 비껴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용서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지요. 성급한 용서가 도리어 상처로 되물림되는 게 우리네 일상이라는 것이지요.
이 점에서, 공감이 용서의 전제임을 이야기하는 나웬의 지적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밀양>에서 미용사가 되어 돌아온 살인자의 딸에게 머리를 맡겼던 신애의 용서가 - 비록 중도에 신애가 미용실을 뛰쳐 나오긴 했지만 - 진정한 용서에 더욱 다가간 것이겠지요. 그 '딸'과 신애는 함께 상처받은 자라는 공감이 있었으니까요.
'하느님은 하느님으로, 인간은 인간일뿐으로, 이웃은 우리의 동료'라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자신의 존재의 중심'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항상 주기도문을 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준 것과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옵시고..."
* <밀양> 이야기는 김영민의 <영화인문학>의 이야기를 빌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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