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으로 지목, 현재 수배 상태에 있는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31)에게 네티즌의 응원과 격려가 잇따르고 있다.

백 대표는 지난달 30일 밤 미친소닷넷 홈페이지에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라고 시작해 똑같은 문구로 끝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백 대표는 “신부님들의 미사 소식을 듣고, 전경차가 둘러싼 시청광장의 인파를 보니 가슴이 뛰고 당장이라도 저 사람들 곁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생각 가득하다”며 “부모님에게 얼굴은 커녕 인사도 못하고 나오게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경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그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 야간자습을 빼먹고 나온 청소년, 소를 팔고 온 농민의 눈물, 비가 와도 자리를 지킨 국민들의 절규 때문에 촛불시위가 계속됐다”면서 “있지도 않은 촛불의 배후를 찾겠다는 것이 억지스러웠다. 반미세력들이 개입되어 있다고 색깔을 덧씌우는 그들이 정말 우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겠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촛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백 대표의 글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힘내세요 멀리서 응원할께요”(닉네임 왕눈이), “국민들이 꼭 이길거에요. 정말 어둠이 빛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아자), “당신의 배후에 국민이 있으니 힘내세요”(땅땅농민) 등의 응원 글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수배생활에 숙식제공을 하겠다”, “갈곳이 없어지면 우리집으로 와라”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는 네티즌도 눈에 띈다.


4일 오후 5시 현재 백 대표의 글 밑으로 170여개의 댓글이 올라와있으며,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포함한 인터넷 카페 및 동호회, 개인 블로그 등에 관련 글을 퍼나르고 있다.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8명 중 지난 6월 25일 연행돼 구속 상태인 안진걸 대책회의 조직팀장을 제외하면 백 대표와 함께 한국진보연대 한용진 대외협력위원장, 김동규 정책국장, 정보선 문예위원장과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광일 다함께 대표, 백은종 안티이명박카페 부대표 등이 현재 수배 상태다.

경찰은 4일 진보연대의 ‘광우병 투쟁 지침’, 국민대책회의의 ‘공동행동 제안서’ 등을 통해 두 단체가 불법 시위를 사전에 기획하고 주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촛불시위를 불법 주도한 세력 한가운데에 대책회의와 진보연대가 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경찰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에 대해 대책회의는 “대책회의를 불법단체로 왜곡시키기 위한 포장술”이라며 “우리가 배후가 아닌 만큼 체포되더라도 거리의 촛불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연대도 “색깔론에 근거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국민의 자발적인 촛불 대행진에 대해 배후세력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우롱이자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ydko@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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