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새우깡' 폐기도 안끝났는데…

노란 리본 달기 '이상한 세리머니'로

고객안심 캠페인 시작 5개월간 각종

보여주기 홍보행사후 유명가수 초청 콘서트로 마무리

 '유명 가수 콘서트로 생쥐깡 물타기?' 불과 두달 전 '생쥐머리 새우깡'으로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농심이 페스티벌, 콘테스트, 유명 가수가 출연하는 대규모 콘서트로 겉포장된 대대적인 '고객안심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혀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농심이 일으킨 사회적 물의를 감안하면 2개월여의 '자숙기간'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심은 22일 오전 11시 본사 이벤트홀에서 '고객안심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 20일 각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자료에는 '새우깡의 존폐의 위기 속에 5월22일 오전 11시 농심이 < 고객안심>을 선포합니다'라는 절박한 제목을 붙였다. 농심측은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농심의 처음을 되새기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각성으로 마련한 행사'라고 밝혔다. 선포식에는 농심 본사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고객안심 캠페인은 선포식 이후 5개월간 계속된다. ◇ 농심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 생쥐머리가 나왔던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  ☞노란리본쇼로 시작해서 유명 가수 콘서트로 마무리

 '고객안심 캠페인'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 취지가 고객안심을 위한 것인지, 농심의 홍보-마케팅을 위한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고객안심 캠페인'의 세부 프로그램은 ▶농심 고객안심 캠페인 선포식 ▶농심 쓴소리 모임 구성 ▶농심 공모전 페스티벌 ▶포털사이트 공동 캠페인 ▶공정거래(Fair trade) 선언 ▶즐거운 맛차(소외계층 위한 사회공헌사업) ▶미래식품/콘셉트 식품 개발 ▶홈스위트 콘테스트 ▶고객 사은잔치 ▶고객안심 캠페인 백서 출간 등이다. 농심의 고객안심 프로젝트 실행과제에는 클레임 제로화, 고객응대 선진화, 생산공장 업그레이드, 신선도 관리 혁신, 공정거래 활동 등이 포함돼 있다.

 '고객안심 캠페인' 선포식의 주요 행사 역시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고객을 안심시키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노란색 리본을 본사 광장 앞에 다는 '세리머니'가 준비돼 있고, 손 욱 회장이 직접 작성했다는 '고객에게 드리는 사과의 편지' 전달, 고객응대센터와 고객전용 전화창구인 '핫라인' 공개가 예정돼 있다.

 또 캠페인의 마지막 단계로 마련한 행사는 대규모 고객 사은 콘서트다. 농심측은 콘서트와 관련 '새우깡 상품 리뉴얼 행사를 겸한 대규모 고객사은 콘서트에는 국내 유명 연예인이 다수 출연하며, 새우깡 사태 이후 반성과 노력을 통해 거듭난 농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 다시 믿을 수 있는 농심이 되기를 고객 앞에서 공식적으로 다짐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 홍보 담당자는 "고객 사은 콘서트는 가을쯤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기처리도 아직 안 끝났는데…

 새우깡은 1971년 12월 국내 1호 스낵으로 출시돼 약 37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3월17일 '생쥐머리 파문'이 발생한 이후 국민스낵이라는 명성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농심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4월2일부터 3일간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벌였으나 '제조공정상 생쥐머리 혼입 가능성'과 관련해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물질 발견과 함께 차갑게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노래방새우깡은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완전 철수했다.

 농심측은 "이물질이 발견된 제품과 비슷한 시기에 제조된 '노래방 새우깡'은 전량 소각처리했으며, 이후 반품된 제품들은 사료용 등으로 폐기처분하고 있다"며 "폐기작업도 조만간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새우깡 생산량의 25%를 차지했던 '노래방 새우깡'이 생산 중단되면서 부수적으로 다른 제품 매출 역시 급감해 농심은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

 농심측은 '보여주기식 캠페인보다는 양질의 제품 생산을 위한 노력이 우선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고객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여러가지 캠페인과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농심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곽승훈 기자 scblog.chosun.com/europ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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