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2008년 8월 8일 오전 8시는 LG디스플레이에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다.

이때 LG디스플레이의 미래 핵심 사업 전략을 책임지게 될 파주 P8 공장 건물에 첫 장비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10일 저녁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P8 공장에 거는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첫 장비 도입일을 8월 8일 8시 등 8이 겹치는 시간으로 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P8 공장은 무엇보다 거대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부각한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8이 겹치는 날에 첫 장비가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제 차 번호도 '8899'인데요, 그날 행사에도 이 차를 타고 갈 겁니다."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 LCD 모듈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TV 업체 스카이워스와 포괄적 업무 제휴를 맺는 등 중국 시장 확대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권 사장은 "중국 시장은 모니터와 컴퓨터 등 IT패널 뿐만 아니라 중소형 TV 패널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P8 공장은 52, 57인치 등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시장을 위한 IT용 패널 생산도 가능하도록 설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권 사장은 IT패널 시장의 수요가 특히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26인치 이하 소형 TV 시장에서 LCD가 브라운관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대만 아수스 사가 개발한 300달러 짜리 초저가 노트북 'Eee PC'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존의 16대 10 화면 노트북을 16대 9 제품으로 바꾸는 대체수요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TV용 패널 시장은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다.

권 사장은 "문제는 일본 소니가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최근 초저가 전략을 펼쳐 패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소니가 TV 가격을 너무 낮게 떨어트렸기에 이런 저가 전략을 오래 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 사장은 "암트란 등 대만의 TV 업체들을 상대로 30인치 대 이하 소형 TV를 생산하도록 하는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제조업자 설계생산)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상반기에는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소개했다.

권 사장은 "대만 TV 업체들은 TV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것 같다"며 "계약이 이뤄진다면 파트너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싼 TV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공급이 딸리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8세대 라인이 일제히 가동을 시작하는 내년 이후에 공급 과잉이 발생한다면 권 사장은 어떻게 대응할까.

그는 "2년에 한 번 쯤은 전체 공장 가동을 멈추고 일제 정비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는 다소 이색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를 하면 공장 유지 보수에 좋고 가동을 멈춘 만큼 생산이 줄어 수급이 조금이나마 안정화되지 않겠느냐는 것. 물론 그때 다른 업체들도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판단을 내려 준다면 효과는 더욱 좋을 것이다.

한편 권 사장은 삼성전자에 37인치 패널을 판매하는 문제와 관련, "삼성전자가 거의 90% 우리의 패널을 구입할 뻔 했지만 막판에 정책적인 이유로 결정을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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