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인<美아이오와州> AP=연합뉴스)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농업 부문에 조만간 1980년대 농촌경제를 강타했던 급격한 재정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미국 농업경제가 1970년대 중반과 놀랄만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 미국산 곡물에 대한 높은 국제적 수요는 농지 가격을 치솟게 했으며 농부들이 이를 담보로 또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계속됐었다.

결국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계기로 소련에 대한 곡물 금수조치가 내려지는 등 정부 정책이 일련의 변화를 거치면서 곡물 및 농지 가격이 폭락해 수 천개의 농장이 문을 닫고 300여개의 농업은행이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국제곡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농장들이 농지를 사들이고 더 많은 비용을 비료와 농기구에 투자하면서 농가부채가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은 당시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옥수수 가격은 2004-2005년 당시의 부셸(약 35리터) 당 1.86달러에서 현재 6달러로 세 배 이상 뛰었으며, 부셸 당 5.88달러였던 콩 또한 13.50달러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농지 가격도 올라 미국 옥수수 생산의 가장 큰 중심지인 아이오와주의 경우 지난 5년간 평균 농지 거래가가 67%나 상승했다.

농가 부채는 올해 말까지 전체 2천280억달러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80억달러 가량 증가할 전망이며, 이중 농지 구매로 인한 부채는 1천210억 달러 가량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는 2003년초부터 2008년말까지 농가 전체 부채가 528억 달러(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대부분은 새 농기계와 장비, 농지 구매, 곡물 저장소 마련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가 급감할 경우 1980년대의 농촌경제 붕괴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농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연간 60억달러 규모인 정부의 에탄올 보조금이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 인상이 식량위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으로 인해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조만간 곡물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이오와주립대 경제학 명예교수인 닐 할은 "미국의 에너지정책은 지난 20년간 에탄올 친화적이었지만 이것이 계속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 정책은 식량가 상승을 불러 미 의회는 에탄올 의무사용 비율을 제한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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