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 창업, 위험요소 생각보다 많다!

한 곳의 점포에서 다양한 업종을 운영하는 ‘이모작 창업’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간대별 운영으로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취지에 비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초보창업자들 대부분은 여러 가지 영업을 병행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여기지만, 이는 이론적인 계산일뿐 한 가지 영업만 전념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 창업시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계획 없이 뛰어들면 ‘돈’ 날려

이모작 창업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점포 안에 별도의 코너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등촌동에서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한 정 씨(47세)는 수익성을 높일 생각으로 6개월전 테이크아웃 커피코너를 만들었다.
점포 구석을 헐고 테이크아웃 바의 인테리어와 원두커피 시설을 들이자 몇천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들었다.

여기에 새벽까지 장사를 하고 나서도 이른 시간에 가게에 나와 아르바이트가 일을 제대로 하는 지 살펴야 했다. 저녁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과 주류 손님이 겹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도 생겼다.

정씨는 결국 비용과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재공사로 테이크아웃 시설을 없애야 했다.

이처럼 이모작 창업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상권에 따라 고객들의 구매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내 점포를 찾는 고객의 주머니 사정은 한계가 있어, 단순히 업종과 상품을 늘려 추가소비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모작 창업으로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존 업종의 입지와 새로 운영할 업종의 입지가 맞아 떨어져야만 한다.
업종에 따라 피크타임 외에도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A급 상권이어야 하며,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주택가 상권이라면 성과를 보기가 더 어렵다.

또 상권의 구매력이 충분해도 2개 이상의 업종을 감당할 창업자의 체력, 인력관리, 비용부담도 어려움이다.
그러므로 창업자가 직접 이모작에 뛰어들지 말고, 시간대별로 점포를 임대하면 경영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부수입을 올리기 좋다.

위탁 판매로 부담 덜자

상대적으로 수고가 적은 판매업종도 좋은 방법이다.

피부관리샵에서 화장품,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면 웰빙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할 수 있다. 찌개 전문점이라면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된장, 청국장,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면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다.

판매업의 장점 중 하나는 외식업보다 노동력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또 가게를 찾는 고객과 궁합이 맞는 상품을 내놓아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성별, 연령별, 소득수준 등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특성과 판매하는 상품의 궁합을 잘 맞춰야 한다.

여기에 창업자만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제품을 선정해야 유리하다. 또 반품이 가능한 위탁판매 방식을 택해 재고 부담도 덜어야 한다.

독립창업보다 시스템에서 앞서는 프랜차이즈도 이모작 창업시 주의해야 한다. 외식업체의 경우 메뉴에 따라 이모작 활용 여부에 차이가 크다.

일부 업체 중에는 전문성도 없이 이모작을 내세워 예비창업자에게 수익성을 부풀리는 곳도 있다. 2개 업종에서 동시에 갖추기가 어려워 예비창업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창업전문가들도 “이모작을 위해 저녁시간에 주류 판매를 한다고 해서 모든 프랜차이즈가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며 “메뉴구성에 따라 가게의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이모작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원철 기자 / linua@sbiz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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