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 인터뷰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건축가/'공간정치 읽기'의 저자)
- '공간정치'란 무엇인가?
공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떤 공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이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산의 지혜로운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가 공간정치에 관련된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개발주의 부분에서 공간을 이용해 정치화하는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지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여러 가지 개발공약이나 정치인들이 삶의 질이나 여러 가지 욕구가 커짐에 따라 공간을 좋게 한다면서 그걸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 대표적인 예는?
청계천이 대표적인 예다. 청계천 복원의 경우 좋은 공간정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나쁜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첫째, 복원의 목적에 충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치인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임기 중에 착공하거나 준공하는 데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는 건 굉장히 나쁜 공간정치다. 둘째,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게 너무 지나치게 에너지를 쓰게 했다. 이렇게 지속가능하지 않게 개발하는 건 나쁜 공간정치다. 청계천의 경우 우리가 눈으로 보기에 좋고 즐겁지만 실제로 그것의 본질은 에너지를 엄청나게 사용하는 것이고 인공적이다. 셋째, 그런 것들이 마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청계천 인공하천 따라하기가 유행이다. 그런 게 나쁜 영향력을 미쳤다.
- 서울숲은 어떻게 보나?
서울숲을 만드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뚝섬에다 단 몇 개월 만에 모든 나무들을 심어서 서울숲을 조성하는 건 좋지 않다. 용산공원을 만들 땐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하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30년 이상 길게 들여서 자연에서 자라날 수 있게끔 하는 게 좋다. 서울숲의 개념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청계천 복원도 마찬가지다. 나도 청계천 복원에 찬성하던 사람이었는데, 실제로 이게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면서 나쁜 방향으로 성과가 나왔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그게 마치 좋은 양 얘기하게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 한반도 대운하의 관광효과는?
어떤 목표를 삼는가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령 물류 효과를 원한다면 대운하 말고 다른 방식이 있고, 내륙관광의 목적이라면 운하 말고도 다른 내륙관광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꼭 그거 하나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자연처럼 길게 봐야 할 것을 다룰 때는 훨씬 신중해야 한다. 대운하를 통해 주변에 내륙항과 도시를 만들어서 부동산 개발붐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렇게 빨리 하면 부동산 개발붐을 통해 위험을 일으킬 소지가 높아진다.
- 숭례문 화재는 어떻게 보나?
숭례문의 원형을 복원하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건 좋은 것이다. 나도 광장 만들 때 좋은 아이디어라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그런 건 숭례문이라는 보물이 거기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 아닌가. 숭례문을 개방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숭례문은 오래되고 약한 거라 쉽게 개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야 했다. 빨리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그 본질이 되는 챙겨야 할 부분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당시 서울시장이나 현재 서울시장이나 문화재청장이나 겉으로 보이는 것에 생색내기에 바빴다. 당시 보여주면서 오죽 생색을 냈었나. 정치도구화한 것이다. 물론 그런 걸 꼭 나쁘다고만 얘기하는 건 아니다. 일정한 정치적 쇼를 하는 게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점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 본질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을 좀 더 챙겼어야 했다. 가령 숭례문의 수문장 교체 행사에 연간 17억이 드는데, 숭례문 관리비엔 1억 7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광장을 만들었을 때 수십억이 들었는데 어떻게 숭례문 안을 아무도 챙기질 않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시 숭례문 2층 누각에까지 올라가서 시민들에게 손 흔드는 장면까지 다 나와 있는데, 그때 리더에 있던 분이 '여러 가지 고민을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마디만 했어도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달랐을 텐데. 게다가 지금도 숭례문 현장에 가보면 또다시 정치화하려는 게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년 안에 빨리 복원하겠다고 말했는데, 너무 부끄러운 얘기다. 빨리 복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인 입장에선 되도록 빨리 복원해서 화려하게 준공식을 함으로서 정치화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애도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현장을 가림막으로 가리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잔해들을 막 치우는 걸 보고 와서 눈물이 났다. 하나하나를 다 복원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걸 해나가는 게 좋은 공간정치다. 좋은 공간정치는 잘 사는 사람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우한 것,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것, 이왕이면 에너지를 아끼면서 쓰게 하는 것, 자연의 죄악을 덜 짓고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지금 만드는 게 우리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다.
- 외국에서 좋은 공간정치의 사례는?
작은 생활광장을 만드는 건 굉장히 좋은 것들이다. 문화시설 같은 것도 작게 만들어서 동네사람들을 이용하게 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도 굉장히 좋은 공간정치다. 여러 사람들이 쓸 수 있고,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꼭 문화시설만은 아니다. 가령 청사를 어떻게 하느냐, 공원이나 방폐장을 어디에 놓느냐, 고층건물을 어디에 세우게 하고 어디는 보존하느냐 등이 다 대상이다. 이렇게 따지면 아주 작은 공원 하나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주택정치에 관련된 부분도 다 공간정치의 주제와 대상이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특정집단에 이익이 되게끔 하는 건 되도록 견제해야 한다. 특히 특정 정치인에게 그런 이익을 통해 이용되는 건 견제해야 한다.
- 골프장은 어떻게 보나?
어떤 게 절대 나쁘다는 건 문제가 있다. 골프장도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필요하게 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리고 골프를 국민의 대중 스포츠로 이용하게 하는 나라도 많다. 다만 골프장이라는 게 우리의 자연환경과는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이런 걸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허가해줄 때도 특정 이익집단에 이익이 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해야 한다.
- 동대문운동장 재개발을 '명품 중독'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지금 오세훈 시장은 서울을 디자인도시, 문화도시라고 바꾼다고 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디자인화, 문화화한다는 게 꼭 싹 없애고 새로 짓는다거나 외국의 유명 건축가를 데려와서 그 사람들의 작품을 놓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는 건 상당히 후진적인 문화다. 선진국들이 그런 과정을 많이 거쳤다. 일본의 경우 80년대 부동산 거품 시절에 외국 건축가들을 이용해서 개발거품도 많이 일어났고 명품 중독증에도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 안 한다. 지금 우리는 스펙터클 중독에 걸려 있다. 뭔가 가시적이고 크고 화려한 걸 만들어야 하고, 외국에서도 알려진 스타 건축가를 데려다 일을 해야 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명품 중독증이다. 동대문운동장도 설계 관계 주총을 해서 외국 건축가가 따갔는데 일단 너무 비싼 건축물이다. 이렇게까지 우리 설계물을 부담해야 하나. 그리고 동대문운동장의 삶과 역사와 거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동들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느냐를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듯한 그림 한 장 만들어놓는 거라서 문제가 있다. 당시 여러 가지 제안을 받았을 때 진짜 도시의 삶과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 좋은 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안을 고른다. 이런 건 명품중독증이다.
- 앞으로 공간정치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섬세하고 사려 깊어져야 한다. 그리고 제발 민간 전문가의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 정치인이 드라이브를 하지 말고. 또한 이것이 만들어졌을 때 누구에게 어떤 혜택이 가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이걸 한번 만들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숭례문도 가림막을 세워서 철거하고 3년 만에 복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 응급조치를 해놓고 비상대책TF를 만들고 역사와 문화재에 관련된 민간 전문가들이 지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정밀조사를 하고 어디까지 보존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미래의 후손에 남겨주기 위해 원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땅 밑에 묻어있던 걸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게 좋은 공간정치다. 지금 인수위가 해야 할 일이 그런 일 아닌가. 도대체 왜 그런 일을 안 하나.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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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정치'란 무엇인가?
공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떤 공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이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산의 지혜로운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가 공간정치에 관련된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개발주의 부분에서 공간을 이용해 정치화하는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지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여러 가지 개발공약이나 정치인들이 삶의 질이나 여러 가지 욕구가 커짐에 따라 공간을 좋게 한다면서 그걸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 대표적인 예는?
청계천이 대표적인 예다. 청계천 복원의 경우 좋은 공간정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나쁜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첫째, 복원의 목적에 충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치인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임기 중에 착공하거나 준공하는 데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는 건 굉장히 나쁜 공간정치다. 둘째,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게 너무 지나치게 에너지를 쓰게 했다. 이렇게 지속가능하지 않게 개발하는 건 나쁜 공간정치다. 청계천의 경우 우리가 눈으로 보기에 좋고 즐겁지만 실제로 그것의 본질은 에너지를 엄청나게 사용하는 것이고 인공적이다. 셋째, 그런 것들이 마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청계천 인공하천 따라하기가 유행이다. 그런 게 나쁜 영향력을 미쳤다.
- 서울숲은 어떻게 보나?
서울숲을 만드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뚝섬에다 단 몇 개월 만에 모든 나무들을 심어서 서울숲을 조성하는 건 좋지 않다. 용산공원을 만들 땐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하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30년 이상 길게 들여서 자연에서 자라날 수 있게끔 하는 게 좋다. 서울숲의 개념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청계천 복원도 마찬가지다. 나도 청계천 복원에 찬성하던 사람이었는데, 실제로 이게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면서 나쁜 방향으로 성과가 나왔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그게 마치 좋은 양 얘기하게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 한반도 대운하의 관광효과는?
어떤 목표를 삼는가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령 물류 효과를 원한다면 대운하 말고 다른 방식이 있고, 내륙관광의 목적이라면 운하 말고도 다른 내륙관광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꼭 그거 하나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자연처럼 길게 봐야 할 것을 다룰 때는 훨씬 신중해야 한다. 대운하를 통해 주변에 내륙항과 도시를 만들어서 부동산 개발붐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렇게 빨리 하면 부동산 개발붐을 통해 위험을 일으킬 소지가 높아진다.
- 숭례문 화재는 어떻게 보나?
숭례문의 원형을 복원하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건 좋은 것이다. 나도 광장 만들 때 좋은 아이디어라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그런 건 숭례문이라는 보물이 거기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 아닌가. 숭례문을 개방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숭례문은 오래되고 약한 거라 쉽게 개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야 했다. 빨리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그 본질이 되는 챙겨야 할 부분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당시 서울시장이나 현재 서울시장이나 문화재청장이나 겉으로 보이는 것에 생색내기에 바빴다. 당시 보여주면서 오죽 생색을 냈었나. 정치도구화한 것이다. 물론 그런 걸 꼭 나쁘다고만 얘기하는 건 아니다. 일정한 정치적 쇼를 하는 게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점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 본질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을 좀 더 챙겼어야 했다. 가령 숭례문의 수문장 교체 행사에 연간 17억이 드는데, 숭례문 관리비엔 1억 7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광장을 만들었을 때 수십억이 들었는데 어떻게 숭례문 안을 아무도 챙기질 않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시 숭례문 2층 누각에까지 올라가서 시민들에게 손 흔드는 장면까지 다 나와 있는데, 그때 리더에 있던 분이 '여러 가지 고민을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마디만 했어도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달랐을 텐데. 게다가 지금도 숭례문 현장에 가보면 또다시 정치화하려는 게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년 안에 빨리 복원하겠다고 말했는데, 너무 부끄러운 얘기다. 빨리 복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인 입장에선 되도록 빨리 복원해서 화려하게 준공식을 함으로서 정치화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애도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현장을 가림막으로 가리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잔해들을 막 치우는 걸 보고 와서 눈물이 났다. 하나하나를 다 복원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걸 해나가는 게 좋은 공간정치다. 좋은 공간정치는 잘 사는 사람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우한 것,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것, 이왕이면 에너지를 아끼면서 쓰게 하는 것, 자연의 죄악을 덜 짓고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지금 만드는 게 우리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다.
- 외국에서 좋은 공간정치의 사례는?
작은 생활광장을 만드는 건 굉장히 좋은 것들이다. 문화시설 같은 것도 작게 만들어서 동네사람들을 이용하게 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도 굉장히 좋은 공간정치다. 여러 사람들이 쓸 수 있고,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꼭 문화시설만은 아니다. 가령 청사를 어떻게 하느냐, 공원이나 방폐장을 어디에 놓느냐, 고층건물을 어디에 세우게 하고 어디는 보존하느냐 등이 다 대상이다. 이렇게 따지면 아주 작은 공원 하나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주택정치에 관련된 부분도 다 공간정치의 주제와 대상이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특정집단에 이익이 되게끔 하는 건 되도록 견제해야 한다. 특히 특정 정치인에게 그런 이익을 통해 이용되는 건 견제해야 한다.
- 골프장은 어떻게 보나?
어떤 게 절대 나쁘다는 건 문제가 있다. 골프장도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필요하게 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리고 골프를 국민의 대중 스포츠로 이용하게 하는 나라도 많다. 다만 골프장이라는 게 우리의 자연환경과는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이런 걸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허가해줄 때도 특정 이익집단에 이익이 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해야 한다.
- 동대문운동장 재개발을 '명품 중독'이라고 비판한 이유는?
지금 오세훈 시장은 서울을 디자인도시, 문화도시라고 바꾼다고 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디자인화, 문화화한다는 게 꼭 싹 없애고 새로 짓는다거나 외국의 유명 건축가를 데려와서 그 사람들의 작품을 놓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는 건 상당히 후진적인 문화다. 선진국들이 그런 과정을 많이 거쳤다. 일본의 경우 80년대 부동산 거품 시절에 외국 건축가들을 이용해서 개발거품도 많이 일어났고 명품 중독증에도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 안 한다. 지금 우리는 스펙터클 중독에 걸려 있다. 뭔가 가시적이고 크고 화려한 걸 만들어야 하고, 외국에서도 알려진 스타 건축가를 데려다 일을 해야 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명품 중독증이다. 동대문운동장도 설계 관계 주총을 해서 외국 건축가가 따갔는데 일단 너무 비싼 건축물이다. 이렇게까지 우리 설계물을 부담해야 하나. 그리고 동대문운동장의 삶과 역사와 거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동들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느냐를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듯한 그림 한 장 만들어놓는 거라서 문제가 있다. 당시 여러 가지 제안을 받았을 때 진짜 도시의 삶과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 좋은 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안을 고른다. 이런 건 명품중독증이다.
- 앞으로 공간정치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섬세하고 사려 깊어져야 한다. 그리고 제발 민간 전문가의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 정치인이 드라이브를 하지 말고. 또한 이것이 만들어졌을 때 누구에게 어떤 혜택이 가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이걸 한번 만들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숭례문도 가림막을 세워서 철거하고 3년 만에 복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 응급조치를 해놓고 비상대책TF를 만들고 역사와 문화재에 관련된 민간 전문가들이 지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정밀조사를 하고 어디까지 보존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미래의 후손에 남겨주기 위해 원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땅 밑에 묻어있던 걸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게 좋은 공간정치다. 지금 인수위가 해야 할 일이 그런 일 아닌가. 도대체 왜 그런 일을 안 하나.
▶진행: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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