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꽃으로 헐리우드를 덮다/케빈 리 지음/240쪽·1만 원·오픈하우스

키아누 리브스의 생일 파티, 오프라 윈프리의 광고주를 위한 점심 초대 파티 등 수없이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파티를 준비한 플로리스트, 파티 플래너인 저자가 1979년 24세 때 미국 땅을 밟은 뒤 유명 플로리스트로 성공하기까지의 자전적 이야기다.

파티 준비 과정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다. 199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빌 클린턴 대통령 정치자금 후원회의 펀드 레이징 파티 때 경호원들이 제시한 조건은 단 하나. 대통령이 꽃 알레르기가 있으니 향기 없는 꽃을 준비해 달라는 것.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턴의 결혼 파티 때는 동양적 분위기를 원하는 피트와 로맨틱한 분위기를 원하는 애니스턴의 입씨름이 문제였다. 저자는 부처님 오신 날 연등에서 힌트를 얻은 등불 200개를 나뭇가지마다 매달아 동시에 점등함으로써 두 사람 모두 만족시켰다.

꽃 배달로 시작해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는 파티플래너가 된 그의 성공 이야기는 거짓말처럼 극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첫 직장은 꽃집. 그는 하루에 꽃집 두 곳과 편의점에서 악착같이 일했다. 꽃 배달을 하며 유명인들의 멋진 집 안 풍경에서 심미안을 키웠다. 우연히 꽃집 주인의 추천으로 나간 플라워디자인 콘테스트에서 입상했고 1998년 드디어 그가 장식을 준비한 프랭크 시내트라의 장례식이 CNN에 생중계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았다.

지금의 그를 만든 건 미래를 향한 꿈과 열정. 꽃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그 열정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펼쳐진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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