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손안에서" 휴대폰이 PC 대체한다

음악ㆍ지도ㆍ오피스등 서비스 다양화

첨단 단말기로 최적화된 환경 제공

노키아 선공에 구글 등 반격 나서



1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 2008`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이었습니다. 제조사들은 첨단 멀티미디어 스마트폰과 고화소ㆍ뮤직폰 등 다기능폰을 잇따라 내놓으며 자웅을 겨뤘지만 경쟁의 핵심은 무선인터넷의 승기를 누가 잡느냐에 맞춰진 분위기입니다.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통신ㆍ제조사 CEO 들도 앞으로 휴대폰이 PC의 인터넷을 대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노키아, 휴대폰과 콘텐츠의 만남 주도=선공을 날린 것은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입니다. 콘텐츠 공유서비스인 `셰어온 오비'(Share on Ovi)와 보행자용 네비게이션서비스 `노키아맵스 2.0'을 선보였습니다.

미디어 공유서비스인 셰어온 오비(Share on Ovi)는 개인이 자신의 사진과 동영상을 지인과 손쉽게 공유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7월 노키아가 인수한 `트윙고'를 탑재한 것입니다. 노키아 측은 사진을 찍어 두 번의 클릭만으로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며 편리성을 강조했다. 노키아는 또 유럽의 대표적인 이동통신 사업자들인 보다폰ㆍ텔레포니카ㆍ오렌지 등과 손잡고 음악콘텐츠 사이트인 오비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습니다. 노키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인용 지도서비스인 노키아 맵스 2.0도 주목할만합니다. 회사측이 "노키아 맵스 2.0과 개인용 내비게이션 휴대폰은 종이지도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며 호언할 정도로 강력한 기능을 자랑합니다. 노키아는 캘리포니아대학과의 공동으로 노키아 맵스를 탑재한 내비게이션폰으로 현지 도로의 지정체 구간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수 억달러에 달하는 도로교통정보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노키아가 내놓은 첨단 휴대폰 대부분이 이같은 서비스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노키아의 계산은 간단합니다. 휴대폰으로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이용하도록 해 수익을 창출하고 단말기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입니다. 올리페카 칼라스보 노키아 CEO도 행사 기조연설에서 "시장점유율 40%에 달하는 막대한 고객기반을 통해 데스크톱 PC에 제한된 인터넷을 사람들의 일상으로 침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로 단말제조사 공략=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영국의 반도체업체인 ARM을 비롯, 퀄컴과 TI, ST마이크로, NEC, 마벨 등 구글의 협력사들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구글폰' 프로토타입(원형)을 공개했습니다. 아직 개발초기인 탓에 휴대폰 자체의 디자인은 실망스런 수준이지만 그 잠재력은 가히 메가톤급입니다.

구글폰은 구글이 일반 PC기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구글검색이나 위치기반 서비스, 구글맵, 오피스 프로그램, UCC 서비스 등을 휴대폰에서도 제약 없이 사용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 겸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개방형) 기술을 채택해 MS의 윈도나 노키아의 심비안에 비해 라이선스 비용이 적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 단말 제조사들이 반기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온라인방식으로 편하게 내려 받아 쓰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동급의 스마트폰에비해 CPU나 메모리 등 하드웨어 요구사양이 적어, 휴대폰 가격을 인하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단말기 제조사들에는 구글이라는 새로운 인터넷서비스로 인한 신규수요와 개발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이통사들에는 구글폰 도입시 광고수익분배 조건을 내걸며 세를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 삼성과 LG전자는 이르면 올해말부터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와 독일 T모바일 등을 통해 구글폰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패권경쟁, 이제부터 시작=구글의 전략은 과거 인텔과 MS가 각각 CPU와 운영체제를 PC제조사들에게 제공하면서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과 닮아있습니다. 구글의 최대 경쟁사인 MS가 윈도모바일 플랫폼을 전 세계 단말기 제조사에 공급하면서 세를 키우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리하자면 노키아는 막대한 휴대폰 고객기반을 통한 `수직적 접근'을 채택한 반면 구글과 MS는 협력사를 통한 `수평적 접근법'으로 모바일인터넷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셈입니다. 개전(開戰)초기인 만큼 아직 어느 한쪽의 우세를 판가름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단말기와 인터넷, SW 공룡기업들의 모바일 인터넷 패권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앞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는 점입니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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