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청이 시행 중인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은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시행한 '민관 협력 우수사업 공모전'에서 장관급 이상 다른 정부부처가 시행하는 사업들을 제치고 우수상을 받았다.

개인이나 단체, 혹은 기업이 문화재 1건씩을 맡아 그것을 지키고 가꾼다는 이 운동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 초기에 동참해 경의선 철마 복원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는 한동안 이 철마를 소재로 자사 홍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과 함께 하는 문화재 행정의 구현'과 '문화재 애호의식의 사회적 분위기 확산'을 표방하며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이 이번 숭례문 방화 사건을 계기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운동은 2005년 5월3일 한화국토개발㈜을 시작으로 이날 현재까지 모두 23개 기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하지만 경비업체 KT텔레캅이 문화재 지킴이 활동 일환으로 지난해 5월8일 문화재청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방화사건 열흘 전에 숭례문 주변에 설치한 무인경비시설이 방화 예방에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회적 비난이 일면서 이 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유산 보호에 참여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해 23개 기업과 협력을 체결한 상태이며, 동참의사를 밝힌 기업이 20여 군데나 이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방화사건을 계기로 문화유산 보호에 참여하다 괜한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KT텔레캅에 대해서도 "좋은 취지로 숭례문 경비를 자처하고 나섰다가 방화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책임의 상당부분, 혹은 전체가 이 회사에 있는 것처럼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는 숭례문 주변 경비의 문제점 중에는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다른 대목이 너무 많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기업 및 기업재단의 사회공헌 지출 액수는 1조8천억원 정도지만, 이 중에서 문화유산 보존 지출은 1%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기업의 자발적인 문화유산 보존활동 참여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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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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