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급 중단 등 사면초가에 빠진 포털사이트 다음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지금껏 고수해 온 원칙까지 바꾸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론 문화 활성화 차원에서 실명제 도입에 반대해온 다음이 종전 원칙을 버리고 유사 실명제 격인 인터넷주소(IP 주소) 공개를 자체 토론장인 ‘아고라’에 오는 7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아고라는 최근 ‘촛불정국’과 ‘조·중·동 불매운동’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이와관련 다음은 지난 2일 ‘아고라 토론방 개선안내’라는 공지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보다 냉철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했다”며 “모든 게시글의 IP주소를 부분 공개하고 ‘도배글’ 제재를 강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IP 주소를 알면 게시글이나 댓글을 올리는 사용자가 어느 곳에서 접속하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IP 주소를 공개하면 어떤 사람이 아이디를 바꿔 가면서 게시물이나 댓글을 도배해 여론을 호도하는 지도 잡아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www.nic.or.kr)를 들어가 IP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주소를 빌려 쓰는 기관도 대부분 확인 가능하다. 이미 경쟁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의 경우엔 IP 주소를 부분 또는 완전 공개하고 있다.

다음이 뒤늦게 IP 주소 공개에 나서자 관련업계는 다음이 최근 ‘촛불정국’ 속에서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 정부의 포털 규제 강화 움직임, 각종 민·형사 소송 등의 악재에 직면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뉴스 공급 중단을 앞두고 조·중·동과의 협상에서 우호적 분위기 형성을 위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이외에도 소수가 여론을 호도한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동일 글을 반복해서 올리는 도배 글에 대한 모니터링도 대폭 강화키로 하고 앞으로 1차 적발시부터 글쓰기를 제한키로 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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