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조·민교협 회원 등이 4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촛불집회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철훈기자
ㆍ대학·종교 등 가세 규모 커질듯

ㆍ불교계 법회 “더 큰 불로 권력참회 촉구”

주말인 5일 촛불집회의 주제는 ‘국민승리의 날’이다. 지난달 주최 측 추산 70여만명이 참여한 ‘6·10 국민대행진’ 이후 최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집회에는 시민사회단체 외에 범종교·노동계까지 대거 가세할 예정이어서 7월 촛불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제2의 ‘6·10’ 재현되나=최대 관심사는 집회 규모다. 지난달 6·10 국민대행진에는 전국에서 최대 70만명 이상(광우병국민대책회의 추산)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직후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촛불행렬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대책회의 측은 6·10에 버금가는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 집회 참가자가 2만~3만명 선을 회복한 데다 천주교·개신교·불교 등 종교단체들이 집회를 주도한 이후 평일에도 1만여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언론과 우익단체, 한나라당 등 범 보수세력이 촛불을 집중 공격하면서 ‘보수 대 진보’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점도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고라대학생연합과 전대협한총련 졸업생 모임은 “경찰의 강경진압에 맞서 촛불행진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강남학부모모임과 부동산모임, 촛불자동차모임 등 이색 동호회의 참여도 줄을 잇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가족단위의 시민과 주부 등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고교가 방학을 맞이하게 돼 청소년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대행진과 달리 이번엔 민주노총이 합류한다. 민주노총은 4~5일 5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수도권 상경투쟁을 벌이는 한편 노조원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야3당도 촛불집회에 총동원해 장외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4일 산별대표자회의를 갖고 전 조직적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 사용 금지를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사용자 측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노총은 어청수 경찰청장 해임·촛불시위 구속자 석방·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책연대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정부 여당에 경고했다.

지방의 촛불 열기도 되살아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각 종교단체 성직자들이 신도들과 함께 5일 집회에 최대한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20여명도 일반 시민들과 함께 집회가 끝날 때까지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인다. 경북·전북지역 일부 교수들은 촛불집회 시위자들을 탄압하는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성명을 내고 집회에 참여한다.

집회 양상은 예측불허다. 국민대책회의는 야당과 진보적인 종교계 단체가 모두 참가하는 ‘비상시국회의’를 한시적으로 결성해 이날 집회를 주최할 방침이다.

경찰은 경비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100대 이상의 전경버스를 동원,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을 차단키로 했다. 컨테이너 장벽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지만 ‘명박산성’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는 게 부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참가자들이 무리하게 청와대행을 고집하지 않는 한 큰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종교단체도 많이 참여하는 만큼 되도록 물대포 등을 사용한 진압은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불교계 시국법회=불교계는 4일 천주교 시국미사, 개신교 시국기도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국법회를 열었다. 불교 시국법회 추진위원회는 오후 5시 조계사 앞에서 모여 즉석에서 만든 종이컵 연등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인 뒤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시국법회 공동추진위원장 수경 스님은 ‘여는 말씀’을 통해 “2008년 100만 촛불은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뜨겁게 확인시켰다”며 “더 큰 불로 세상을 밝히자”고 말했다.

스님들은 “생명과 국민의 주권을 지키고 소통하는 권력이 되기를 기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종훈 신부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이날 법회에서 참여자들은 108배를 통해 권력의 참회를 촉구하고 숭례문~을지로~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참회와 희망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앞서 오후 4시에는 인터넷 승단모임 회원 50여명이 조계사 앞에 모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까지 나라 살리기 호국불교 3보1배 행진을 벌였다.

법회를 끝낸 시국법회 공동추진위원장인 수경·법안 스님 등 20여명의 스님들은 사제단의 단식을 이어받아 현장에서 단식수행에 들어갔다.

<송진식·유희진·오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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