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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처음으로 기독교 단체들의 주도로 진행된 촛불집회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도 뜨겁게 타올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등 기독교 단체들은 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기독교 시국 기도회'와 거리행진으로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20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5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는 시종 진지하고 엄숙한 예배와 같은 모습을 연출했지만, 이후 거리행진과 촛불집회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조를 이뤘다.
◇경건한 기도회…'야외 예배' 연출
이날 오후 7시부터 열린 시국 기도회는 시종일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기도회가 시작되기 전 오후 6시55분께 개신교 목사들과 성공회 신부 등 600여명은 십자가와 피켓을 들고 입장했고,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이라는 찬송가를 한목소리로 불러 엄숙한 기도회의 시작을 알렸다.
각자 자신이 속한 교회를 상징하는 흰 가운에 저마다 빨강색과 녹색 후드를 둘러맨 이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뜻을 모아 기도회에 참석했다.
기도회는 여러 목사들의 기도와 설교, 찬송가 합창 등으로 이어져 '야외 예배'를 연상케 했고, 100여명의 교인들로 구성된 성가대는 녹색 후드를 두르고 찬송가를 부르며 기도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어지는 설교와 기도에 서울광장에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외치는 '아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회사원 이종성씨(39)는 "기존 국민대책회의에서 주관했던 촛불집회와는 다르게 기독교라는 구심점을 통해 한결 유연해진 것 같아서 좋다"고 밝혔다.
◇시민들과 화합된 기독교…떠들썩한 촛불집회
이날 경건하게 진행된 기도회와는 달리 거리행진과 촛불집회에서는 민중가요를 부르고 이명박 정권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떠들썩한 시위를 벌여 대조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특히 기도회 이후 오후 8시께 시작된 거리행진에는 목사들과 교인들을 비롯해 사회단체 회원들, 시민 등 35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2만여 명)이 참석해 종교를 떠나 촛불로 화합된 평화 시위를 이어갔다.
거리행진을 이끈 600여명의 목사들은 뒤따르는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와 안티 이명박 카페, 대학생 아스팔트 농활대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은 회개하라', '구속자를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측 관계자 김모 목사는 "원칙적으로는 침묵행진을 계획했지만 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친 것"이라며 "목회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화합하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쳤다"고 말했다.
거리행진 이후 이어진 촛불집회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따라 부르고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 등의 대중가요를 부르는 교인들의 모습에서는 이전 촛불집회와 마찬가지의 열기가 전해졌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자유발언 역시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아힘나 평화학교' 중·고등학생들 10여명은 찬송가를 개사해 이명박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노래를 불러 호응을 받았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는 광우병, 교육, 의료, 대운하 등 이명박 정부의 7개 정책을 비판하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대자보를 만들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대학생 정효민씨(23.여)는 "비폭력적인 것은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 종교계의 참여가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만들고 평화 기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준형기자 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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