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투자IQ를 높여라]종신보험의 연금 기능 제대로 알아야]

3년 전 종신보험에 가입한 나미래 씨. 상품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보험설계사의 권유에 못 이겨 가입한 상품이 갈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보장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까지 낸 돈이 아깝지만 해약을 하기로 결심했다. 매월 1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계속 붓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보장 내용이 마음에 드는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나미래 씨는 설계사의 설득에 다시 넘어가고 말았다. 보장 내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유지하면 노후에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으니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설계사의 말이 그럴듯 하게 들린 것. 아직 노후 자금을 위한 개인연금을 가입하지 않은 터라 문제의 종신보험을 유지했다가 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종신보험을 의료비 보장과 함께 은퇴 자금까지 준비할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노후자금 마련은 변액연금보험이나 연금펀드 등 연금 지급을 목적으로 한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종신보험도 연금 전환 기능이 있지만 이보다 개인연금 상품이 유리한 이유는 경험생명표의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변액연금보험을 포함한 개인연금 상품은 가입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기준으로 연금 수령액이 결정된다. 반면 종신보험의 경우 연금이 개시되는 시점의 경험생명표가 적용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 가입자들의 성별과 연령별 평균 사망률, 수명 등을 예측한 자료로 보험료와 보험금을 산정하는 데 기준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험생명표 적용 시점이 늦어질수록 연금 수령액이 낮아지게 된다.

즉 보험 가입 시점과 보험료, 연령 등 모든 조건이 같아도 종신보험에서 지급하는 연금이 변액연금의 지급액보다 적다.

김기원 금호생명 PB지점장은 "최근에 바뀐 경험생명표를 적용할 때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해 모든 조건이 같은 경우 연금 수령액이 12%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가입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연금보험이 종신보험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노후 대비용으로 상품에 가입할 생각이라면 개인연금이 유리하다는 것.

다만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할 때 종신이 아닌 일정 기간 동안만 연금을 받는 확정연금형을 선택할 경우에는 경험생명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때는 연금 개시 시점의 예정이율에 따라 연금이 지급되는 기간별로 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정연금형과 종신 또는 상속연금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때는 연금 전환 시점의 건강과 재정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또 개인연금보험 중 변액유니버셜은 연금 가입 당시가 아니라 개시되는 시점의 경험생명표가 적용되기 때문에 평균 수명 연장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어 상품 가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종신보험에 가입한 후 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장을 받았다 하더라도 연금 전환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금 전환을 위한 재원은 해약환급금이기 때문이다.

반면 종신보험을 일단 연금으로 전환하고 나면 질병 보장을 더이상 받을 수 없다. 이와 관련 김기원 지점장은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한 후 질병 보장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전산 시스템 문제 때문이며, 전산 문제가 해결되면 기존의 가입자까지 연금 전환과 질병 보장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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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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