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새 유동성 도입, 금융위기 잠재울 수 있을까?제니카페<cafe.naver.com/writergeni>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일(현지시간) 2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새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한 후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S&P500지수는 47.21포인트 오른 1,320.65로 마감해 200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으며 다우존스지수는 416.66포인트 오른 1만2156.81로 마감됐다. 나스닥 지수는 86.42포인트 상승한 2255.76을 기록, 200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1.4% 상승했으며 독일의 DAX지수는 1.7%, 프랑스의 CAC-40지수는 1.8% 상승했다. MSCI 아시아지수(일본 제외)는 2.1%가량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 지수는 1.6%, 호주와 싱가포르, 인도는 모두 2%이상 상승폭을 보였다. 한국과 홍콩 또한 1%이상 오른 수치로 마감했다. 중국만이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2% 하락하는 결과를 안았다.

그러나 연준의 특단 조치에 따른 전문가들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유동성 자금 부족 현상을 잠재울 수는 있지만 모기지 부실 사태를 비롯한 신용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플레를 유발하고 달러 가치 하락을 이끌어내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을 펼치고 있다.

미국 증시가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반면 미 달러 가치는 이날 상승세를 이끌어가다 신용경색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화 약세에 투자자들의 헤지성 투자자금이 원유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이날 유가가 한때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금값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퓨전IQ의 배리 리솔츠는 "시중 자금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브로커들이나 은행들에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신용위기를 불러온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멜론은행의 사이먼 데릭 역시 연준의 이 같은 조치가 최소한 금리인하 압박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인플레 가속화를 유발해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연준의 자금 방출 결정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진정시켜 일시적인 증시 랠리를 이끌었지만 여전히 주택시장을 비롯한 미 경기 침체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호조 현상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제껏 FRB가 반복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마다 주가가 반등하는 현상이 있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미 경기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일회성 약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정옥주기자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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