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24개州 동시 예비경선… 현장에서 본 판세

오바마, 캘리포니아 등 일부 대형州서 선두로 나서

힐러리, 예일大서 또 눈물… 이번에도 통할지 촉각

매케인, 롬니에 15%P 앞서… 민주 후보 집중 공격

2008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결정전의 하이라이트인 ‘슈퍼 화요일’ 예비경선이 5일(현지 시간) 24개 주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출구조사 결과는 한국 시간 6일 오전 9시(동부)∼정오(서부) 이후에 나온다.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예비경선 레이스의 승자가 가려지느냐이다.

4일 발표된 막판 일부 여론조사에선 오바마 의원이 그동안 뒤져 온 일부 ‘대형’ 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힐러리 의원에게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조그비 공동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선 오바마 46% 대 힐러리 40%였고, 뉴저지에선 두 후보가 43%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CNN이 5개 기관의 조사를 합산한 결과에선 힐러리 의원이 전국 지지도에서 45%의 지지율로 오바마(43%) 의원을 다소 앞섰다.

이 때문에 여성인 힐러리 의원과 흑인 오바마 의원의 승부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뚜렷하게 가려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공화당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사실상 후보 지명 안정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가속도 붙은 오바마 열풍=4일 오전 10시 뉴저지 주 이스트러더퍼드에 있는 메도랜즈 체육관. 3일 슈퍼볼에서 승리한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 바로 옆이다.

자이언츠의 홈경기가 열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차가 몰려들었다. 오바마 의원의 유세를 들으려는 지지자들이었다.

오전 11시. 빌 브래들리(뉴저지) 전 상원의원, 미 동부지역 최초의 한인 직선시장인 준 최 에디슨시장 등이 연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했고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깜짝 연사’로 나섰다.

이어 오바마 의원이 에드워드 케네디(민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씨와 함께 등장하자 체육관은 ‘오바마’ 연호로 떠나갈 듯했다.

케네디 의원은 “존 F 케네디가 품었던 이상이 오바마에게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연설했다.

오바마 의원은 “여러분이 나를 지지해 주면, 여러분이 두려움과 회의를 떨쳐버린다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미국을, 전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코리 부커 뉴어크시장은 “오바마가 질주하는 화물열차처럼 엄청난 가속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눈물 글썽인 힐러리=이날 역시 동북부를 훑은 힐러리 의원은 코네티컷 주 뉴헤이번의 예일대 아동연구센터에서 또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뉴햄프셔 예비경선 하루 전인 지난달 7일 유권자들과 대화를 하던 중 “힘들다”며 눈물을 흘리는 ‘인간적 면모’를 보여 불리한 판세를 뒤집고 승리를 낚은 후 두 번째다.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 함께 아동운동을 벌였던 펜 로딘 변호사가 1972년 힐러리 의원이 아동센터에서 인턴 생활을 했던 때를 회고하며 “당신은 언제나 어린이들의 챔피언이었다”고 말하자 힐러리 의원은 감정이 북받쳤다.

그는 “이것 참, 울지 않겠다고 했는데…”라고 감정을 누르려 했지만 눈에는 이슬이 맺혔고 한 차례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이를 놓고 “오바마 의원의 지지도가 급속히 오르는 상황에서 예상됐던 일이며 눈물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란 반응과 “자연스러운 감정을 내비친 것이니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이 교차했다.

▽이미 승리한 듯한 매케인, 공격 수위 높인 롬니=4일 매사추세츠 등 롬니 전 주지사의 본고장에서 강행군 유세를 벌인 매케인 의원은 승리를 기정사실화한 듯 아예 타깃을 민주당 후보에, 나아가 대통령 당선 후의 국민 통합에 맞췄다. 롬니 전 주지사에 대해선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매케인 의원은 “오바마와 힐러리는 (이라크에서) 항복하기를 원한다”며 마치 본선에 나온 것처럼 민주당 주자들을 집중 공격했다. 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매케인 의원이 44% 지지율로 롬니 전 주지사(29%)와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18%)를 큰 차이로 앞섰다.

▽표심 가른 변수들=이날 승부의 변수로는 경제와 변화라는 이슈 외에 흑인과 히스패닉의 표심이 꼽힌다. 백인 중하층 유권자의 표심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그동안 힐러리 의원은 고졸 이하 및 5만 달러 이하 소득 유권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아 왔고 오바마 의원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와 부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 ‘맥주파’는 힐러리 의원, ‘와인파’는 오바마 의원 지지층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슈퍼 화요일 직전 조사들에선 ‘맥주파’가 오바마 의원 쪽으로 이동하는 듯한 조짐이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뉴저지=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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