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부 "일국 경제총괄..'MOF' 그대로 쓰는게 당연"
- 예산처 "기획재정부가 'Planning' 뺄 수 있나"

[이데일리 김수연 김세형기자]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해 탄생하는 기획재정부가 부서 명칭을 놓고 기싸움을 벌인데 이어, 이번에는 통합 부처의 영문명은 무엇으로 할 지 관심이 쏠린다.

국문명에서 '기획'이 앞에 붙어 자존심을 구긴 재정경제부는 영문명은 이와 달라야 한다며 은근히 벼르는 기색이다.

정부조직개편안 확정 직후인 17일 새벽 배달된 영자신문들은 기획재정부를 `Ministry of Planning & Finance`로 표기했다. 또 지식경제부는 `Ministry of Knowledge Economy`로 썼다.

하지만 이같은 표현은 국문명을 단순히 영어로 옮긴 것으로, 통합 기획재정부나 지식경제부의 공식 영문명이 이와 똑같을 가능성은 낮다.

재정경제부는 'Ministry of Finance&Economy'라는 현재의 영문명을 통합 기획재정부에도 그대로 사용하는게 좋다는 생각.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엄연히 기획재정부인데 'Economy'를 지식경제부에 넣게 될 경우 보통 사람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처 이름에 굳이 Economy를 넣고 싶다면 기획재정부에 넣어야 한다는 논리다.

금융정책 기능이 금융위원회로 떨어져 나감에도 Finance를 넣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유는, 이것이 '금융'이 아닌 '재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미국와 영국은 재무부 명칭에 `Treasury`를, 기타 선진국들은 'Finance'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대세'라는 주장이다.

한편 기획예산처의 현 영문명은 'Ministry of Planning&Budget'으로 통합 부처 이름에 'Planning'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 재경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지 찾아봤다며 'Planning`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폈다. 부처 이름에 `Planning`이 들어가는 나라는 일부 저개발국가 뿐이었으며, 선진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때문에 국가 주도 경제개발의 인상을 주는 이름을 OECD회원국인 우리나라가 쓰기엔 적절치 않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영문명이라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재경부측의 해석일 뿐.

기획예산처는 청와대가 국정 전반을 컨트롤한다하더라도 기획재정부 자체적으로 기획할 일이 많고, 국문명에도 기획이 들어간 만큼 영문에도 'Planning'이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또 신설 금융위원회가 `Financial Commission`으로 표기될 것이므로 통합 기획재정부 이름에 Finance를 넣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처럼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두 부처는 사소(?)한 이름하나에까지 온갖 의미를 부여해가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 부처의 영문 이름은 새 장관이 임명되면 부처 내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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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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