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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C-Color를 장착한 위스키 킹덤.
그리 먼 과거의 일도 아니다. 고가의 가전 제품이 진열되어 있고, 진열대 아래에는 ‘만지지 마시오. 파손 시 변상’이라는 무시무시한 안내문이 있는 매장들이 있었다. 지금의 매장은? 보세요. 만지세요. 실연해 보세요. 그 후에 느껴 보세요. 우리 제품이 왜 좋은지를…. 바야흐로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총체적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만으로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하는 시대는 인식상으로는 아주 멀고 먼 과거가 되었다.
다매체, 다채널, 다감각, 그리고 디지털로 특징 지워지는 환경 속에서 이제 기업의 마케팅도 변해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어떠한 메시지를, 어떠한 매체 및 채널로, 어떠한 감각에 소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통합적 설계 및 실행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본의 한 백화점은 최적의 편안한 쇼핑 환경 구현을 위해 대학과 협력해서 백화점의 층마다 어울리는 음악을 별도로 제작해 틀어주는 청각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고, 이를 CD로도 제작·판매까지 하고 있다. 독일계 자동차 브랜드인 BMW는 손가락 근육과 촉감만으로 70여가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아이-드라이브(i-drive)’를 개발했으며,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는 극장 내에 편백나무 향이 풍겨나오는 삼림욕 공조시스템을 가동한 오감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주류업계의 오감마케팅은 어떠해야 하는가. 술을 음용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목적적 도구로서의 술이 아니다. 수단적 도구로서의 술이다. 그리고 수단이 되는 술은 즐거움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단순히 맛만으로 주는 즐거움에는 한계가 있다. 맛보는 즐거움에 더해서 보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 맡는 즐거움, 만져보는 즐거움까지 제공되어질 때 소비자는 높은 수준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순간 함께하는 술은 소비자에게 최고의 파트너로 기억될 것이다.
진한 자줏빛이 주는 시각적 관능미. 금세 깨어질 듯한 섬세한 리델 글라스의 촉감. 글라스를 가볍게 돌리는 순간 퍼지는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향. 한 모금 머금을 때 혀 위에서 느껴지는 감미로움. 그리고 글라스끼리 가볍게 부딪쳤을 때 나오는 영롱한 파음 등.
이 모든 것이 와인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오감에 대한 총체적 경험이며, 와인이 최근 들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위스키의 경우 하이스코트에서 출시된 ‘프리미엄 위스키 킹덤(Kingdom)’이 오감마케팅 구현의 좋은 예이다. 부드러운 맛과 향, 깔끔한 목 넘김뿐만 아니라 병 디자인에 있어서도 절제된 곡선의 아름다움을 살려 소비자들이 병을 잡았을 때의 느낌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히 화폐의 위조방치 장치로 사용되는 컬러시프팅 잉크보다 업그레이드된 컬러시프팅 필름인 C-Color를 킹덤에 부착해 보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을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 수 있도록 신뢰를 안겨주고 있다.
고객의 눈으로, 귀로, 코로, 입으로, 피부로 제품(서비스 포함)을 느껴봐야 한다. 이 모두에서 최고의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소비자에게 최고의 파트너로서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이 탄생될 수 있다.
〈 김병재 상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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