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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균 중앙대 교수
저금리, 고령화, 취업난 및 부동산 거래중단으로 주식펀드는 이제 국민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재테크 수단이다. 재(財)테크 성공의 기본은 이익과 손실의 크기와 가능성을 추측하는 것이다. 그런데 증권회사들은 주가에 대해서 대체로 낙관론 쪽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가는 다양한 정보를 찾아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선진국에 이어 개발도상국들에도 과열 거품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첫째, 2000년대 들어 동아시아와 인도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국제 자본이 과잉유입되어 환율의 고평가, 주식·주택·원자재 시장의 큰 거품을 일으켰다. 미국 주택시장 침체가 깊어지자 금융기관 손실이 커져 세계 금융시장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미국은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며 내년 선진국과 동아시아 경제성장률도 많이 둔화될 것이다. 미국 일본의 가파른 주가하락에 이어 중국 아시아 주가도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국제자본은 개도국 주식,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을 찾아 탈출하고 있다.
둘째,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이 가속되고 있다. 일본은행 연구에 의하면 도쿄에 있는 외국은행 지점들은 2003~2007년 사이에 220조원을 일본에서 빌려 본점에 송금하였고 그중 일본과 선진국 간 금리 차이가 커진 2005년부터 송금한 금액은 160조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일본에서 발행한 엔 채권,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송금에 의한 투자, 개인의 투자까지 합하면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5000억~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은 금리가 높아 엔캐리 트레이드 선호지역이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년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저 신용 주택대출) 금융위기 이전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8월에 큰 청산을 보였고 11월부터 다시 큰 청산을 보이고 있어 엔강세가 일어나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 달러 당 평균 120엔, 8~10월에 115엔, 11월 26일에 108엔으로 강세로 들어섰다. 장기 평균 환율 115엔을 초과했다. 엔캐리 청산은 다른 자본의 유출도 가져온다.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하와 달러약세 예상 때문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미국의 주택손실 부담이 가장 클 것이므로 금융불안, 세계 주식, 주택가격의 불안정도 클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600조원으로 자산에 대한 비율이 대단히 높고 미국, 일본보다 높다. 부채 증가율도 OECD 중 스페인, 호주와 더불어 가장 높다. 1990년대 초 북구에서와 같이 대출금리 상승이나 주택가격 하락이 크면 가계신용 위기를 가져오기 쉽다. 양도세율 인하, 주택대출 조건 완화로 주택거래를 쉽게 하여 부채상환을 쉽게 하여야 한다. 해외단기자금 유입이 유출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입을 통제하거나 유출을 촉진시켜 연착륙이 가능토록 하여야 하다.
무역상대국과의 실질실효환율이 1997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과대평가되어 있어 수출기업의 30%가 적자다. 손익 분기점인 달러당 930원 이하로 환율이 하락하지 않도록 외환 수급관리와 금리정책을 동원해야 한다. 기업과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규제완화, 유류세 및 세금 인하, 고용 유연성,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각별히 노력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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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균 중앙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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