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08 / 1등 한국 1등 경제 ②◆

사르코지는 2004년 말 집권 여당 UMP(대중운동연합ㆍ우파) 당수가 된 직후부터 '실용주의 정책'을 천명해왔다.

복잡하고 구멍 많은 세제의 단순화, 직접세율 등의 낮추기, 재취업을 거부하는 장기실업자에 대한 지원 삭감, 정부 예산 줄이기 등이 그것이다.

실제 집권 후 그는 감세를 통한 경제살리기를 뼈대로 한 '노동ㆍ고용ㆍ구매력에 관한 법안'에 소신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주35시간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는 시간외 근로수당에 대한 과세 면제 △기업이 부담하는 행정비용 4년간 25%(150억유로) 줄이기 △상속ㆍ증여세 완화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세액 공제 △직접세 부과 최고한도 인하 등이 담겼다.

자크 아탈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성장촉진위원회(일명 아탈리위원회)는 사르코지 정부가 앞으로 실천해야 할 각종 개혁과제를 만들어내는 산실이다.

이 위원회는 최근 정부 제출 보고서에 △주당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일요일엔 문을 닫아야 했던 대형 매장 영업시간 규제를 철폐할 것 △제조업체의 납품가격 통제를 풀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줄 것 등을 담았다. '더 일해서 더 벌자'는 슬로건을 몸소 강조하기 위함인지 그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연봉을 새해부터 2배 올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만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 공공 부문부터 변해야 한다는 정책에 따라 새해부터 정부지출 동결, 대학에 더 많은 자율권을 주고 2012년까지 50억유로를 투입해 대학교육을 현대화한다는 방침도 실천하고 있다. 이 모두 실용주의자로 각광받고 싶은 사르코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그는 자신의 국가운영 철학이 그저 'Laissez-faire(자유방임주의)'로 구분되기보다는 절도 있고 책임 있는 실용주의로 불리길 원한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의 차기 정부도 사르코지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있는 터키는 국운을 걸고 두 가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나는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이고 다른 하나는 민영화다. 터키에 EU 가입은 말 그대로 그들의 희망이요 꿈이다. 이슬람국가에 원리주의자가 집권하고 있지만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선언하고 EU가 원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여론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것도 외국인투자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알파스란 코르크마츠 투자개발청장은 "에르도간 총리는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전화하면 새벽 2~3시에도 받는다"고 그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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