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은행 취업 성공기



1.       전형과정


크게 4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단계는 온라인 지원서 접수, 2단계는 필기시험, 3단계는 실무면접, 4단계는 임원면접입니다. 단 작년 기준이므로 올해도 동일하게 시행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크게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1)      서류전형


타사와 동일하게 온라인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접수합니다. 작년 같은 경우 계량화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봉사활동 등에 가점을 주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종 선발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90%이상 봉사, 헌혈 등의 유경험자였습니다.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꾸며서 기재하기 보다는 솔직한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 상에 은행에 대한 거창한 지식과 포부 보다는 아주 기본적인 이해(이를 테면 은행이란 리스크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라는)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사실 서류전형의 결과는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말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써서 내는 길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자신이 은행에, 하나은행에 꼭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세요. 통합 모집으로 바뀔 수도 있는데, 재작년부터 기업금융과 가계금융으로 분리 모집하고 있습니다. 기업 평가, 여신 운용, 외국환 업무 등에 관심이 많으시면 전자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PB를 목표로 하시고 계시면 후자에 지원하시면 됩니다.


2)      필기시험


서류전형의 벽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에게 필기시험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필기시험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통상 이루어지는 적성검사에 상식, 논술시험이 추가됩니다. 1교시 상식에서는 말 그대로 상식이 출제됩니다. 어렵다기 보다는 신문에 종종 등장하는 시사상식과 교양으로 여겨지는 일반상식이 섞여서 출제됩니다. 문제수가 그리 많지 않고 상식이라는 게 두리뭉실하지만 그래도 신문 꾸준히 보고 시사상식책 한번쯤 들여다 본 분께 유리할 것 같습니다. 논술은 쉽다고 볼 수 없습니다. 대충 한 장 쓰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제 생각에 세 가지 시험 중 편차가 가장 크게 나서 당락을 결정할 것 같습니다. 작년의 경우 “고령화 사회와 은행산업의 대처”라는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금상품을 연계하여 작문하였으나 지나치게 평이하고 뻔한 답이라 외면당한 것 같습니다. 피상적 이해보다 그로써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를 읽어내고 창의적인 답변을 쓰도록 최대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적성검사는 어렵다고 악명 높은 몇몇 회사의 시험들과 비슷하게 어렵습니다. 특히 산술 쪽은 태반이 반에 반 정도 밖에 풀지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주의하실 점은 많이 못 푸시더라도 정답률이 높은 것이 대충 찍어 많이 푼 것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 생각이지만 오답률이 감안되는 것 같습니다. 은행 일이란 것도 사실 빨리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정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절대로 무조건 찍지 마시고 한번 풀 때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산술 문제의 출제유형은 기타 시험들과 비슷합니다.


3)      실무면접


필기시험에 무사히 합격하시면 실무면접이 있습니다. 집단토론과 개인발표로 이루어집니다. 집단토론에 들어가면 10여명의 조를 임의로 둘로 나누어 즉석에서 주제를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찬반의 입장도 정해 줍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의 입장을 입증해야 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일목요연하고 논리정연하게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토론면접과 같이 토론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발표시간을 과도하게 점유하거나 남의 발표에 귀기울지 않거나 너무 소극적인 자세는 물론 감점요인이겠지요. 다음 이루어지는 발표시간 직전 개인당 몇 개의 발표주제를 제시해 줍니다. 그러면 그 중 하나를 골라서 십여분 간 발표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다섯명이 한 조가 되어 두세명의 면접관 앞에서 한명 씩 돌아가며 자기 주제에 대하여 5분 남짓 발표하고 면접관으로부터 그 내용에 대해 질문을 받습니다. 주제는 일반적인 것부터 구체적인 것까지 다양합니다. 기억나는 것은 ‘외국은행의 국내진출에 따른 국내은행의 대응 전략’, ‘RM으로 발령받은 당신의 지역 영업 전략’ 등입니다. 두리뭉실한 것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을 제시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 강하게 어필하는 방법입니다. 이것 역시 쉽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은행 홈페이지, 경제지 등을 꼼꼼히 읽어 현재 금융계와 하나은행의 현안이 무엇인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형과정 중 자신의 능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므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4)      임원면접


실무면접 몇일 후 합격발표가 나고 신체검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작년의 경우 실무면접의 결과가 사실 상 최종합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지원자들 간의 추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임원면접에서 절반 가량이 떨어졌습니다. 한번에 여덟명 정도가 은행장님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과 면접을 갖습니다. 자기소개 후 임원들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간혹 질문이 집중되거나 아니면 거의 외면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전자의 경우 떨어진 사람도 있고 후자의 경우 붙은 사람도 있습니다. 제 경우도 ‘이곳 말고 어디에 지원했나’라는 짤막한 질문 말고는 받은 것이 없어서 떨어진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나은행 분위기 상 착하고 나긋나긋한 모범생 스타일 보다는 젊은 사람다운 열린 사고와 당찬 유형을 선호하는 듯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잊지마실 것은 과유불급.

이렇게 해서 최종합격이 되시면 6주간의 합숙연수가 있습니다. 6주간 난생 처음 들어보는 수신, 여신, 외환 등 은행실무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다 보면 괴롭기도 하겠지만 국립극장에서의 뮤지컬관람, 호텔에서 배우는 테이블매너, 설악산 등반 등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연수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기들과 많이 친해지고요. 이것은 당장에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므로 넘어 가겠습니다.


2.       근무분위기, 연봉, 후생복리 등


여러분의 관심이 많은 것인 줄 알지만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짧게 할까 합니다. 일단 은행이라고 하면 숨가쁘게 돌아가는 딜링룸 같은 곳을 머리에 그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딜링룸도 은행의 한 모습이긴 하지만 은행의 실질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최전선은 영업점입니다. 그래서 90% 이상의 인력이 영업점에 배치되어 있으며 신입사원도 예외없이 90% 이상이 영업점에서 신입 생활을 시작합니다. 영업에 대해 겪어 보지 않고 무조건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그런 생각이라면 은행은 맞지 않습니다. 은행에도 페이퍼웍은 정말 많지만, 은행에서 자기의 영역과 커리어를 쌓아 간다는 것은 곧 고객과 소통하여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이게 바로 영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뿐만 아니라 각종 법률과 회사 경영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자신에 대한 개발의 기회도 많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분야를 특화시켜 나가다 보면 자금기획과 운영, 채권 및 외환 딜링, 산업 전문가, 경영 컨설턴트, 프라이빗 뱅커 등이 여러분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것은 곧 뒤쳐지는 것을 말하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취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생각하고 언제든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은행 내외에 많은 자기개발 프로그램과 지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영업점에 가시게 되면 은행일이란게 생각보다 많은 편입니다. 참고로 제 하루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업무 준비 후 해외에서 들어온 송금을 정리하고 기업간 결제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며 틈틈이 기존 거래처나 신규 거래처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하며 여신 취급이 결정되어 여신심사 및 보고서 등을 작성하다보면 하루가 갑니다. 다른 동기들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계금융의 경우 가계여신을 취급하게 되겠지요. 야근도 종종 있습니다만 일에 욕심이 많은 분들께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이 연봉이겠지요. 구체적으로는 말씀 드리기 어려워도 학부졸업생이 취업하여 받을 수 있는 연봉으로서는 최상위입니다. 완전한 연봉제이기 보다는 과거 월급 받는 방식과 조금 혼합되어 있습니다. 연간 정해진 액수를 연간 몇회에 걸쳐 나누어 준다고 보면 됩니다. 무일푼 학생 신분에서 갑작스레 큰 돈을 벌게 되면 헤퍼지기 쉽습니다. 저축을 많이 하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빗나간 이야기인가요.


연봉도 연봉이지만 후생복리가 좋은 편입니다. 연봉에 약간 포함되어 있지만 연금신탁에 강제 가입되고, 본인 및 부모, 형제에 한하여 연간 수백만원의 의료비가 필요시 지원되며 여러 경조사시에도 지원금이 있습니다. 좀 그렇지만 개인이나 배우자 사망시에는 다소 거액이 지원됩니다. 어학원 등에 다니고 싶으면 매달 십만원씩 실비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혼하여 독립할 경우 정해진 금액 내에서 추가 비용 없이 전세계약과 자금을 대행해 주기도 합니다. 자녀가 생기면 유치원비와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됩니다. 연봉, 복리후생 등은 크게 부족함을 느끼시지 않을 것입니다.



3.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많은 구직자들이 자신이 가지고자 하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직업과 유리된 교육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것까지 신경 쓸 만큼 취업문이 넓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취업만 하고 보자는 시작으로 달려들면 짧게는 재취업하기에 이르는 일년, 길게는 그 직장에 몸담게 될 수십년간 후회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급박하고 불안하겠지만 조금 더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과 선배들의 경험에 귀 기울여가며 신중하고 소중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누구에게다 다 좋은 직업과 직장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직업과 직장은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디가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묻지마 지원’을 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보이는 진심은 면접관들의 마음에도 통할 것입니다. 제가 사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의 구체적 사실 보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이 한 줄로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충분하고요. 좋은 성과가 있으시길 바라며 지루한 글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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